"로봇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보게 되었다면, 그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 로봇이 아님을 증명하고 그로써 당신의 존재를 인정받으려 하고 있는 것일테다. 강예솔은 이 과정에서 16개의 정사각형 위에 얹혀진 이미지 중 어디까지 자동차인지, 예컨대 정사각형 일부에 담긴 자동차 바퀴는 이에 해당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인간이 로봇이 아님을 증명해야 할 때 생기는 이같은 맹점들은, 기계가 인간을 판독하며 생기는 오류처럼 난감하다. <로봇이 아닙니다>는 우리 눈으로부터 훔쳐진 기술의 전능함을 의심하며,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으킨 교통사고의 원인을 그와 같은 기계 내부에서 파악하려 시도한다. 흐릿하지만 충분히 사람으로 인지할 수 있는 이미지들은 사각형 안에서 거부되고,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되어 인간을 자유롭게 할 것만 같았던 기술의 한계가 짚어진다. 수집된 이미지로만 구현된 영화 속 발생된 오류가 자신의 바깥 세계를 닮아 있다는 점은 양자의 세계가 끝도 없이 맞물린다는 것을 재차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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