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사방을 넘나들고, 이미지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김효재의 <파쿠르>는 얼핏 파쿠르를 오랜 기간 수련한 이들의 몸과 이유를 따라가는 영상 같다. 하지만 작가가 오랜 기간 인간의 신체가 온라인을 떠도는 일, 그 신체를 잃어버리고 이미지로 환원되는 세계를 다뤄온 것을 떠올려보자. 이를테면 작가는 태아의 입을 빌려 스크린 속 나는 죽음에 대한 선택권이 있는지 질문한다. 파쿠르는 고층 빌딩의 틈과 구조물을 넘나드는 수련을 통해 한계를 넘어서는 수행과 같은 일이다.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파쿠르 영상은 뛰어가는 이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이 그의 시선을 드러내는 pov(point of view)로 찍히곤 하는데, 자신의 몸을 위험(risk)과 함께 다루는 일을 통해 작가는 오늘날 온라인에 얹혀진 나의 자아, 이미지가 자신의 수명을 넘고, 나아가 잘려도 다시 자라는 도마뱀 꼬리처럼 영속할 것만 같은 현상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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