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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NeMaf 2023 글로컬부문2: 확장하는 시선 GT
알트루키 조회수:1208 211.57.22.177
2023-08-12 13:35:05

-관객 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글로컬 부문2: 확장하는 시선에서 두 번째 작품을 만든 임채린 감독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논내러티브 애니메이션, 실험 애니메이션으로 판원화 등의 다양한 기법을 같이 넣어서 많이 생각하고 있는 주제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는데요. 보통 한국 여성 정체성에 대해 많이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작품도 태몽을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작년에도 이어 올해에도 네마프를 찾아주었는데,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사실 제가 외국에서 석사과정으로 실험 애니메이션을 배웠거든요. 외국에선 실험 애니메이션을 하는 분들이 꽤 많아요. 근데 보통의 애니메이션 영화제 같은 경우에는 내러티브나 이야기, 서사 위주와 캐릭터 대사 전달 위주의 작품들을 주로 뽑고 논내러티브 애니메이션을 일등석에는 잘 안 태워주는 느낌이더라고요. 저처럼 실험 애니메이션을 하는 사람들은 실험 위주의 영화제를 더 참가하고 싶어하거든요. 근데 네마프가 한국에서 실험영상영화제로 저희가 항상 출품하는 작품과 방향이 비슷해 꾸준히 작품 출품을 했습니다.

 

-<나는 말이다> 국내에서 한번 소개된 적이 있죠?

작년에 지원금을 해 주신 부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하고, 부산단편영화제에서도 특별상영을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부천에선 수상도 하게 됐습니다.

 

관: 애니메이션이 진행되면서 어떠한 현상을 재연하는 형태가 아니라 선들이 관형적으로 움직이는데, 경계를 갖지 않고 존재에 대한 정체성이 뚜렷하지 못한 여성을 의도로 연출하신 건가요?

감: 저는 스토리보딩을 하지 않고 한 장면에서 쭉 계속 만들어 내거든요. 그걸 외국에선 ‘스트레이트 어헤드(Straight Ahead)’ 라고 해요. 작년에 상영했던 <아이즈 앤 혼즈> 같은 경우엔 남성성에 관한 주제였거든요. 그래서 피카소에서 영감을 받다 보니 재연적인 이미지였어요. 그런데 <나는 말이다>에선 작업 자체의 주제가 태몽이고, 한국여성을 근육질 여성으로 힘찬 느낌을 주려다 보니 선들을 튕기는 느낌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그걸 의도하기 보단 작업의 주제를 생각하면서 만들다 보니 변하게 된 것 같아요. 저번 작품에 비해 움직임과 스타일이 많이 달라요. 그게 각 작품마다 주제를 생각하면서 체화 되는 시간이 있다 보니 하면서 전 작업물의 느낌을 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관: 이중섭 작가의 이미지를 이용해서 가부장적인 주제에 대한 작업물을 본 적이 없었는데, 어떠한 계기로 모티브를 가져와 한국 여성과 가부장적 사회에 대해 만들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감: 해외에서 살다 보니 백인 중심의 작품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한국적인 정서의 작품을 더 찾게 되더라고요. 제일 생각났던 게 모두가 다 좋아하는 이중섭 작가님인데, 항상 이중섭 작가님의 작품을 볼 때면 다 사내 아이들만 작품에서 도드라지더라고요. 우리나라 작가들 중에서 유명한 여성 작가도 거의 없고, 앞으로 저는 작가로서 활동을 하려는데 내가 속한 무엇은 항상 남자의 것이구나.’ 라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중섭 화가의 그림이 움직이나 싶다가 자세히 보면 ‘어? 남자가 아니네?’라는 걸 의도하셨다는데 초반에 태몽 얘기와 어떻게 연결하게 됐나요?

감: 작년에 상영했던 <아이즈 앤 혼즈>는 피카소의 남성성에 대한 얘기였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음 작품은 자연스럽게 한국 작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쯤에 저한테는 좀 암울한 시기였거든요. 근데 그럴 때마다 저희 어머니는 항상 태몽 얘기를 해 주셨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날뛰는 야생마였는데, 꿈 속에서 잡으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못 잡았다고 하시더라고요. 넌 힘이 세니까 꿈 속에서도 괜찮게 살 거라고 얘기를 해 주셔서 그게 결합이 된 것 같아요. 이중섭 작품에서도, 태몽에서도 시작됐는데 둘 다 한국적인 느낌의 호랑이나 소 같은 동물이 나오면서 시작한 것 같습니다.

 

관: 컴포지션을 같이 했다고 나왔는데 음악을 움직임과 생각한 건지, 음악을 먼저 만드시나요?

감: 항상 애니메이션을 다 먼저 만들고 음악을 제작하기 시작해요. 이번엔 일렉트로닉 같은 효과음이 많았으면 했어요. 알루미늄 호일 같은 질감과 어울리게. 그래서 전문적인 작업을 하는 작곡가 분에게 찾아가서, 타이밍을 정확히 만든 후에 입힐 수 있는 음악을 제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부분 작업 초반에 음악제작자도 정해 둬요.

 

-‘은지화’에서도 영향을 받은 작품이신 건가요?

감: 제가 이중섭 작가님의 작품 중에 은지화를 가장 좋아했거든요. 판화적 기법을 좋아해서 이것저것 시도했는데, 알루미늄 호일을 쓰는 키친 석판화와 유사하더라고요. 재밌었던 게 부엌 석판화다 보니 엄마나 할머니도 생각나고 은지화의 컨셉을 가져오기에 재밌겠다 싶어서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관: 인물한테 집중하게 하고 싶어서 화면을 꽉 차게 만든 것 같은데, 이 점을 표현할 때 표면적인 이미지로(2D) 상상이 되어서 그대로 애니메이션에 넣은 건가요, 이 점도 은지화에서 가져온 건가요?

감: 이미지보드를 처음 그릴 땐 표면적인 이미지로 많이 표현을 했던 것 같아요. 근데 막상 만들 땐 생각을 많이 안 하고 많이 그리는 편이에요.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입체감 있게 그리지 못한다고 입시 미술을 할 때도 많이 혼나서 자연스럽게 평면적인 표현이 나온 것 같습니다.

 

모: 미술을 하셨었고 해외에서 공부하고 활동도 하는 중인데 어떤 협력과 활동을 하시나요?

감: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제를 가서 한국 작품을 보는데 제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다 서사 위주의 작품이라서 만약 내가 원하는 작업을 하게 되면 이 작품이 상영이 될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미국에서 공부 후 3편 정도 만들었지만 한국에선 잘 안 되더라고요. 오히려 유럽 쪽에선 잘 되고. 그러다 보니 유럽에 기회가 돼서 가보니 논-내러티브가 더 인기가 많더라고요. 우연히 독일 쪽 감독 분도 만나서 작년에 <아이즈 앤 홀즈>도 상영하게 됐습니다.

 

관: 감독님이 생각하시기에 내러티브 애니메이션에 비해 논내러티브 애니메이션이 갖는 매력이나 장점을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왜 그걸 하시나요?

감: 요즘에 mbti가 유행하잖아요. 저는 istp인데 t여서 그런지 제 감정에 대해 표현을 잘 못해요. 그런데 화난 감정을 표현하거나 흡수하는 데에는 그림 그리기 좋아서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내 감정을 잘 설명하고 어떻게 구체화하는지 알았다면 서사작업을 했을 것 같아요.

 

관: 땡스 투에 적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감: 외할머니 반응은 아주 평범했어요. 그냥 “돈 받고 작업했어?” 이러면서 좋아하시고, 어머니 반응은 자신이 영감이 되었다는 거에 뿌듯해 하시더라고요. 쌍둥이도 매우 좋아했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태몽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인데요. 외할머니가 꾸신 어머니의 태몽이 호랑이가 나오는 태몽이어서 아들일 줄 알았는데 나와보니 딸이라 다들 기겁하셨다고 해요. 심지어 아들을 못 낳는다고 이혼까지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머니는 저희 쌍둥이 딸의 태몽을 야생마로 꾸셨고, 그게 딸한테는 굉장히 안 어울리는 태몽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두 태몽 자체가 남성성이 짙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 점에서 시작이 됐어요.

 

-앞으로의 작업 행보는 어떻게 되나요?

중편 애니메이션의 프로덕션을 찾고 있어요. 이번에도 화가 난 경험에서 출발해서, 처녀 귀신에 대해 얘기할 것 같아요. 옛날에 유행했던 숟가락 귀신의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를 할 것 같습니다. 귀신의 입장에서 보는 복수를 구축하여 샘플 애니메이션 만들고 있어요.

 

관: 내러티브 단편 영화와 논내러티브 사이에서 차이점을 유지하고자 하려는 건 어떤 점인지, 너무 내러티브적이지 않으면서 감독님이 원하는 메시지의 향연을 찾고자 그 사이의 중용을 어떻게 찾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감: 그 얘기가 다음 작품에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항상 애니메이션들이 추상적이거나 이미지적이면 대사나 내레이션이 들어가더라고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채택하는 방법인 것 같은데, 근데 저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거든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했기 때문에 저는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요. 그리고 글 없이도 전달되는 걸 만들고 싶어요.

 

-마무리 인사 부탁드려요.

태풍 이후임에도 오셔서 재밌는 질문과 피드백들 함께 많이 나눠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작품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정서진 아카이브팀 ALT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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