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지면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어요. 한 번에 하세요, 한 번에.” 기초부터 실무까지 빠른 속도로 전문가 되려면 차근차근 세부적으로 이것저것 다 따지고 보는 과정을 따라선 안 된다. 한국인은 빨리빨리. 빠르게 적응하고 뚝딱 전문가 되면 그만이다. 유튜브에는 각종 어쩌구 되는 방법들이 판을 치고 스펙 쌓기 항목 중 하나인 포토샵 관련 영상들은 높은 조회수를 자랑한다. 작품은 적극적으로 동시대성을 반영하며 개발 독재 시대의 강제 이주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리고 과거와 현재를 효과적으로 결합한다.
주목되는 것은 포토샵 과정이다. 냉소적인 말투의 강사는 이미 생각 없이 반복적으로 하는 일을 통달한 듯 보인다. 사진 속 사람들과 집을 아무렇지 않게 주무르는 장면들은 강제 이주 사건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이 포토샵 강좌를 따라가다 보면 오히려 개인들의 사정이 받아들여지는 것이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너무도 당연하게 집단으로 묶여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선별, 이주, 구겨넣기, 낙인, 말소, 흔적 지우기. ‘머리 비우고 하면 할 만한’ 포토샵 과정이 강제 이주의 과정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익숙해지면 쉽다는 강사의 말이 섬뜩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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