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자친구는 리얼해>는 리얼돌의 생산자, 판매자 그리고 소비자들의 리얼돌에 대한 상업적 가치와 존재 당위성에 대한 논의로 시작된다. 성적 대상으로서 재현된 여성의 몸을 가지고 있는 리얼돌에 관한 논의에서 여성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여성은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한다. 공장에 걸려있는 리얼돌의 나열은 마치 정육점에 걸려있는 ‘고기’로 환원되는 동물의 육체를 바라볼 때와 같은 기시감을 들게 한다. 리얼돌 생산자의 입장에서 상업적 가치가 매우 높은 리얼돌 산업의 발전을 기대하며 그들은 더욱 세밀하게 여성의 신체를 재현하고 더 높은 생산 기술에 투자한다. 공장의 노동자들에게 리얼돌 생산은 단지 노동이요, 리얼돌은 노동으로 인해 생산된 상품, 즉 사물에 그친다. 무표정으로 일관된 노동자들이 리얼돌을 생산하는 태도는 인간(Man)이 여성의 신체에 대한 태도이고, 자본주의가 여성의 신체를 대하는 태도와 같다.
영화 내내 등장인물의 일부가 얘기하는 성적요구 충족의 당위성에는 성적 욕구 충족의 주체에 대한 언급이 생략 되어있다. 그 생략에는 주체는 ‘모든 인간’이라는 당연한 정의가 포함 되어있는 것으로 보이며, 마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유토피아를 얘기하는 것 같지만 최대 다수의 다수는 인간(Man)의 복수이며 인간(Man)은 남성으로 표상된다는 점에서 오류를 낳는다.
리얼돌의 Reality는 오히려 The Real Thing을 강조한다. 재현된 리얼돌은 결국 재현될 수 없는 진짜의 현전을 드러낸다. ‘진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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