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선 모두 또렷한 응시를 위해 고개를 돌린다. 다만 의아한 건 무용수들의 눈길이 서로 교차되지 않고, 마치 눈을 마주치면 술래가 되는 것처럼 시선이 끊임없이 비껴난다는 점이다. 게임은 호루라기 소리로 시작되고, 서로 눈이 마주친 사람들은 벌칙이라도 받는 듯 일렬로 하나 둘 모여든다. Vertigo는 현기증을 뜻하고, 무용수들은 동명의 히치콕 영화 속 소용돌이처럼 고개를 빠르게 반원 모양으로 그려, 어지럼증을 발생시키는 동작을 끝없이 반복한다. 그런데 이 움직임이 과연 무용수의 고갯짓에서만 비롯되는걸까. 짧은 박자로 이동하는 숏은 자연스레 그 움직임에 동참하듯 그와 같은 모양으로 휙 돌아간다. 카메라는 마주 오는 응시를 실험하고, 시선은 무용수에게서 그가 직접 맞붙잡은 카메라로, 이를 지켜보는 당신에게로 전달된다. 다시 말해, 사람 사이를 비껴나가던 시선은 카메라에는 응집되며, 그 응시의 자리엔 어쩌면 당신이 놓인다. 방금 도착한 이 시선을 숏 – 리버스 숏으로 은유하자. 그러니 <Vertigo>는 카메라가 함께여야만 완성되는 댄스다.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