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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CISM - 해파리와 함께하는 비평 웹진

HER(김고은) - 윤현정 관객구애위원
nemafb 조회수:1862 추천수:2 121.162.174.61
2016-08-23 17:20:43

그것이 인간이든 사물이든 간에 누구나 한 번쯤 사랑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방적이기도 하고 쌍방적이기도 한 이 사랑의 감정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HER>는 세탁기 속에 들어가 있는 남자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여자는 세탁기에서 남자의 허물을 꺼내어 햇볕에 말리고 피 흘리는 남자를 기다린다. 집으로 들어온 그의 내면에 허물을 입히고, 행복한 한 쌍 같은 모습으로 여느 커플과 다르지 않게 외출을 한다. 하지만 그녀와 함께 있는 동안 남자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지 못하고, 여자는 그 모습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에게 무한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 그런 그녀가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은 육체적으로 그를 이끄는 여자들을 좇는다. 그리고는 아무런 고민도 없이 육감적인 그녀들의 노예가 되고, 허물은 힘없이 그녀 옆에 쓰러져버린다. 이러한 사랑을 과연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혹은 그녀)의 마음은 이미 떠나간 지 오래더라도, 내 옆에 껍데기라도 남아 있을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게 그가 떠나면서 그녀의 초점 없는 눈동자는 붉게 변한다. 오늘도 그녀는 허물을 위해 빨래를 돌릴 것인가, 아니면 붉게 변한 눈동자로 허물을 직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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