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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CRITIC - 영평과 함께 하는 비평웹진

지나가는 사람들(김경만) - 신지원 관객구애위원
영평과 함께하는 비평웹진 조회수:2747 추천수:11 121.162.174.61
2015-08-13 10:10:57

 잔잔하고 어두운 클래식과 함께 훑어지는 풍경들은 그동안 너무 무심하게 지나쳤던 우리를 채근하기라도 하듯이 슬로우 모션으로 천천히 묘사된다. 터널과 공장, 시위 하고 노동의 문제로 저마다의 고민과 갈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하지만 그 속에서의 우리들은 너무나도 담담하고 냉정하게 지나가버린다.

 역사의 기록에서 맨 처음 마주친 1940년대의 잃어버린 얼굴들 역시 오늘처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 어떤 시간이 다가올지도 모른 채 그들은 웃으며 일하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곧 이어 발발한 전쟁과 많은 정치문제로 혼란스럽기만 암흑기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어떤 방식으로든지 살아간다. 그 속에서 전쟁으로 인해 하염없이 보금자리를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의 무수한 발자국과 수많은 포로들. 전쟁이 초래하는 많은 불행에도 힘들고 고된 이 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떤 슬로우 모션의 기법도 어두운 클래식도 들리지 않는다. 흑백으로 기록된 역사는 들려오는 경쾌한 음악처럼 오히려 활력이 넘쳐 보이기까지 하다.

 이렇게 인간은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언제나 존재해왔고, 쉼 없이 고군분투해왔다. 하지만 과거로부터 꾸준히 구축해온 인간의 삶들은 자본주의의 시대에서 회의감을 느끼고 다들 지친 듯 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가 오히려 흑백영상처럼 어두워 보이고 슬로우 모션은 진지하게 무게를 싣는다. 이제는 무감각하게 현실을 직면하고, 버거워하고 시간에 휩쓸리는 현대사회의 모습이 서늘하고 쓸쓸하기만 하다.

 나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한 인간으로서 급하게만 달려왔던 걸음을 멈추고 응시를 하기 시작했다. 놓치고 있던 수많은 풍경들, 다양한 소음들, 지나가는 사람들을 찬찬히 바라보니 각자가 살아온 삶들이 보이는 듯하다. 각자 저마다의 이야기와 시간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우리들. 지나갔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지나가버린 시간들. 그리고 곧 지나간 시간이 될 현재와 지나가게 될 미래에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떻게 그 시간을 마주하게 될까.

 

리뷰  |  신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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