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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GT] 한국 단편 5: 장르의 가능성 Ⅱ
    NeMAF 조회수:3862 추천수:14
    2018-08-22

    8월 21일 오후 5시 인디스페이스에서는 한국 단편 5 장르의 가능성Ⅱ 프로그램을 통해 <360˚의 구름>,<그냥 걷기>,<contrast of yours>,<#cloud>,<303끝없는 밤> 총 5개의 작품이 상영되었다. 그 중, <contrast of yours>의 이은희 작가, <#cloud>의 백종관 작가, <303 끝없는 밤>의 정지나 작가가 GT에 참여하여 작품 소개와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진행은 안예지 모더레이터가 맡았다.

     

     

    이번 장르의 가능성 섹션에 있는 작품들은 본인만의 고유한 영상언어적 특징이 잘 드러난 작품들로 묶여져있었는데요. <Contrast of Yours>의 이은희 작가님, <#cloud>의 백종관 작가님, <303 끝없는 밤> 정지나 작가님 모셨습니다.

    간단하게 작품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은희: <Contrast of Yours>의 이은희입니다. 작업에 대한 설명을 드리자면 영상 안에서도 설명된 것처럼 최근에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그것에 인지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영상입니다.

    백종관: <#cloud>를 만든 백종관입니다. 벌써 오래전 일인데 2016년 어떤 무용수 겸 안무가 겸 퍼포머인 지인이 있었어요. 그분께 자신의 공연을 촬영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그분은 단순한 촬영을 원하셨지만 제가 그분의 안무를 보고 촬영디자인을 하여 작업을 하게 했습니다. 그 후에 무용수나 안무가분들하고 협업을 하게 되었는데, 그분들이 하시는 말이 자신들의 공연이 끝나고 휘발되는 것이 아쉽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영상으로 재현되는 공연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가 그 고민을 특이한 방식으로 구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만들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개념과 아이디어들이 구름에 수증기가 모이고 비가 내리듯 하나의 작품으로 가도록 만든 작품입니다.

    정지나: 안녕하세요 <303 끝없는 밤>을 감독한 정지나라고 합니다. 뒤에서 보셨다시피 많은 스텝 분들이 함께 해주셨어요. 처음에는 버스 안에 있는 소녀로 시작해서 조금씩 이야기를 확장해나가는 방식으로 작업했습니다.

     

     

     

    정지나 감독님께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303 끝없는 밤>을 봤을 때 충격적인 이미지들이 계속적으로 배치됩니다. 그 이미지를 통해서 저희가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주는데 동시에 이해할 수 없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대사 없는 이미지들의 나열이 어떤 의도인지 알고 싶습니다.

    정지나: 제가 풀어내는 방식이 극영화, 장르 영화와는 다르기 때문에 받아들이시기 어려울 수 있는데요. 여러 실험적인 이미지를 나열하고 관객들이 판단하시고 느끼실 수 있도록 했어요. 아무래도 영화다 보니까 컷들이 서로 부딪히며 각 이미지와는 다른 의미들이 생긴 것 같아요. 제가 편집했지만 저도 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서 이미지 실험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관객분들이 느끼시는 대로 느끼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네마프에서는 주변부, 소외된 것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대안적인 것에 집중하는 작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은희 작가님의 <Contrast of Yours>에서는 권력 중심이라고 할 수도 있는 감시시스템에서 인식되지 못하고 거기에서 벗어난 실존인물 4명을 다룬다는 점에서 네마프와 성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소외되거나 중심에서 벗어난 주변부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은희: 계속 영상을 만들었었는데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디지털 매체 작업을 하면서 감시 권력체제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으면서, 사람들의 얼굴을 찾는 것이 오히려 감시를 벗어날 수 있는 대안으로 보았습니다. 더 이상 얼굴을 가린다고 해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다른 식으로 생각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되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나오는 네 명의 인물들은 어떻게 찾으셨나요.

    이은희: 충분히 논란이 됐었던 이야기들입니다. <hp 컴퓨터는 인종차별주의자야> 부분의 ‘데쉬’라는 인물도 당시 화제가 많이 되었고요. 찾기 어려운 사례들은 아니었습니다.

     

     

     

    <#cloud> 백종관 감독님께 질문 드리겠습니다. 영상 속 사람들 사이에 버퍼링이 생긴 것처럼 끊기는 현상이 있잖아요. 확대해석 일 수도 있겠지만 ‘클라우드 안에서 데이터를 다운 받았을 때 버퍼링이 생기는 현상을 표현한 것일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제목에 이러한 의도가 있나요?

    백종관: 그런 의미와도 유사합니다. 구름이라는 이미지를 다룰 때 쓰였던 기표가 지금은 디지털 디바이스(클라우드 서비스) 를 쓸 때도 사용된다는 점과 과거의 것을 재현하지만 여전히 그것의 존재에 대해 말하기 힘든, 하지만 동시에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서 제목을 착안했습니다. 어떤 이미지나 영상에 대해 말할 때면 인덱스, 지표성 등을 얘기하잖아요. 하지만 결국 이런 건 다 과거이고 존재하지 않는 곳에 있는 것입니다. 잡히지는 않지만 실재가 있는 이 구름의 성질도 그렇거든요. 이러한 구름의 메타포가 흥미로워 제목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관객1: 정지나 감독님께 질문합니다. 영상의 다양한 사물들과 여러 가지 상징성이 깃들여 있을 것 같아요 양을 보고 종교적 이미지를 느꼈는데 이 양을 어떻게 받아들이는 게 좋을까요?

    정지나: 이 이야기에서는 소녀가 사회적인 규율과 종교에 억압됩니다. 사회에서 돌봐줘야 할 사람이 받는 억압을 표현하려고 이러한 이미지를 가져왔어요. 일반적으로 양은 순종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런 순종에 대항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등장시켰습니다.

     

     

     

    관객2: 백종관 감독님께 질문합니다. 무대 위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공연을 영상으로 담아내려면 둘의 성격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힘들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작업을 하면서 중요하게 여긴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백종관: 저와 퍼포먼스 협업을 하는 사람들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의뢰를 받은 작업일 경우에는 의뢰자의 요구에 전적으로 따릅니다. 하지만 제가 기존에 하고있는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순간순간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중점적으로 둡니다. 질문에 첨언을 하자면 제 영화에 주로 나오는 장면은 재작년 가을에 완성했어요. 작년에 후쿠오카에서 설치 영상을 만들던 와중에 ‘과거에 있던 것을 어떻게 재현해야 하는가’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는 느슨했지만 묵혀두고 있던 숙제를 해결하듯 작업해나갔습니다.

     

     

     

    관객3: 정지나 감독님께 질문 드리고 싶어요. 감독님이 영화 속에서 소녀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묻고 싶습니다.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이미지들이 많이 나오는데, 공포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소녀를 탐닉적인 육체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는데 그 의도가 궁금합니다.

    정지나: 소녀는 그 공포 속에서 벗어나기를 바랬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죠. 뫼비우스처럼 고통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소녀에 대한 감정을 담기 보다는 소녀의 시선을 객관화해서 만들었어요. 오히려 그녀를 객관화시켰기에 영상 속의 다른 이미지들이 소녀의 마음을 더 잘 보여준 것 같아요. 소녀라는 캐릭터를 만들 때 소녀를 객관적인 존재, 흔히 그 나이 또래에 있을 수 있는 객관화된 대상으로 두었어요. 경계선에 있는 시간, 아이와 어른의 사이에 있는 혼란, 사회적인 사람들이 보는 시선 이런 것들 속에 있는 어떤 경계인으로서 말이죠. 소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과도한 관심 같은 것을 카메라로 비췄습니다. 그런 육체성이 소녀에게도 적용되는지는 저도 방금 관객분의 이야기 듣고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소녀에게 그런 육체성을 많이 주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관객4: 이은희 작가님께 궁금합니다. 중간에 권력체계에서 인식되지 못하는 얼굴들을 관상학자에게 가져가 관상을 보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은 왜 넣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이은희: 무언가를 예측하거나 알고자 하는 게 기술의 기반이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것이 관상학과 비슷한 욕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테크놀로지가 없었던 때에 ‘이런 얼굴이 어떻다’는 게 지금의 안면 인식 시스템과 닮았다고 생각해서 넣게 되었습니다.

     

     

     

    관객5 이은희 작가님께 질문 드립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들 간의 차이를 찾아내고 뚜렷하게 구별한다고 생각하시잖아요. 그러면 감독님은 흐릿함이 대안이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이은희: 대안을 찾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작품을 하며 혼자 생각하게 된 것인데 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게 만들거나 어떤 기술이 홀로 무언가를 결정짓게 하지 않게 하는 것이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것이 답안이다’라고 할 수는 없고요.

     

     

    기록 | 이혜진, 홍수진 루키

    사진 | 김진우, 전해라 루키

     

  • [2018] [INTERVIEW] 나윈 노파쿤 감독
    NeMAF 조회수:3654 추천수:14
    2018-08-21

     

    2018년 8월 20일 월요일 오후 15시 인디스페이스 라운지에서 제18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에 작품 <우리는 나를 사랑해>로 초청된 나윈 노파쿤 감독과 인터뷰를 가졌다.  

     

     

     

    네마프에 참여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나윈 노파쿤: 영화와 예술 전시의 균형이 좋았어요. 유럽의 어느 페스티벌에서는 영화가 많거나 전시가 더 많은 식으로 균형이 맞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한 곳에서 모든 것들이 진행이 되는 점이 인상적이고 좋았습니다.

     

     

     

    작품 <우리는 나를 사랑해>를 제작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나윈 노파쿤: 두번째 단편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인으로서 많이 배우고 저만의 언어를 구축하고 있는 중입니다. 태국 미디어에서 성폭행에 대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지나치게 폭력적인 방향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왜 기자들과 미디어 에디터들이 이 특정한 이미지만 잘라서 보여줬는지 자문하고 싶었고 또 저의 도덕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태국 정부는 늘 언론의 자유를 보장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특정 이미지는 허용이 되고 어떤 이미지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 기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영화에 태국 글자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변화하는데 어떠한 의도를 가진 연출인가요?

    나윈 노파쿤: 태국의 ‘우리’와 ‘나’의 첫 글자가 같아요. ‘우리’와 ‘나’는 같은 문맥을 공유하기 때문에 특정함을 부여하려고 했고, 그 움직임은 태국 전통 안무에서 차용하였습니다. 태국 전통 안무 중 합쳐지고 나눠지는 춤이 있는데 이것이 태국 정치 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쿠데타의 반복과 안무가 운명적으로 닮아 있다고 느꼈어요. 알파벳은 인간 몸의 일부로 비유하였고, 알파벳들이 결합된 단어는 인간의 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고 알파벳들이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다시 하나의 결정체로 결합될 수 있음을 비유하고 표현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태국의 민족성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 태국 알파벳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We love me’라는 제목이 문법적으로 아이러니한 말입니다. 이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나윈 노파쿤: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입니다. ‘나’와 ‘우리’는 태국어로 같은 글자입니다. ‘나’라는 단어는 개인성을 나타내는데, ‘우리’라는 단어로 확장을 한다면 모두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였습니다. 태국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기 위해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학적으로도 재미있는 방식이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푸티지를 여러 미디어에서 뽑아왔다고 들었습니다. 왜 그런 방식을 취하게 되었나요?

    나윈 노파쿤: CCTV, 폰, 웹 캠들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하였습니다. 태국 극장 안에서 쓰여지는 카메라도 사용했는데 카메라나 미디어 자체가 시각과 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사람의 개입없이 녹화되는 매개체이기도 하구요. 미디어에서는 왜 자극적인 폭력 장면이 사용되는지에 대해 알리고 싶었습니다. 장면과 장면의 비슷한 면을 찾고 이를 다시 편집하는데 3년이 걸렸는데요. 녹화된 장면 만을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상업적인 기술을 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디지털 미디어를 쓸 수 있는 장비를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도 그냥 핸드폰을 사용했구요.

     

     

     

    태국 미디어가 젠더와 폭력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 비판이 느껴지는데 이에 대한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나윈 노파쿤: 모든 아시아 국가에서 보이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방콕인의 대부분이 중국계인데 그들은 언제나 가부장제에 괴로움을 느낍니다. 광고나 미디어에서도 여성은 늘 성적 대상화 되어집니다. 언제나 사회는 솔직해지라고 말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 생기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일에 관한 호기심이 생겼고, 또한 여성의 눈물이 사회적으로 약하게 보이는 문화가 싫었습니다.

    또 저의 어린시절, 귀신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나이를 먹어갈 수록 왜 모든 귀신은 여자인지, 도대체 누가 그들을 아무렇게나 묘사 했는지에 대해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인형으로 비춰지고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창조하고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아이디어 체계처럼 느껴졌습니다. '나크'라는 태국에서 유명한 귀신이 있습니다. 자주 드라마나 영화로 재생산되는 귀신입니다. 임신중에 죽어 힘이 강하다고 전해지는데, 임신을 했으면 아주 고생한 일이고 존중을 해야 하는 일인데 왜 그녀를 유령으로 만들었는지 왜 그에 대한 애도가 없는지에 대해 궁금했습니다.

     

     

     

    출라얀논 시리폴 감독 강연 때 앞으로 태국 정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여쭤 보셨습니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나윈 노파쿤: 여전히 태국 국민은 특정 한 그룹의 사람들에 의해 조종당합니다. 중산층과 하류층 사람들은 목적을 위해 이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배우이고 그들은 감독이죠.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과 지식인이 그것을 바꾸려고 할 때마다 늘 실패합니다. 그들은 힘을 잃기 싫어하기 때문이죠. 위에 있는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모든 인간들은 평등하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울하게도 태국 정치가 나아질 방법은 없다는 생각됩니다. 이미 너무 늦은 기분이 들어요. 프랑스 혁명 같은 일이 일어난다면 달라지겠지요. 하지만 그런 행동이 치룬 결과는 끔찍했습니다. 저희 역사적 배경도 너무 다르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미 늦은 것이겠죠.

     

     

     

    아내 분이 음악작업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부부가 공동으로 작업한 과정이 궁금합니다.

    나윈 노파쿤: 그녀는 내가 가장 믿는 작곡가입니다. 늘 여러 생각과 아이디어를 공유해요. 우리는 어떠한 부분에서는 다르기 때문에 공동 작업을 할 때 그녀의 다른 시각들을 추가합니다. 동시에 일하는 것이 어색해서 서로 다른 시간에 교대하며 일을 하고 나중에 결과물을 합해요. 우리는 둘다 아시아인이기에 근본적으로는 많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여성 문제에 있어서도 다른 부분에서도 그렇습니다. 그녀의 작업을 좋아해서 많이 바꿀 부분은 없었습니다. 우리는 같은 음악적 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둘다 음악을 하기때문에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해야할 지와 같은 이야기가 쉽게 잘 통하였습니다.

     

     

     

    네마프 기간 동안 많은 작품을 보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작품이 가장 인상 깊었는지요?

    <굿바이 마이 러브, NK> 입니다. 여러 정치적 문제 때문에 망명을 간 이들의 이야기가 태국의 상황과 닮아서 인상깊었습니다. 또, 한국 구애전의 단편들도 좋았습니다. 한국 사람들 중에서도 재능 있는 이들이 많은 영화제였기에 인상 깊었습니다. 다음 세대 영화인들에게 이러한 형태를 홍보하고 가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았습니다. 태국에는 이런 기회들이 적은데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끝으로 <우리는 나를 사랑해>를 보시는 관객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시대가 열리지만 극장은 죽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이 되고, 여러 미디어가 활동하고 있지만 그 중 영화는 아직도 생생히 살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넷과 테크놀로지가 넘쳐나는 시대에서도 우리는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 이혜진, 홍수진 루키

    사진 | 전해라 루키

    통역 | 김민주 루키 

  • [2018] [GT] 한국 단편 7: 인권과 네러티브
    NeMAF 조회수:3656 추천수:6
    2018-08-21

      

     

    8월 20일 오후 5시 인디스페이스에서는 '한국단편7: 인권과 내러티브' 프로그램 상영이 있었다. <망각의 바다>, <그림자 도둑>, <어느날 교실을 나오면서>, <벌새>, <방구의 무게> 총 5편의 작품은 인권이라는 소재를 애니메이션부터 다큐멘터리까지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어진 GT에는 이 중 세 작품의 감독인 임종우, 박단비, 김재영 감독이 참석하였고, 임종우 모더레이터의 진행으로 이루어졌다.

     

     

     

    감독님 세 분 어떻게 영화 만들게 되셨는지 말씀 부탁 드립니다.

     

    박단비 : 학교 대학원 실습 작품으로 만들게 된 거구요. 라디오 사연에서 수능시간에 실제로 감독관 선생님 휴대폰 진동소리를 듣고 피해를 봤다는 인터뷰를 들었어요. 처음에는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학생의 절박함이 느껴졌고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어요.

    김재영 : 저는 오래 전에 쓴 것이긴 한데, 제가 중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것, 두려워했던 것들을 떠올리다가 말이 아닌 다른 이야기로 두 남녀 고등학생이 이야기하는 것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고한벌 : 저는 아이들과 잘 지낸다고 자부하던 교사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푸른이에게 '3학년 되어서 뭐가 좋아?'라는 말에 선생님이 담임이 아니라는 게 좋다는 말에 충격을 받고 이 영화를 만들어보게 됐습니다.

     

     

     

    고한벌 감독님께 묻고 싶은 점은, 아이들 인터뷰 부분이 저한테는 특이하게 느껴졌는데요. 선생님이 카메라 앞에 계시는 건지 안 계시는 건지도 알 수 없고 인상 깊었어요. 아이들 인터뷰를 어떻게 진행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고한별 : 아이들에게 설명을 다 해줬던 것 같아요. 인터뷰 30분 전에 아이들에게 사과에 관한 이야기라고 주제를 설명한 후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비난에 대해서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재영 감독님께, 음악에 대한 질문을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영화 제작을 준비하면서 음악을 만드신 것인지 아니면 미리 있었던 음악을 사용하신 것인지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재영 : 재연이가 부르는 노래 같은 경우에는 작사 작곡을 한 상태였구요. 나머지 음악은 촬영을 마치고 만든 것입니다. 혜인이 추는 춤과 같이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안무와 같이 맞춰 보았습니다.

     

     

     

    박단비 감독님께는, 단연 표정 연기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클로즈업을 많이 잡았는데 어떻게 진행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박단비 : 배우를 잘 뽑은 것 같습니다. 어울리는 배우를 상당히 오래 찾았고, 현장에서도 배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문제없이 잘 촬영했습니다.

     

     

     

    관객1 : 박단비 감독님께, 선생님과 주인공이 옥상에서 울고 난 다음 등교장면으로 바로 전환이 되었는데요. 그 사이에 어떤 상상을 하면 좋을지 감독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박단비 : 엔딩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었는데요. 사건은 터뜨렸는데 엔딩은 고민이 많았어요. 민원이가 복수를 해서 통쾌하게 끝나거나, 자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엔딩도 생각해봤는데 자연스럽게 현실적으로 끝내는 방법이 맞겠다는 판단이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민원이는 이런 일이 있어도 다음날 등교를 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어떤 마음으로 학교를 갈지, 앞으로 어떻게 입시를 준비할 지 열어두고 끝내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관객2 : 고한벌 감독님께, 저도 영화를 보면서 교육할 때의 체벌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해결책을 찾으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고한별 : 해결책은 얻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성장이 된 부분은, 저는 이거 아니면 저거라고 단정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은데 다 각자의 이유와 과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쉽게 재단할 수 없는 교실이라는 공간이기 때문에 늘 고민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고민점을 던지고 같이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관객3 : <방구의 무게>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듣고 영감을 받아서 영화를 만드셨다고 했는데 영화 내에서 민원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그리신 것 같아요. 저는 학생에게 공감이 되었거든요. 열린 결말이라서 어떻게 생각하신 것인지 더 궁금합니다.

     

    박단비 : 저는 민원이가 나쁘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관객 분들이 작품을 받아들이실 때, 민원의 편과 여선생님의 편으로 완전히 갈리는 데 놀랐어요. 민원이와 같은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많이 이해를 하시는 것 같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심하다는 의견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양쪽 다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만 엔딩에서 민원이가 울게 된 것은 선생님도 피해를 입었지만 민원이의 피해가 더 큰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거든요. 한 번 더 생각했을 때는 학생에게 마음이 더 쓰이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벌새>감독님께 무용, 퍼포먼스 측면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재영 : 무용 같은 경우에는 제가 안무를 직접 하긴 했습니다. 한때 즉흥 춤이라는 세계에 빠져서 춤을 췄던 기억이 있는데요. 즉흥적으로 춘 춤을 배우와 함께 수정해나가면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관객4 : 네 작품 구성들이 잘 짜여져서 좋았습니다. <벌새>에서 무언극으로 표출하는 부분이, 우리가 흘려보냈던 부분을 와닿게 구성해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각지대에 관한 것을 다루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화를 줄 수 있는 영화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관객5 : <어느날 교실을 나오면서> 에서 '아이들이 사랑할 줄 알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라고 하신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 선생님들이 반성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을 아이들도 볼 수 있었는지, 아이들이 직접 이 영화를 봤는지 궁금합니다.

    <방구의 무게> 감독님이 다른 생각이 있으실 수도 있지만, 제가 조금 아쉬웠던 점은 단순히 개인적인 피해라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고3 학생들이 수능이라는 현실 속에서 개인적인 일로 이렇게 예민해졌을까, 좀 더 범위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로 파고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벌새> 에서는 언어장애 학생, 말을 굉장히 폭력적으로 하는 학생이 나오고 여학생의 경우는 오히려 말을 할 줄 몰랐으면 한다고 하기도 하는데요. 이처럼 소통의 문제를 다루신 것 같은데, 감독님께서는 이런 다양한 말의 연출을 통해서 어떤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박단비 : 제가 처음 사연을 들었을 때도 같은 마음이었어요. 그 학생도 죽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었고 안타까운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방구'를 선택한 이유도 생리현상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 웃긴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민원에게는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할 수 있는 큰 일인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단편이기 떄문에 더 구조적인 문제와 해결책까지로 나아가진 못 한 것 같습니다.

    김재영 : 저는 언어에 관한 특정한 가치관은 없는 것 같구요. 6년 가까이 영화 스탭을 하다가 단편영화를 찍고 싶어서 시나리오를 쓰는데, 처음 영화를 하고 싶어할 때의 기억을 떠올렸어요. 말이 아닌 표현의 수단에 있어서 영화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크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학교 생활을 할 때 몇 개월 정도 말을 줄이거나 안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말이 아닌 다른 언어에 대한 관심이 이 영화를 만드는 데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고한벌 : 그 선생님이 중학교 체육 선생님인데, 아이들에게 무섭게 하고 소리도 지르고 그랬어요. 그러다 어떤 학생에게 줄을 똑바로 서지 않느냐고 슬리퍼를 던졌는데, 저희 학생들이었지만 저도 아무 말을 못했어요. 저는 그 선생님이 그 일을 기억 못 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쭤보니 다 기억하고 계시고 사과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구요. 아이들도 선생님을 저처럼 단정적으로 보고 있을 줄 알았어요. 무서운 선생님, 좋은 선생님 이렇게. 그래서 선생님들도 고민을 하고 입체적으로 살고 있다고 아이들에게도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여주고 싶었는데 오늘 개학이라고 하더라구요. 나중에 제 두려움이 회복이 되면 학교에 찾아가서 보여줄 생각입니다.

     

     

     

    제가 궁금했던 부분은 상영되었던 섹션 이름이 인권과 네러티브인데 감독님들이 영화를 만든 후, 삶의 변화나 태도의 변화가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고한벌 : 사람을 보고 예단하고 편견을 갖는 것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저에게 가장 큰 모험이고 경험이었습니다.

    김재영 : 실제 고등학생인 두 주연배우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그 친구들도 중학교 때 힘들었던 경험들이 있었어요. 이 둘이 영화 외적으로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영향 받은 것은 하천에서 춤을 추고, 운동을 한다거나 작사/작곡을 한다거나 하고 싶은 일을 다시 조금씩 하게 됐다는 것 같습니다.

    박단비 : 저는 한국 입시제도에 불만이 있었고 수험생들에게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항상 있었기 때문에 수험생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선 그대로 인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예전에 관객들에게 들었던 말 중에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를 어떻게 사용했는가에 관한 내용이 있었어요. 인권과 관련해 생각하면 여성 캐릭터의 사용에 있어 크게 고민을 못 했던 것 같더라구요. 수더분하게 지나칠 수 있는 남성 선생님이 아니라 여성 선생님이면 더 이야기가 되겠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접근했던 것 같아서 영화를 만드는 시선에 있어서 좀 더 고민을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네마프2018 참여 소감과 추후 계획 말씀 부탁드립니다.

    고한벌 : 첫 영화제이기 때문에 네마프를 사랑하려고 노력하고 있구요. 다음에는 김영란법에 관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고, 법을 제정하는 사람은 그것을 어떻게 보는지 교실 안의 이야깃거리를 찾아보려고 합니다.

    김재영 : 저도 어제 네마프에 처음 와서 '젠더와 내러티브' 섹션을 제밌게 보았는데요. 주제 별로 묶여있어서 보고 난 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점이 좋았습니다.

    박단비 : 저도 오랜만에 영화제에 와서 감회가 새로운 것 같고 장편 영화 시나리오 준비하면서 앞으로도 공부를 열심히 할 것 같습니다.

     

     

    기록 | 이혜은 루키

    사진 | 김진우, 지서영 루키

  • [2018] [LECTURE] 큐레이터 토크 <역사는 지금, 네덜란드 디지털 아트의 미래>
    NeMAF 조회수:3900 추천수:11
    2018-08-20

     

    19, 인디스페이스에서는 LIMA 소속 큐레이터 사네케 하위스만의 큐레이터 토크 <역사는 지금, 네덜란드 디지털 아트의 미래> 가 열렸다. 사네케 하위스만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출신의 미술사 학자로, 현대미술과 미디어아트에 초점을 두고 활동하는 평론가, 작가이기도 하다. 또한 네덜란드 미디어아트 기관 리마(LIMA) 소속의 큐레이터로서 미술 잡지 <네크로폴리탄 N> 에서 미디어아트에 대한 글들을 기고하고 있다. 사네케 하위스만은 큐레이터 토크를 통해 네덜란드 미디어 아트의 역사와 LIMA의 활동을 소개하는 한편, 미디어아트의 미래에 대해 관객들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History is now. The future of media art in the Netherlands. Sanneke Huisman, 2018

     

    사네케 하위스만: 안녕하세요, 사네케 하위스만입니다. 저는 미술 사학자, 예술 비평가이자 LIMA 소속의 큐레이터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문화적 문제(Cultural Matter)' 라는 일련의 전시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해볼 겁니다. '디지털 아트의 미래는 네덜란드에 있다' 라는 주제를 가지고 말이죠.

    이 주제에는 몇 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단순히 미디어 아트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디지털 아트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미래에 대해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까, 혹은 국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인 디지털 아트를 어떻게 네덜란드에 한정지어 생각해볼 수 있을까 하는 과제들이죠. 오늘 이 과제들이 만들어내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디지털 아트의 미래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주로 말씀드릴 내용은 LIMA와 관련된 것입니다.

    LIMA가 설치된 해는 2013년입니다. 그 이전에는, 새로운 미디어인 '디지털 아트' 를 지원해주는 MonteVideo 센터가 있었습니다. MonteVideo 1993년 암스테르담에서 시작되면서, 이후 LIMA까지 생길 수 있었던 것이죠. 1993년 당시 비디오 아트는 새롭게 나타난 장르였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동시에 관련 지식도 필요로 했습니다. 당시 암스테르담의 문화적, 사회적 분위기와 지원 덕분에 많은 예술가들이 암스테르담으로 모이게 되었는데, MonteVideo는 이들의 작품을 수집하고 전시하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여러 가지 미디어 아트들, 그중에서도 비디오 아트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일은 MonteVideo가 책임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겠죠.

    이후에는 미디어 퍼포먼스 중심의 다른 여러 기관들이 합쳐지며 Netherlands Media Art Institute 라는 기관도 생기게 됩니다. 이 기관이 2012년에 문을 닫으면서 LIMA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던 것이죠.

    실험적인 아트 위주의 Steim, 불안정한 미디어를 다루던 V2 라는 기관도 있습니다. 여러 예술가들이 복잡하고 기술적인 설치 예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체죠.

     

    저희 LIMA는 여러 가지 비디오 아트들을 보급, 상영, 관리해주는 일을 합니다. 이 중에서 오늘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스크린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입니다. 비디오부터 시작해서 DVD, 인터넷 상 화면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장르죠. 저장 매체는 다양하지만 결국 스크린이 있어야 상영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970년대부터 LIMA에 이르기까지의 작품들을 봐 주세요. 이처럼 스크린 기반 미디어는 캔버스 위에 그리는 2차원적인 예술과 대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 시대를 생각해보면 작가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이를 현상 또는 현실인 것처럼 믿게 만들고자 했죠. 이후에 이런 시도들이 꾸준히 발전하면서, 이제는 미디어에서도 2차원에서 발현될 수 있는 작품들을 다룰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전에는 '무엇을 표현할 것인가' 가 추상적으로 발전해왔다면, 이제는 사회적·정치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가 주된 고민거리가 된 것입니다.

    비디오의 경우, 사진들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여러 가지 사진들이 동시에 보여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 예술가들은 다큐멘터리 또는 미디어 자체의 특성이나 사회와 관련된 요소들을 찾아내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순수예술의 반대 속에서도 사진술이 발전해온 것처럼, 이 분야도 비슷하게 발전해온 것이죠.

    스크린 기반 미디어 아트는 1990년대 들어 더 복잡해졌습니다. 새로운 미디어가 지속적으로 출현하면서 우리에게 닥쳐온 과제는 '소재의 문제' 입니다.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이, 기존의 예술 안에서 다뤄지지 못하고 별도의 다른 예술로 취급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디지털 아트라는 소재가 실재하는 것이냐, 아니냐를 다루기 위해서 저는 여러 작가님과 함께 Cultural Matter라는 전시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어떤 소재를 다루는지, 사회적으로 어떤 측면에 영향을 끼치는지의 두 가지 측면에서 작품들을 고민하면서 말이죠.

     

    이제 미래에는 어떤 것들을 다루게 될까요? 우선 저는 미디어 아트의 미래가 아주 밝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디지털 아트라는 것은 이제 사회 내에서뿐만 아니라 예술 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활동들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Olia lialina 작가가 대표적입니다. 인터넷의 가능성에 대해 탐구하는 동시에, 기술 뿐만 아니라 인간 간의 관계에 대해 매우 시적으로 표현하고 계시죠.

    디지털 아트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는 '책임' 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작품을 보는 입장과, 인터넷을 활용하고 사용하는 입장 사이에는 각각의 책임이 있습니다. 광범위한 장르와 프로젝트들 속에서 우리는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미래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아트는 아방가르드와 같은 여러 장르 속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 뿐만 아니라, 사회적·역사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고민을 계속해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관객 1 : 전통적인 예술에 비해서 미디어 아트가 가지고 있는 표현적인 문제는, 지금 시대에 우리가 갖고 있는 작품들에 대한 경험을 계속해서 유지시켜 나갈 수 없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품들을 이전과 같은 형태로 보존, 관람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미디어 아트 작품의 보존에 대해서는 어떤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나요?

     

    사네케 : 말씀하신 것처럼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보존하고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LIMA의 주요활동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이와 관련된 논의를 해왔고, 당시의 환경을 보존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측면에서도 이때 당시 만들어졌던 똑같은 세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spirit을 추출해서 저장하는 것 역시 중요하겠죠. 선진적인 기술에 포인트를 둔 경우에는 작품이 다른 형태로 이루어졌을 때도 해당 기술의 컨셉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예술가들과 계속 논의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작품을 보존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을 어떤 식으로 표현했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하겠죠.

     

     

    관객 2 : 미디어 아트와 관련된 기관들에 대해 얘기해주실 때, V2가 불안정한 미디어를 다루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것에 대해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네케 : 작품의 보존과 연관성이 있다고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미디어 아트 자체가 정형화된 유형, 소재,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장르입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그 작품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따른 문제가 항상 뒤따라오죠. V2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지원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기관입니다. 공간 설치 작품, 로봇과 관련된 작품 등을 다루죠.

     

     

    관객 3 : 네마프 또한 LIMA와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네덜란드와 한국의 상황이 다른 만큼, 한국에서는 미디어 아트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 일반 관객이 와서 즐기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많아요. 네덜란드에서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사네케 : 사실 네덜란드에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미디어 아트는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죠. High-End 아트의 경우 언제나 이런 문제들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아트 같은 경우는 기술적인 장애물을 극복해야한다고 생각을 많이 하시는데요. 저희 LIMA에서는, 모두가 항상 미디어에 둘러싸여 살고 있고 미디어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하고 싶어요. 두려워하지말고 나가서 즐겨보시라고 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기록 | 전동현, 이혜은 루키

    사진 | 김진우, 지서영 루키

  • [2018] [GT] 한국 단편 6: 젠더와 네러티브
    NeMAF 조회수:3492 추천수:13
    2018-08-20

    8월 20일 오후 7시 30분 인디스페이스에서는 '한국 단편6: 젠더와 내러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꽃과 거짓말>, <관찰과 기억>, <뱃속이 무거워서 꺼내야 했어>, <통금> 이 상영 되었다. 이어진 GT 시간에는 네 작품의 감독이 모두 참석하여 관객과 함께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활발히 의견을 나누었다.

     

     

     

    설경숙 : 네 작품 모두 다른 형식으로 된 작품들이지만 전부 여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사회적 미명 하에 여성의 욕망을 억누르고 있는 기제들을 말씀하고자 하는 작품들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먼저 감독님들께 한 질문씩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꽃과 거짓말> 감독님께, 영화 속에서 성관계에 대해서 흔히 나를 속이고 있는 말이라는 걸 자주 듣게 되는데. 성관계에 있어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계속 꽃을 보여주셨는데요. 꽃과 나비, 수동적으로 수정하는 꽃의 입장을 보여주시면서 상투적인 성관계 속의 젠더 역할을 뒤집고 그 안의 거짓말을 보여주셨어요. 꽃을 여성이라고 표현하신 이유가 무엇일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심혜정 : 꽃이 성기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의미도 있었구요. 공동작업을 같이 하는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꽃의 생존 방식은 성기를 드러내는 방식인데 수동적이라고 보이지만 사실 그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오히려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거죠. 우리도 이데올로기에 의해 그렇게 말을 하고 있지만 어쩌면 거짓말이지 않을까, 거짓말이 어떻게 왔다갔다 하는걸까 하는 말놀이를 하고 싶었습니다.

     

     

     

    설경숙 : <관찰과 기억> 은 실제 사건에 기반을 둔 작품이신가요? 작품의 동기가 궁금합니다.

    이솜이 : 네. 실제 기반이구요. 다큐멘터리임과 동시에 실험을 하려고 했습니다. 실제로 겪었던 일들이 시나리오화 되었을 때 캐릭터화 되고, 터트려야 하는 서사적 지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겪은 것은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파편적인 것 같아요. 기억하고 잊는 것을 계속 반복하게 되니까요. 한 공간 안에서 다른 것들이 혼재되고 있는 것을 만들어 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해서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설경숙 : <뱃속이 무거워서 꺼내야 했어>는 어머니와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보이는데. 어머니의 고통에 대한 대물림을 이해하고자 한 시도라고 보여지기도 해요. 작품 이후에 변화된 것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조한나 : 서로 거리를 이해하는 것들이 저는 전보다 더 좋다고 생각해요. 전에는 서로에 대해서 모르고, 이해를 못했다면 지금은 나쁜 말이지만 알고 하는 말이잖아요. 다만 전 화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해요. 전에 있던 좋은 상태로 돌아가는 게 화해인데, 일단 이전에 좋은 상태가 없었고, 돌아가려고 해도 이전의 상처가 있으니까요.

     

     

     

    설경숙 : <통금> 작품은 많이들 웃으셨던 작품인데요. 친구끼리 대화를 하면서 통금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심헤정 작가님과의 작품과도 분위기는 다르지만 상통하는 게 있었어요. 사회적인 거짓말들, 보호라는 이름의 억압들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이 인상적이었죠. 대화 장면에서 무언가 먹으면서 진행하신 면이 식욕을 표현한 부분인 것 같은데,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김소람 : 사실 의도하지는 않았어요. 같이 인터뷰를 해주는 친구들이 고마워서, 뭐 좀 먹으면서 하자라고 했던 건데 정희진 작가님의 문구와 맞으면서 그렇게 이해되었던 거 같아요.

     

     

     

    관객1 : 저는 영화 동시녹음 일을 하고 있는데요. 저는 남들에 비해서 체격이 큰 편이라 저 스스로는 밤거리가 무섭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저보다 키가 작은 남자인 친구들은 밤거리를 오히려 무서워하고는 해요. 그래서 저는 느끼지 못하지만 많은 여성 분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보통의 남성분들이 느끼지는 못하지만 제 친구가 느끼는 두려움이 완전 다른 성질의 것인가, 저는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소람 : 모든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지만 성폭력의 1차 피해자는 여성인데요. 여성이 성폭력에 가장 먼저 피해자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밤거리를 무서워하는 공포는 모두 공유하겠지만, 여성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밤거리에 대한 무서움에 더하여 내가 성폭행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나타나지 않나, 여성들의 공포란 이런 것들이 다 포함되어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관객2 : <꽃과 거짓말>에서 꽃 장면들이 계속 나오는데요. 중간에 꽃 이외의 물결도 보이고, 엔딩장면에서는 비가 많이 오는 장면을 선택하셨어요. 저는 소극적이던 욕망이 분출되고 터져나오는 것으로 느꼈거든요. 작품대로 표현하자면 저도 터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구요. 어떤 생각으로 연출하셨나요?

    심혜정 : 다른 작품에선 하나하나 공들여서 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흐름 위주로 구성했어요. 말이랑 어긋나거나 유사하거나 하는 것들을 이미지와 섞으려고 노력했었어요. 마지막에는 젖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게, 누군가에게 무언가 제공하기도 하지만 자기 몸에서 스스로 차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성적 욕망과도 같다고 의미하고 싶었구요. 엔딩에서는 스스로의 쾌락 뿐만 아니라 세상이 모두 촉촉하게 젖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넣었던 것이었습니다.

     

     

     

    관객3 : <관찰과 기억> 감독님께 질문 드립니다. 봤을 때 한번에 파악되지 않는 편집 방식인 것 같아요. 그래서 두 번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 정도로, 분열적인 편집 방식이라고 느끼기도 했구요. 마지막에 김애란 작가님의 소설에서 어떠한 분위기나 느낌으로만 남아있다는 그 구절에 맞게 정말 감각에 맡겨서 편집하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편집 구성과 기획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솜이 : 편집이라는 건 어떻게 직감적으로 느끼신 것 일수도 있는데, 저도 찍는 내내 ‘이게 나왔으면 좋겠다’ 가 확실하진 않았어요. 낚시하는 것처럼 제가 일했던 학교에 가게 됐고, 거기서 동네 아이들이 카니발 페스티벌을 구경하는 장면을 우연히 마주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장면 하나하나는 제가 한 공간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닮아있을 때 제가 푸티지로 채집한 것이구요. 맨 처음 가족끼리 소풍간 그곳이 정말 즐거워서일 수도 있고 정말 우울해서일 수도 있다는 거죠.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계급적인 감정들이 느껴진다는 게 편집과정에서 많이 드러난 거 같아요.

    김애란 작가님의 텍스트를 말하셨는데, 증거는 없지만 표정이나 양식으로 남아 있다는 거죠. 그 사람의 표현, 분위기와 양식이 가지고 있다는 걸 함의하고 있고요. 김애란 작가의 텍스트 자체가 젠더적 감수성을 건드리는 텍스트가 아니고 권력적, 위계적인 질서 안에서 교통 사고가 난 상황에서 정교수가 임시 교수에게 ‘너가 했다고 하면 안되냐’ 라고 말해서 덮어쓰고 밀려나는 이야기거든요. 그런 권력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싶었고, 개인적인 기억을 통해서 언제, 어떻게, 왜가 아니라 펑퍼짐하게 펼쳐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설경숙 : 남성 관객분이 질문해주셔서 감사하네요. 남성들에게 어떻게 전달이 되는가도 함께 이야기 나눠보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관객4 : <관찰과 기억> 감독님께 질문 드립니다. 지금 진행중인 많은 사건이 그러하듯이, 실제 원인이 되었던 문제들도 해결이 안된 채로 자신의 희미해지는 기억만으로 해결 해야 한다는 것을 영화적으로 복기하신건지 궁금합니다.

    중간에 현실인지 기억인지를 섞어둔 장면들이 있고, 직접적인 묘사가 드러나는 장면들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스크린만을 보고도 느껴졌는데요. 영화 자체가 기억과 함께 존재하는 데에서 심리적인 영향을 어떻게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이솜이 : 복기하기에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죠. 제가 스무살이 되어서 처음으로 알바를 했던 때였어요. 거의 9년 넘는 시간이 흘렀구요. 당시에는 직접적으로 무언가 해야 한다는 제도화된 것이나 어떤 운동 조차도 없었습니다. 이게 내가 정말 예민한 것인가하는 자기반성적인 복기와 반성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것들이 진짜라고 이야기하고 성추행이라는 완전한 단어로 이야기할 때,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더라구요. 시간이 지나고 영화를 다시 보면서 뭐가 빠졌을까를 생각했어요. 이게 무엇이다, 라는 말이 없더라구요. 그때 저 혼자서 인터뷰 장면을 진행해서 오프닝장면으로 집어넣었고, 2018년도 작업이 끝난 것이죠.

     

     

    관객5 : <관찰과 기억>에서 남자 아이들이 놀면서 쿠폰이 있어야만 놀 수 있다면서 전개가 되는데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서 넣으신 거 같은데 장면이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권력에 대한 이야기인지, 다른 무언가에 연계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이솜이 : 둘 다 맞구요. 그때 아이들과의 서사적인 사건들이 있었는데 뺐어요. 그 학교 학생이 아니면 잔디깔린 운동장에서 놀지 못하는 그런 학교에서, 제가 학교 직원이기도 했지만 관찰과 제지를 해야 했던 사람이었거든요. 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계급화되어 있는 걸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지를 고민한 장면입니다.

     

     

     

    관객6 : 조한나 감독님 작품을 보면서 쭈삣쭈삣 서는 경험을 했는데요. 애니매이션 연출하면서 어떤 연출 방향이 있었다거나 에피소드, 관련된 이야기들이 있는지요?

    조한나 : 저는 애니메이션을 공부하거나 누군가에게 배운 사람은 아니에요. 그냥 애니매이션으로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그 과정이 저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프레임마다 1/3씩 그려가는 게 저에게 고통을 주었는데 그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던 거죠.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않기도 했구요. 번역 말고는 혼자 그린다는 것, 그냥 이게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있었습니다.

     

     

     

    설경숙 : 어떤 상처나 기억을 말이 아닌 방법으로 혼자 풀어오셨고. 어머니와 말로 대화하는 방법을 병행하셨는데, 영화에 나오는 상형문자들이 실제로 만드신 글자 같거든요. 말이 아닌 방식으로 대화 했던 것과 내면에서 어머니께 많이 표현했던 것. 그것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어떻게 느끼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조한나 : 저는 인터뷰를 처음 시작하면서 느꼈던 게, 어머니 앞에서 대면하고 이야기하는 게 처음이라는 거였어요. 용기있게 한마디도 못했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상형문자도 그 문자를 만들어서 일기를 썼고, 그 안에는 욕도 많이 담겨 있었어요. 사실 인터뷰하는 과정 내내 이걸 말로 인터뷰로 풀어내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어요. 엄마가 인터뷰로 들려준 말에 대한 대답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거 같아요.

     

     

    관객7 : 조한나 감독님 영화 보면서 많이 공감했습니다. 일단 저는 어머니와 말을 많이 하려고 하고, 옛날의 힘들었던 일을 풀어내려고 하는 타입이거든요. 그렇지만 아직도 힘들어요. 어머니도 모성애를 강요 받아 살아 오셨다 보니 힘든 방향으로 진행한 거 아닌가, 저는 그렇게 이해하려고 해요. 그래서 도망쳐 나오고 거리를 두려고 계속 반복합니다. 대화를 하려고 할 때마다 ‘아 잘못된 선택이었구나, 계속 거리를 둬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머니가 사회적으로 정해준 모성애를 받았듯이 저도 첫째 딸로써의 역할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거든요. 거리를 두고 싶고 독립하고 싶지만 딸로서의 역할도 느끼면서 어머니에게 다가가게 되는 그런 경험을 해보신 적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조한나 : 제가 느끼기에 딸로서의 역할은 가족에게 딸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모성애, 여성성를 대물림받는 가장 큰 존재로서의 역할인 것 같아요. 미래의 엄마가 될 사람이 바로 저인 거에요. 여성성이 나약한 느낌이 아니라 더 강하고, 아픈 것이 아니라 나약한 거라는 그런 바라봄이 아닌가 싶어요. 제가 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게 좀 두려운 거 같아요. 대물림 된다는 것이, 다큐멘터리 속 느낌처럼 저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서 항상 다짐을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알 수 없는 운명을 강요받는 느낌이 있었던 거 같아요.

     

     

     

    설경숙 : 작품들을 보면서 제 안의 거짓말을 대면하게 되고, 내면의 관념들을 마주할 수 있었던 작품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이솜이 : 좋은 질문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준비중인 작업은 큰 단어로 이야기하면 ‘군대’, ‘트라우마’ 이구요. 기억이라는 것 자체가 젠더적 이분법 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권력적 매커니즘 안에서 풀어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좋은 곳에서 다시 만나요.

    조한나 : 저는 뭘 할지 잘 모르곘어요. 여기저기 다니면서 많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관객들과 만나는 것이 처음이어서 많이 떨렸는데요. 감사합니다.

    심혜정 : 함께 상영한 다른 작품들이 다 좋아서 재밌게 봤어요. 저는 <욕창>이라는 장편작품을 하나 편집 중이구요. 많이 기대해주시고, 네마프도 응원하겠습니다.

    김소람 : 저는 항상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아요. <통금> 막 끝냈을 때는 워킹맘, 모성애, 경력단절 여성 같은 ‘어머니’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인터뷰 섭외가 어려웠어요. 요새는 피해자다움과 정조에 대해서, 화나게 하는 그런 단어들을 찢어버리고 싶어서 시도 중입니다.

     

     

    기록│ 이혜은, 전동현 루키

    촬영 │ 지서영 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