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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 INTER-VIEW X TITLE 인터-뷰 X 타이틀

  • [INTERVIEW] 정범연 감독
    NeMAF 조회수:3373 추천수:8
    2017-08-18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 얼마 남지 않은 무더운 여름날. 홍대에 위치한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 정범연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프랑스에서 영화와 작곡을 전공으로 했던 정범연 감독은 2013년부터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의 기술감독으로 함께하고 있다. 최근 VR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던 그는 이번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의 ‘대안장르:버추얼리얼리티아트특별전X’에서 <의자>를 상영하게 되었다. 그의 상영작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한다.

     

     

     

     

    영화와 작곡을 함께 전공하셨습니다. ’대안장르:버추얼리얼리티아트특별전X’에서 감독님의 작품 이 상영되는데요, VR전시인 만큼 사운드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셨을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배경음악의 작곡을 직접 했었어요. 마야 데런(Maya deren)의 오후의 올가미(meshes of the afternoon), 1943년도에 제작된 이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이 영화가 이번 <의자>의 음악작업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이번에 상영하는 <의자>의 줄거리에서도 주인공이 벤치에 앉아 있다가 우연히 공연 전단지를 나눠주는 베트남 아르바이트생에게 홀린 듯이 따라가는 장면이 있어요. 특히, 회전계단을 뒤따라 올라가는 장면이 있는데요. 그 곳의 음악을 잘 들어보시면 감상이 더욱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이번 영화가 호치민 연극영화대학과 단국대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과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베트남 호치민에서 촬영을 했었어요. 촬영하면서 느꼈던 게 한국과 베트남의 정서가 비슷한 부분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역사속에서도 한국과 베트남은 그 관계가 깊죠. 이번 작업이 한국배우들과 베트남배우들의 화합, 더 나아가서는 양국간의 화합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너무 한국적인 음악에만 치우치지 않고, 그렇다고 베트남 음악이 아닌 두 나라의 음악을 어떻게 하면 동시에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고민한 만큼 그 부분이 잘 표현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몽환적이면서, 한국스러운, 그리고 베트남스러운, 그런 음악을 담아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런 부분을 신경써서 작업했다는 것에 유념하셔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VR과 영화를 접목하게 된 계기와 이유는 무엇인가요?

    VR(가상현실)매체는 이전에 전혀 없었던 것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되고 시도되어 왔어요. 최근까지도 VR은 시뮬레이션 교육용으로 많이 활용됐었죠. 최근들어, VR은 영상기술의 발전과 매체의 관심도가 가세를 해서 크게보면 2010년도 부터 그 영역이 많이 확장되고 있고, 2015년 초 시리아내전을 체험하는 VR저널리즘이 널리 알려지면서 VR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장르 또한 다양해져 가고 있습니다.

     저는 VR과 영화의 관계가 사실은 독립적인 경계가 아니라 프레임의 확장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스크린에서 점점 더 넓게 보자고 하는 욕망은 계속해서 이어져 왔습니다. 렌즈로 얘기하자면 인간의 시야각은 정면을 쳐다봤을때 28mm정도까지 볼 수 있습니다. 생각했던것 보다 꽤 광각이죠. 그래서 과거의 프레임레이쇼(frame ratio)에서는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의 대안적인 영화들에서는 프레임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합니다. 그런 프레임에 따른 관객들에게 전해지는 감정선을 잘 활용하면 더 좋은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이런 화면비율에 관심이 무척 많아서 프레임을 반대로 축소시키는 작업도 하고 있는데요, VR은 그런 프레임의 경계를 허물었다고 보면 됩니다. VR 같은 경우에 2D와는 달리 360도가 다 열려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표현에 있어서 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고, 구성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작품을 2D로 찍을 때와 VR로 찍을 때 어떤 점들이 달랐는지 궁금합니다.

    앞선 질문의 대답에 연장선인 것 같아요. 2D 같은 경우에 현장에서 스텝들 모두가 카메라 뒤로 숨어요. 그러면 완벽해지죠. 관객분들도 프레임에 가려진 현장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이럴 것이다, 하고 상상을 하면서 봐요. 그런데 VR은 상상하는 부분까지 다 보여주는 거죠. 프레임만 생각해도 6배이상 더 늘어나고 컨트롤 해야 하는 대상들이 늘어나는 차이점이 있어요. 그래서 2D와는 다른 새로운 연출법과 포맷을 만들어 적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배우에게도 기존의 2D와는 다른 연기 디렉팅을 해야 했습니다. <의자>의 공원에서 찍은 첫 씬에도 많은 보조출연자분들을 배치했어요. 그리고 정확히 몇분 몇초에 누구와 누가 여기서 만나야 한다, 이런 식으로 모든 등장인물의 등장과 퇴장의 동선 부분에서 모든 시간적 계산을 완벽하게 짜놓고 했어요. 야외 자체가 연극의 무대가 되는거죠. <의자>를 연출을 하면서 연극의 기본개념을 다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연극 <관객모독>을 재구성해 작품을 제작하셨습니다. <관객모독>의 어떤 점에 끌리셨나요?

    각본은 작년 가을부터 “어떤 주제로 해야 할까”에 있어서 많은 논의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한국과 베트남과의 관계성에 있어서 많은 고민과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언어도 통하지 않고 정서 부분에서 교류가 없었던 한국과 베트남 배우들이 어떻게 하면 이 프로젝트에서 어우러지고 화합을 할 수 있을까, 에 중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시나리오 수정도 계속해서 있었구요, 많은 고민과 논의 끝에 '관객모독'이라는 연극을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관객모독’ 연극의 원작은 연극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건을 벌이는 배우, 사건을 관람하는 관객의 역할과 위치를 거침없이 비판합니다. 기존 연극의 틀에서 탈피한 실험극입니다. 이런 형식이나 규정 없이 서로 어우러지는 모습이 언어가 다른 그리고 알아듣지 못하는 서로간의 장벽을 없앨 수 있지않을까 생각했구요, 새로운 매체로 자리잡아 가는 VR에도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관객들이 작품을 볼 때 주의 깊게 봐주셨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을까요?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저는 <의자>가 야외에서 진행되는 연극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360도로 열려있는 VR의 특성도 그렇고, 영화 후반부에 재구성한 <관객모독> 연극을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연극적인 요소로 전체를 꾸며보고자 했어요. 연극적인 포맷의 VR 연출법이라든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퇴장하는 동선이라든지, 서 있는 위치나 장소라든지, 어떤 방향에서 등장하고 또 어떤 방향으로 퇴장한다던지,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보시면 훨씬 더 재미있는 관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고 앉는’ 행위에 대해 의식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너무나 일상적인 행동이기 때문일 텐데요. ‘의자’라는 오브제에 특별히 주목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베트남 소극장에서 벌어지는 <관객모독> 연극 안에 이런 대사가 있어요. “앉아 있으면 편안해지기만 합니다”, “여러분 일어서십시오”, “일어서서는 오히려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의자>라는 작품안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대사이기도 한데요, 그 짧은 말 안에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있습니다. <관객모독>의 실제 대본을 꼼꼼히 읽어봤는데 한 줄 한 줄이 의미가 되게 깊더라고요. 중요한 말들이 많이 채용되었는데 저는 그 대사가 의자에서 일어나는 행위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하지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의자'의 의미가 어찌보면 거창할 수도 있지만, 저항의식도 내포하고 있다고 봅니다. 마치 전구에서 저항인 필라멘트가 없으면 빛이 나지 않듯이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 자체가 기존의 틀에서의 저항인 거죠. 그리고 그 행위들이 사건을 일으키고요. 물론 엉망이 될 수도 있지만 사건을 일으키기 위해서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하게 됐어요. 주인공이 벤치에 앉았다가 베트남 아르바이트생을 따라가지 않고 그냥 생각만 하고 있었다면 그 뒤의 일들은 일어나지도 않았죠. 그리고 영화 속의 연극 장면에서도 나오라고 했는데 일어나지 않고 계속 앉아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잖아요. 어찌보면, 모든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쳐버린 본인의 일상적인 행동인 의자에서 일어나는 행위를 다시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작업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VR에 흥미가 많이 생겼어요. 이미지 표현의 도구는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해왔는데 과거 페인팅에서 1839년 사진으로 그리고 1967년 모니터로 2017년 현재는 새로운 매체에 관한 또 다른 도약의 시기라 할 수 있습니다. 1895년에 영화가 시작되었는데요 대략 100년전인 그 당시의 매체의 변화 분위기와 현재의 분위기가 많이 닮아있다고 봅니다. VR에 대해서 연구를 더 하고 싶고 VR만의 편집 포맷이나 연출방식이나 연기방식을 계속 만들어나가고 싶은 생각이에요. 최근에는 <회색비둘기>라는 작품(별 볼 일 없는 하루 일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유튜버가 평소와는 다르게 VR 카메라로 일상을 찍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페이크 다큐 영화)과 <The Twins>라는 (실제배우들이 연기를 한 것을 촬영, 그것을 리터칭한 뒤 여러이미지들을 콜라주 하는 방식) VR 셀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네마프2017를 찾아주신 분들께, 그리고 네마프2017를 함께 이끌어가고 계신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마프가 인권문제, 탈 장르들을 주로 다루잖아요. 대안 장르, 뉴미디어, 소외권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풀어냈었는데 관객분들도 항상 그런 생각을 잊지 않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런 마음으로 작품에 참여하고 작품도 관람하고 있어요. 또 올해의 주제가 <말, 분리, 표류의 가능성>인데 다들 뗏목을 타고 표류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저도 13년도부터 네마프의 기술팀에 참여했는데 계속 표류해왔죠(웃음). 네마프를 찾아주시는 모든분들이 항상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시는데요 올해도 다양한 문제와 대안적인 것들에 대해 같이 고민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구요, 스태프분들도 좋은 일이니 만큼 여름에 덥고 고생하지시만 모두 조금만 더 힘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VR과 영화의 조합이 아직은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앞으로 VR이 다양한 콘텐츠와 접목하여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던 그의 말처럼 영상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한편 그의 상영작 <의자>는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의 ‘대안장르:버추얼리얼리티아트특별전X’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취재 및 정리 │ 신민정 루키

    사진 │ 이자인 루키

     

     

  • [INTERVIEW] 오재형 작가
    NeMAF 조회수:3481 추천수:7
    2017-08-16

     

    작가 오재형은 피아노와 그림, 그리고 영상이라는 사뭇 달라보이는 장르들을 묶어 말로는 담을 수 없는 한마디 위로를 보낸다. 네마프를 통해 데뷔한 작가 오재형이 이번 네마프를 다시 찾으면서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만나보았다.

     

     

     

    <블라인드 필름이후로 준비하고 있는 작업이나 관심사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블라인드 필름>을 시작으로 제가 영상을 틀고, 피아노 연주를 하는 작업을 공연의 형태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형태에 다른 영상작업을 추가해서 연주-상영의 형태로 계속해서 만들어나갈 생각이 있어요. 이번 개막공연 때 발표할 <보이지 않는 도시>도 그 중 일부입니다. 완성된 작업이 아니라서 작품 중 일부를 소개할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영상과 음악을 공부해서 완성도 있게 만드는 게 계획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5.18에 관한 댄스필름을 제작 중에 있습니다. 댄스필름은 한마디로 현대무용가들이나 퍼포먼서들과 함께 작업해 그것을 10분 분량의 뮤직비디오 형식으로 만드는 것이에요. 함께 작품활동을 하는 ‘다큐유랑’이라는 크루도 있어요. 창작자들과 다큐제작자들이 모여 작품 제작 및 상영의 기회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만들어진 크루인데, 그 속에서 자체적인 배급-홍보를 통해 꾸준히 작품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화를 전공하다가 영상작업으로 넘어온 것이 특이해요회화에서 영상작업으로 넘어가게  계기와 한국화와 영상작업이 서로에게 미친 영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국화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영화 <취화선>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서 전공하게 되었어요. 막상 대학에 가서는 그림은 안 그리고 피아노만 쳤었죠. (웃음) 다시 그림을 그리겠다고 마음먹고는 한국화가 아니라 유화를 그렸어요. 그때그때 흥미에 따라서 움직였던 것 같아요. 영상은 영화 <헤드윅>을 보고 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헤드윅>을 보다 보면 중간중간 애니메이션이 나오는데 이러한 형식의 영상을 대학교때 만들어봤었어요. 이게 제 최초의 영상작업이었고 2009년 네마프에서 <쇼팽 이미지 에튀드>라는 제목으로 상영되었어요.

    요즘에는 연주와 영상을 섞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에게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은 없으나 연결지점이 많다고 느끼기는 했어요. 그림은 시각예술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매체인데 이를 공부한 것 자체가 영상을 만들 때의 구도나 색감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블라인드 필름>은 제가 그림을 그릴 때의 붓질과 스타일을 영상으로 구현한 예가 될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는 직접적으로 제 그림이 삽입돼요. 이렇게 생각해보니 회화와 영상이 서로에게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 같기도 하네요.

     

     

    작가님의 이전 다큐멘터리 <강정 오이군>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다룹니다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환경문제나 반대시위  여러 가지의 첨예한 문제들이 겹쳐있다고 생각하는데, <강정 오이군> 작업할  어떤 문제의식에 초점을 맞추었는지 듣고 싶어요.

    강정마을 해군기지 문제는 다루기가 상당히 방대한 주제였어요. 강정마을의 환경파괴 문제와 더불어 건설기지 과정에서 부재했던 민주적 절차의 문제, 또한 제주 4.3사건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제주도민들의 핍박 받은 역사 문제도 있습니다. 또한 해군기지 건설로 인한 주민공동체 파괴 문제 역시 심각했습니다. 동시에 이 모든 문제에 대해 저항하는 시민들을 향한 국가폭력도 겹쳐있었죠. 2012년부터 매년 강정마을을 방문하며 처음 관심을 가졌던 환경문제 이외에도 굉장히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작업을 시작할 때 이 모든 문제지점들을 한 작품에 다 담기에는 제 역량이 모자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것들이 왜 말이 안 되는가’에 대해 감성적으로 느끼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진행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이 영화를 봐도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도록 흥미롭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번 네마프 개막식에서 <피아노멘터리> 공연하시게 되었어요. ‘피아노멘터리라는 용어는 ‘피아노 ‘다큐멘터리 합성어로 보이는데 둘을 연결하게  계기와 의도는 무엇인가요?

    작업에 대한 레퍼런스는 일본의 미디어아티스트이자 음악가인 타카키 마사카츠였습니다. 그 분이 영상을 틀고, 피아노로 연주하는 식으로 활동하셔요. 사회정치적인 주제가 강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회화적인 이미지가 떠다니는 방식이 엄청나게 매력적이어서 내한공연도 가보고 <블라인드 필름>을 통해서 이런 식의 작업을 제가 직접 해보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개인전 ‘블라인드 필름’을 열며 시도해보았는데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아 계속 이어나가고 있어요.

     

     

    작가님의 이전작들과 <블라인드 필름> ‘폭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연결되는 지점이   같아요수많은 선택지  ‘폭력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사실 계속해서 ‘폭력’에만 집중해온 것은 아니었어요. 이전에 그림을 그릴 때는 숲 속의 자연,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몇 년 동안 작업했었고 얼마 전에 연출한 <덩어리>라는 다큐멘터리는 공황장애에 관한 작업이었습니다. 폭력에 집중하게 된 것은 대학 졸업 이후 처음으로 접한 사회현장인 강정마을 때문이었어요. 그 곳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한 사건들을 직접 관찰하고 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그러한 장소가 아주 많았습니다. 폭력이 일어나는 방식이나 장소는 다르지만 모두 같은 시나리오로 작동하고 있는 것 같았죠. 나중에는 어떠한 작업을 이어나갈지 모르겠으나 요즘에는 폭력에 관한 일들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조금은 무거운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예술성이 사회참여예술이 되었을 예술이   있는 가장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은 저도 평생 동안 저 자신에게 해야 할 질문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그러한 역할이 있기는 한 것일까?’라는 질문입니다. 제가 하는 작품은 투쟁장소나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효과를 주지는 못할 것이에요. 그래서 계속해서 작업하고 발표를 해나가지만 달라지지 않는 현실을 볼 때면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예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특별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은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에게 다가가 친구가 되거나 도움을 주려 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은 후원을 할 것이고 요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음식을 제공하겠죠. 혹은 말벗이 되는 것도 모두 도움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중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으로 하나의 역할을 수행하는, 그 정도인 것 같아요.

     

     

    영상작업을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가장 크게 고려하는 건 지루하지 않게 만들고 싶은 마음입니다. 요즘에는 SNS의 영상들도 몇 초 보지 않고 끝까지 볼지, 말지를 결정해요. 내가 장편 작업을 하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에요. 긴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갈 역량이 아직은 없습니다. 사람들이 지루하지 않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이번 네마프에서 개막공연을 관람할 관객들에게  마디 부탁합니다.

    <피아노멘터리>에서 신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라는 작업이에요. 이 작업은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라는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입니다. 그 소설은 마르크 폴로가 세계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와 왕에게 보고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가 보고하는 나라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의 도시들이에요. 그래서 왕에게 은유적이고 시적으로 보고하죠.

    저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성격의 도시 하나하나를 그림으로 그리는 작업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그냥 그리는 게 아니라 제가 느끼고 보았던 현실 도시의 문제들을 접합시켜 그림으로 그렸기 때문에 제가 해석한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작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실 겁니다. 혹시라도 이탈로 칼비노를 아시는 분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듯 해요. 한편으로 라이브 연주와 영상 상영을 엮는 작업은 제가 계속해서 발전시키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이번 공연이 하나의 쇼케이스 정도 되는 무대라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에게도 굉장히 실험이고, 영화제에서도 저를 부른 게 실험인 것 같아요. (웃음) 이번 공연은 기타리스트 정재영 씨와 함께 하게 된 만큼, 음악적으로 더욱 풍부한 사운드를 감상하실 수 있을 듯 합니다.

     

     


    바야흐로 폭력의 시대다. 오재형은 비일비재한 폭력의 광장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위로를 건넨다. 무력감 속에서도 자신이 건네는 위로에 대한 확고한 방향성과 꼿꼿한 한마디를 누군가의 손에 쥐어준다. 올해 네마프의 주제는 “말, 분리, 표류의 가능성”이다. 작가 오재형은 지나치게 넘쳐나는 말과 분노 어린 분리들 속에서 “표류”한다. 

     

     

    취재 및 정리  김혜림 루키

    사진 │ 김지원 루키

     

     

     

  • [9호] <깨어난 침묵> GT 현장
    NeMAF 조회수:5236 추천수:22
    2016-08-12

     

    8월 11일 오후 7시 반, 인디스페이스에서 박배일 감독의 <깨어난 침묵>이 상영되었다. <깨어난 침묵>은 막걸리 ‘생탁’을 만드는 부산 협동양조 노동자들이 직접 촬영한 2년여에 걸친 투쟁 과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상영이 끝난 후 임창재 감독의 진행으로 박배일 감독과 관객이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에 이 작품을 완성하셨는데 작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 영화는 2014년 4월 파업에 돌입하신 협동양조 노동자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파업에 돌입하셨을 당시 그 상황들이 언론에 보도가 잘 안되어서 제가 활동하고 있는 오지필름에서 속보 형식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전작 <밀양 아리랑>을 작업 중이었기도 하고 제 개인적으로도 내적 고민들로 인해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속보 형식은 되지 못했고 지금에서야 나오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협상이 거의 끝나가는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속보 형식으로 만드시려다가 그렇게 하지 못하셨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를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원래 30분 정도의 속보 영상을 만들려고 했었어요. <밀양 아리랑>의 개봉을 준비 할 때도 생탁 파업 현장 촬영을 계속하긴 했는데 <밀양 아리랑>의 개봉 후에 ‘영화가 관객들에게 다가가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의심을 했던 것 같아요. 현장에 1년, 2년 있으면서 영화를 만들고 개봉을 했는데 관객 수는 천 명, 이천 명 밖에 안 되니까. 저는 영화를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했는데 ‘이 도구가 이 시대에 적절한 건가?’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많았죠. 그 고민들로 한 1년 정도 영화를 안 만들고 시간을 그냥 보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들이 잘 쌓여서 <깨어난 침묵>의 마무리 작업을 할 때는 그 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는 했죠. 하지만 그 당시에는 ‘영화가 무엇을 할 수 있지? 영화가 뭐지?’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에 꽉 찼던 시기여서 저 스스로 한 발짝도 못 내딛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인 내적 고민이 많았던 것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이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영상이 전부 흑백으로 되어있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 건지 궁금합니다.


    영화에서 눈치 채셨겠지만 60% 정도는 노동자분들이 직접 찍은 영상들을 활용해서 영화를 만들었어요. 제가 <밀양 아리랑>까지는 그 분들의 이야기를 제 나름대로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서 전달하여 대중들로 하여금 그 사안에 동의하게 하거나 행동을 바꾸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영화를 만들었던 것 같은데 앞서 말씀드렸던 개인적인 고민 이후에는 제가 현장에서 체험했던 것들이나 그에 따른 느낌들을 영화 속에 많이 녹여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깨어난 침묵>을 작업할 때도 제가 생탁 파업 현장들을 접하면서 체험했던 것, 느꼈던 것들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흑백으로 거칠게 표현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상들을 흑백으로 하지 않았을 때는 노동자분들이 조끼를 입고 나오시기 때문에 화면 대부분이 빨간색이에요. 사람들이 빨간색으로 찬 화면을 보면 혹시나 선입견을 가질까 우려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또 영화에 담긴 노동자들의 현실이 짧은 시간 내에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안타까운 현실을 표현하려는 의도도 있었습니다.

     

     

    관객: 영화의 앞, 뒷부분에서 노동자 분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영상을 넣지 않고 화면에 나레이션을 넣는 방법을 선택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우선 나레이션은 아니고 전부 직접 인터뷰 했던 사운드를 넣은 거예요. 이 영화를 만들 때 협동양조 노동자분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싶고, 또 사람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지금 투쟁하시는 분들이 다섯 분이세요. 그래서 누군가를 주인공으로 할 필요 없이 다섯 분의 이야기를 모두 넣자고 결정했죠. 영화 제목이 ‘깨어난 침묵’인데 저는 침묵이 깨어났다는 것은 다시 침묵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 했어요. 침묵의 상태에서 용기를 갖고 외침으로 깨어났지만 여러 주변 환경 때문에 그 외침을 다시 침묵하게 만드는 그런 것을 구조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은 안 나오지만 행동을 담은 영상에 인터뷰 한 사운드를 넣었죠. 처음에 노동자분들의 얼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을 촬영하기 전에 투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말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그리고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카메라를 응시해달라고 했죠. 어떤 분들은 기뻤던 순간을 말씀하시고 어떤 분들은 슬펐던 순간을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관객: 영화 중간에 새를 꽤 오랫동안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음식을 만드는 공장에 새가 들어와 있다는 것은 위생적으로 잘못된 환경입니다. 그런 것을 보여주기 위해 협동양조 노동자분들이 취재한 영상이에요. 그리고 숨소리를 통해서 이런 공간에서 노동자분들이 숨차게 노동을 하고 계셨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화면에 슬로우 효과를 주기도 했어요.

     

     

    협동양조 노동자분들에게 촬영을 부탁했을 때 어려워하시거나 하지는 않으셨는지?


    영상들 대부분은 누가 시켜서 찍은 것이 아니라 노동자분들이 회사의 불법 행태를 고발하고 자신들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하고 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 찍으신 거예요. 저희가 파업 발생 50일 정도 후에 찾아갔는데 이미 찍고 계신 상황이었어요. 그 영상을 보고 이걸 활용해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물론 저희가 가지 못하는 공간이나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노동자분들에게 적극적으로 찍어주시기를 부탁한 적도 있어요. 노동자 분들은 촬영이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촬영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으셨던 것 같아요.

     

     

    부산 협동양조 파업을 다룬 방송들도 있는데 그 방송 영상들을 활용하지 않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처음엔 속보 영상을 계획했었는데 KBS, MBC 그리고 뉴스타파가 이 문제를 다루면서 이 사안을 잘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면 그냥 그것들을 소개하면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속보 영상을 만들 필요가 없어졌고,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죠. 그래서 나온 결론은 제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협동양조 노동자 분들로부터 들었던 것, 그리고 제가 체험했던 것을 영화 속에 녹여내는 것이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내가 찍은 것과 노동자 분들이 찍은 것 외에는 쓰지 않고 내가 체험한 것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는 원칙을 세웠죠. 사진들도 노동자 분들이 다 직접 찍은 것들이에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작업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최근에 작업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요즘 독립영화관들이 많이 문을 닫는 상황인데 부산에 있는 영화관 한 곳도 올해 연말에 폐장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 영화관을 중심으로 영화나 영화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제가 살고 있는 부산광역시 사상구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5년 전부터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 완성까지는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2016.08.11.


    진행 │ 임창재 감독
    기록 │ 정솔지 루키
    사진 │ 강보람 루키

     

  • [9호] <글로컬 구애전 단편4> GT 현장
    NeMAF 조회수:4741 추천수:21
    2016-08-12

     

     8월 11일 목요일 오후 3시 30분 종로 인디스페이스에서 경쟁부문의 [글로컬 구애전 단편4]가 상영되었다. 이날 GT는 김장연호 집행위원장의 진행으로 <안나카레리나에 관한 몽타주>의 김다연 감독 <그 누구의 딸>의 김창민 감독이 참석하였다. 이하는 이날 GT에 대한 기록이다.

     

     

    먼저 감독님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김다연 : 안녕하세요. 저는 <안나카리나에 관한 몽타주>를 만든 김다연입니다. 반갑습니다.

     

    김창민 : <그 누구의 딸>을 만든 김창민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안나카리나에 관한 몽타주>를 보고 김다연 감독님이 ‘안나 카리나Anna Karina 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가’ 생각했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 여쭙고 싶습니다.

     

    김다연 : 안나 카리나는 제가 좋아하는 배우 이기도하구요. 좋아하는 감독은 장 뤽 고다르 Jean Luc Godard인데, 고다르 감독의 영화에 많이 출연한 배우인 점도 있구요, 작품에 대한 구상은 처음 촬영, 편집을 배웠을 때 제가 좋아하는 감독들의 작품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궁금해서 파일들을 편집해두고 쇼트의 변화를 방향키들로 왔다 갔다 하면서 해 보았어요. 그때 방향키 속도를 제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서 제가 바꿀 때 마다 변하는 이미지들과 그런 것들이 재미있었는데요. 나중에는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감각적인 작업이라고 느꼈어요. ‘파운드 푸티지 found footage ’ 작품으로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셨을 것 같은데요. 또 사운드에 굉장히 영향을 받은 장면구성이었던 것 같구요. 그리고 재구성으로 편집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감각적인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구성을 처음부터 의도하신건지 그리고 작업하실 때 어떤 기준으로 편집을 하신지도 궁금합니다. 

     

    김다연 : 말씀하신 것처럼 서사가 사라진 채로 장면들을 재구성을 한 작품이에요. 장면의 재구성은 한 프레임씩 혹은 두 프레임씩 반복하면서 생기는 리듬감에 의자해 편집할 수밖에 없었구요, 그러다보니 영상보다는 사운드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했습니다. 

     

    요즘에 이번 작품같은 ‘파운드 푸티지 found footage’  작업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여러 영상들을 봐왔는데요. ‘감독님의 작품은 가장 감각적이지 않은가’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엔 김창민 감독님께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작품의 주제 자체가 상당히 어두워요. 그리고 국내의 경우 성범죄율이 많다보니 여성운동단체에서 이들에 대한 처벌을 논할 때 ‘어쩌면 가족이라하는 또 다른 피해자들을 생각하지 못 한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작품을 보면서 해봤어요. 또 작품 속 주인공에게도 어머니와 동생 같은 다른 가족들이 있었을 텐데 부녀지간만을 보여주고 딸이 주인공으로 설정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창민 : 우선 작품은 제가 집에서 성범죄자의 고지서를 받았을 때 생각하기 시작했구요. 작품에 극적인 아이러니함을 만들기 위해서 또 다른 피해자인 것 같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해보는 것도 새로울 것 같아 설정해보았습니다. 

     

     

    작품에서 주인공이 남장을 하는 캐릭터로 나오는데 ‘그런 설정이 필요한 장치였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꼭 남장을 해야만 해야 했을까’라는 의문도 드는데요. 그런 성격의 캐릭터로 연출해 보이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김창민 : 처음에는 놓치는 부분이 많았어요, 예민한 문제이기도 하고 제가 여성이 아니기도 하구요. 그래서 주변의 여성분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고 나름대로의 추리에 추리를 하다가 ‘여성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숨기는 모습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관객: 두 감독님 모두에게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먼저 <안나카리나에 관한 몽타주>를 보는데, 제가 작품에 소재가 된 여자배우는 몰랐지만 사운드는 굉장히 무섭고 괴기적인 느낌이었어요. 작품을 만드실 때 그런 느낌의 사운드를 의도하신건지 궁금합니다. 

     

    김다연 : 제가 따로 사운드 만든 것은 아니에요. 타이밍을 변조하고 혹은 프레임을 늘리면 사운드도 동시에 길어졌는데요. 제가 하는 작업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사운드입니다. 

     

     

    관객: 다음으로  <그 누구의 딸> 김창민 감독님에게 질문 드리겠습니다. 영화에서 딸이 성범죄자의 자식으로 겪는 아픔도 보이지만, 성범죄자일지라도 아버지이고 가족이 있는 것 때문에 동정심을 일으키는 것 같았어습니다. 질문은 그런 감정의 동요역시 의도된 부분인지 묻고 싶습니다.

     

    김창민 : 일단, 가족이 관련되면 신파가 일어나죠. 그 가족이라는 연결고리 하나가 그런 감정을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본다면 계획된 것 일수도 있겠죠. 

     

     

    관객: <그 누구의 딸>에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영화에서 벽지의 얼룩 같은 흔적이 있는데요. 대충감은 오는데, 감독님은 그 얼룩을 어떤 의미로 연출하셨는지 궁금하구요. 다음으로는  마지막 제사 장면에서 주인공이 가발을 벋는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합니다. 

     

    김창민 : 얼룩은 곰팡이 인데요. 곰팡이 라는게 잘 안 지워지고 쉽게 퍼지잖아요. 아버지의 죄를 표현한 오브제이구요. 다음으로 가발을 벗는 장면에 대한 질문을 자주 듣는데요. 저의 의도는 사건이 지나 1년이 지난 후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어요. 머리가 길었다는 것은 시간의 지남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기억과 상처는 남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연출했습니다. 은혜라는 캐릭터가 자유로워 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아버지 존재에 대한 문제였던 거죠. 그것이 해결이 된다면 자유로울 법도 했지만 그래도 마음의 상처는 그리 쉽게 지워지지 않는 거죠.   

     

     

    관객: 영화 관련보다는 촬영에 대해서 궁금한데요. 유명한 감독이라면 로케이션이나 그런  점에서 편한 부분이 있을 텐데, 독립영화이다 보니 그런 점에서 힘든 점은 없으셨을지 궁금합니다.

     

    김창민 : 저는 영화 전공은 아니에요. 그래서 가장 힘든 일은 스텝을 구성하는 부분이었구요. 이전에는 영화, 방송가 쪽에서 미술경력이 조금은 있다 보니 스텝들에 대한 소개는 조금 있었어요. 그리고 말씀하셨듯이 로케이션같은 부분들은 정말 발품팔고 알아보고 하면서 만들었습니다.  

     

     

    관객: 저는 김창민 감독님에게 묻고 싶은데요. 하나는 영화 중반부에 연인으로 보여준 한 여자의 사망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의 용의자가 아버지로 덤태기 씌워지는 상황을 왜 보여주려고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다음으로는 영화에서 딸이 아버지에게 “왜 그랬어”라는 대사를 여러 번 하는데, 제 생각에는 그 대사가 성범죄자 들에게 하는 추궁 같았어요. 그러면서 또 영화 후반부에서 화장실에 들어간 아버지의 대답은 없이 물소리만 들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버지의 자살을 암시하죠, 그 장면에서 말하는 “왜 그랬어”는 “왜 자살했어”라는 의미로도 들리면서 여러 궁금증들이 들었는데요. 그런 반복되는 대사 속에 담긴 의미들이 궁금합니다.

     

    김창민 : 제가 상황과 의미를 여러 가지로 합쳐 놓기를 좋아 하는 것 같아요. 영화 속 대사 “왜 그랬어”에 대한 의미는 아버지의 과거에 대한 물음일 수 있구요. 또 ‘왜 나를 보고 갔나요’ 라는 의미의 대사로 사용했구요. 다음으로 사망사건과 관련해서는, 일단 은혜의 입장이라면 제일 먼저 아버지가 걱정이 될 것 같았어요. 그리고 ‘또 아버지와 연관되는 상황들이 벌어지는 건가’라는 피해의식 속에 살 것 같아서 그런 의도에서 연출했습니다.

     


     
    두 분의 작업 다 감각적이었고 잘 보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만드실 작품들에 기대가 많이 되는 데요. 마지막 인사로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다연 : 지금 준비 중인 작업은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나의 영화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가’라는 답을 찾아가는 에세이적인 영화를 준비 하고 있습니다. 

     

    김창민 : 영화 라는게 만들 때는 힘들지만 또 하고 싶거든요. 지금은 올 겨울에 만들 작품 기획중이구요. 앞으로 지원이 잘 된다면 11월에서 12월 정도에 촬영될 것 같습니다.

     

     


    2016.08.11

     

    진행 | 김장연호 집행위원장
    기록 | 최상규 루키
     사진 | 강보람 루키

  • [8호] 트레이시 모팻 고동연 미술평론 토크
    NeMAF 조회수:5264 추천수:24
    2016-08-11

     8월 10일 수요일 오후 1시 종로 인디스페이스에서 트레이시 모팻(Tracey Moffatt 1960-) 회고전 <트레이시 모팻 단편1>이 상영되었다. 트레이시 모팻은 호주를 대표하는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으로 이번 네마프에서는 그녀의 장편과 단편 영상물들을 선보였다. 이날은 특별히 영화 상영뒤 고동연 미술평론가가 작가에 관한 강연을 진행해주었다. 이하는 이날 강연의 기록이다.

     

     김장연호 집행위원장: 올해 네마프에서는 [트레이시 모팻 회고전]을 진행했습니다. 비록 작가가 미술계 사진작가인 사람이라 영상물에 대한 보존은 잘 안되어 어렵게 호주를 비롯한 여러 국가 갤러리에서 가져오고 또 영상들에 대한 스크립트가 없어서 일일이 번역을 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렇게 보러 와주신 관객분들에게 감사드리구요. 오늘은 고동연 미술평론가 선생님이 현대미술사와 모팻의 작업을 연계해서 강연을 해주실 예정입니다. 오늘 이 시간을 뜻 깊게 해주실 고동연 미술평론가님을 자리에 모시겠습니다.

     

     고동연: 네 안녕하세요. 우선 저도 마찬이고 또 진부한 표현 이지만 현대미술의 경계가 혼돈 된 상태이라서 트레이시를 영화감독인지 사진작가인지 아니면 또 다른 무엇으로 정의해야할지 힘든 부분이 있어요, 또 작가 본인도 스스로의 정체성에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지 안고 그때 그때 아티스트 적으로 설명을 하고 ‘일관성이 없어도 된다’는 설명도 하죠. 그리고 오늘 아침에 <신들리다 BeDevil>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작품에 연극적인 요소도 많구요. 트레이시 모팻은 [디아 아트센터 Dia Art Center] 에서 전시를 한 것 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그 사실뿐만이 아니라 현대의 영상예술역역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지금 [플랫폼L]에서 하는 양푸동의 전시의 경우를 보아도 굉장히 유사한 측면이 있거든요. 또 한편으로는 자기가 화가들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오늘 본 다큐멘터리 중간에도 수녀들의 모습을 산의 형태에 비유하는데요. 수녀의 모습을 그저 굉장히 순수한 시각적 즐거움으로 보고 있어서 낮설기도 해요. 그런 혼돈의 상태가 어렵지만 현대미술의 중요한 특징이구요. 그리고 우리가 여러 가지로 복잡하게 해석할 수 있는 배경들도 실은 현대미술의 다른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집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구분하기 많이 힘들어졌어요. 왜냐하면 요즘에는 인터넷을 통해 매체도 바뀌었고 인식되는 방식 미학적인 것에도 많은 변화가 있기 때문인데요.  

     

     오늘 강연은 사진사와 관련해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up in there>에서 나오는 사진인데요. 현대사진과 다큐멘터리 사진의 주요 특징은 중 하나는 영화적 사진을 만드는 것입니다. 예전에도 사진에는 이야기는 있었어요. 지금과의 차이점이라면 그것을 직접적으로 전달해왔죠. 근데 80년대부터의 사진들을 보면 전통적인 기술을 포기하는 예를 들면 구성한 듯 안한 듯, 컬러와 흑백을 동시에 작업하고 등등 이런 사진의 추세가 지금을 낯설지 않지만 그 자체는 분명 낯선거죠, 왜냐면 스타일의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 일관성이 없다는게 중요한 특징이고 변화에요. 그들을 포기하는 대신에 요즘 사진은 이야기의 전달을 얻었어요. 단 우회적인 것이 특징이죠. 우리가 영화를 익숙히 보아온 세대이지만 서사를 포기할 수는 없는 거죠. 

     


     “나의 작업은 감정과 드라마로 가득 차있다 당신은 네러티브를 사용해서 그 드라마를 파악 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의 네러티브는 언제나 간단하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그것들을 뒤튼다.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은 있지만 정통적인 시작과 끝 그리고 종결은 없다.”

     

     이런 것이 영화작가로서는 낯선 말은 아니지만 사진작가로 본다면 분명히 흥미로운 측면이 많은 말이에요, 전통적으로 사진작가들에게 하나의 큰 룰은 베르그송이 말한 듯인 “극적인 순간을 포착해라”를 였죠. 왜냐면 사진은 오래전부터 그냥 현실을 찍는 거예요. 아무나 일상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모두를 사진작가로 생각할 수 있어요, 전통적인 미술작가와 달리 기술의 능숙함이 기준이 아니어서 그래서 사진가들은 다른 사람이 못 가본 곳을 찍거나 혹은 우연한 순간을 포착하거나 그런 시선이 굉장히 중요했어요. 그래서 일상적인 풍경을 찍어도 극적이게 만들고 사람들에게 그렇게 보여주는 것이 전통적인 사진가의 양성법 이었어요. 그런데 극적인 듯하고 사진 속 사람들의 모습이 정상은 아닌데 우리가 말하는 극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의도적인 장치는 없죠. 하지만 동시에 기이해요, 그런 게 굉장히 틀고 틀어서 교묘하다는 거죠, 상당히 우연적이지만 동시에 그렇지 않은 게 현대 사진의 주요 흐름이구요. 특히 패션 사진처럼 완벽히 기획되고 연출된 사진이 아닌 다큐멘터리 사진에서 많이 등장해요 혹은 그 외 넓은 사진의 분야애서도 등장합니다.

     


     방금 본 <Something more> 이것도 기이해요. 제목이 전반적으로 무책임 하죠. 왜냐 사진작가는 전통적으로 사실전달의 임무가 있었고 그렇기에 소재를 정확히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데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제목이죠, ‘Something’ 이란 말도 가치가 있는 듯 없는 듯 말하는 표현이기 떄문에 ‘나도 진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몰라’라고 굉장히 무책임하게 던지고 있어요. 그렇지만 눈썰미 있는 분들이라면 느꼈겠지만 자세히 보면 또 기이해요. 연출되었다는 의미죠. 그렇지만 정확히 어떤 순간인지 잘 모르겠을 측면이 있어요. 게다가 오늘 단편에서 보았지만 굉장히 많이 차용하죠. 오늘 본 <Something more 무엇인가 뭐>이 작품 정말 말하기 힘들어요, 이 작업이 만들어진 것은 89년인데요, 그렇다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신디 셔먼 Cindy Sherman’ 사진작가를 생각할 수 있어요. 신디 셔먼이 여성작가로서도 중요하지만 그녀가 유명한 말을 남겼어요, 원래 신디 셔먼은 미술을 하려고 미대에 갔다가 사진도 재밌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교수가 ‘너는 사진을 못 찍는구나’라고 했데요. 그래서 셔먼은 사진을 개념적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데요. 그니깐 기술은 되게 조약한 듯한 느낌을 주면서 소재들은 영화로부터 많이 차용해요. 왜냐면 이 세대들의 특징이 영화를 많이 보고 자랐거든요. 모팻도 영화광이지만 셔먼도 영화광이에요. 80년대 포스트 모더니스트의 줄리아 슈나벨Julian Schnabel을 비롯한 화가들이 지금은 영화를 하는 것도 그들이 영화광이었기 때문이 죠. 이 시기 7080대에는 본격적으로 미술계 영화광들이 많아진 시기에요, 그래서 오늘 강연도 이 시기로 잡았습니다.

     


    신디 셔면 <무제> 1978 

     

     신디 셔면은 잘 아시겠지만 자기를 연기하죠, 이런 모습이 모팻에게도 많이 보여요. 자전적인면도 있고 가족들을 많이 보여주기도 하죠 자신을 행위예술가로 규정한 부분도 있었구요, 그런데 그 행위와 연기들이 어딘가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이에요. 그래서 스크린을 보면 전형적인 섹시스타의 모습으로 보이죠. 그리고 반대편 셔먼의 작품에서도 문지방에 있으면서 뭔가 성적인 상황을 암시하는 여성의 모습이구요, 작품이 차용을 하고 비평적인 이슈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뭔가 조금 아리송해요. 뭐냐면 우리가 어떤 단편영화를 본다면 어떤 부분은 ‘인종차별을 비판하네 근데 저 연출은 너무 감정적인 것 아닌가’라는 느낌을 갖게 되요. 그래서  대중소비문화가 만들어낸, 우리가 보통 비판하는 여러 이슈들을 이용하고 차용하면서도 비판하기도 하는 굉장히 복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죠. 그 시대에 이런 사진들이 많이 나왔어요.

     


    리처드 프린스 <무제 (카우보이)> 1980-89 
    1960년대 웨스턴 영화 섹시스타의 예 

     

     사진을 보시면 뭔가 되게 영화에 나오는 듯 하죠. 리처드 프린스Richard Prince 의 위 사진 같은 경우에는 영화 속 장면을 다시 연출해서 찍은 작품인데 이런 작가들이 굉장히 그 시대에 많았어요. 그리고 이건 아까 말한 굉장히 웨스턴 모던의 섹시스타죠. 마를린 먼로도 웨스턴영화에 나오거든요. 근데 이 웨스턴 모던의 영화가 장르가 우리의 머릿속에는 어떤 이미지로 남아죠, ‘어디선가 본 것 같아’ 우리 머릿속에 남아있는 동시에 작가도 공유하는 무의식적 포즈, 느낌 유형 이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사용하죠. 그러면서도 동시에 자세히 보면 아까 <Somthing more> 시리즈에서 동양 남성이 중국풍의 옷을 입은 서양여성의 사진의 그 모습이 일차적으로는 굉장히 금지된 관계인데, 웨스턴 영화는 그런 금지된 관계를 소재로 많은 작품을 보인 장르에요. <포카혼타스>도 그렇구요. 30년대 까지는 인디언들과 대립적 관계만 보여주다가 그 전후부터는 여성에 대해서만은 굉장히 섹시하게 포장해서 멋있고 우월한 백인 남성과의 사랑을 보여주었죠. 거기서 부터가 웨스턴 장르를 조금은 덜 촌스럽게 만드는 부분이기한데, 그래서 웨스턴 장르가 오랫동안 금지된 사랑, 인종을 초월한 사랑이 주요한 소재였는데요. 이런 것들이 굉장히 층층이 들어있어요. 딱 보면 한눈에 알아차릴 수는 없지만 자세히 본다면 마치 끝말잇기 숨은그림찾기와 같죠. 그래서 질문을 하게 되요. 뻔한 포즈인데 부자연스러워요. 아까 영사에서 스튜디오 촬영을 한다 했는데 굉장히 빛을 강하게 사용하죠. 은은한 사진은 만들지 않죠. 실은 상당히 평면적으로 보이는 특징이 있어요, 이 말은 ‘실제 공간과 시간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차용을 주로 하는 작가들에게는 유용한 방법이죠. 이미 잘 만들어진 이미지들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는 거죠.

     


     모팻에 대한 비판중 하나가 소재의 무분별함입니다.  페미니스트 같은데 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하만 이 소재들 모두가 주요해요,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소재가 2개 있다면 자연과 가족이에요. 두 개 모두 일상적인 삶에서 일어나죠. 뭐냐면 이번 상영 전 <Be Devil>을 보셨다면 알겠지만, 초반부에 아름다운 음악이 나오면서 정형화된 호주 중산층 가정의 모습이 보이고 호수에서 노래 부르며 아름다운 자연을 카메라에 담았죠, 7080년대 사진이 개념화 되면서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 같은 기호학자들의 영향이 컸는데요. 그 학자들의 관심도 대중문화에요. 대중문화는 아름다운 굉장히 평온한 자연과 가정의 이미지들을 만들어내죠. 원형적인 상태에요, 평온한 자연은 폭력이 없어야 유지 되요, 우리 모두 안에 욕망이 없어야 유지 되요. 평온한 가정도 갈등이 없어야 완벽한 가정이 가능하죠. 그래야 인류의 영원한 발전이 가능해요, 그래서 자연과 가족의 이미지가 대중매체를 통해 어떻게 재현되는가에 특히 기호학자들이 관심을 가져요. 그들의 핵심적인 연구 분야가 뭐냐면, 우리가 언어 말고도 다양한 수단으로 소통하는데 그중 시각적 이미지를 통한 소통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면서 특히 롤랑 바르트는 최초의 ‘대중 인문 과학자’라고 이야기 할 수 있죠, 그의 집중하는 것은 자연인데 이 말에서도 여기서도 나타나요, 그가 말하길 ‘신화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특정한 대화’ 라고 했는데요. 무언가 소통하는 방식임을 말하는 거예요. 옛날의 기호학자들의 특징은 단순히 언어로 논리적 언어로 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소통에 관심을 가져요, 그래서 ‘인덱스’니 하는 굉장히 어려운 용어들로 설명하죠, 그리고 미셀 푸코 Michel Foucault 같은 경우에는 ‘사일런스’ 침묵이라는 굉장히 인간의 다양한 소통에 관심을 가진다고 이야기하는데 ‘신화라고 하지만 신화가 어떻게 우리 대중문화에 나타나는가’말했죠. 이게 무슨 말이냐면 얼마나 우리 대중문화 속에 대중문화를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들을 일종의 특정한 권력의 형태로 보여주느냐 에요. 근데 그 특정한 권력은 언제나 자연과 가족을 편안한 상태로 만 보여주죠, 그래서 우리의 무의식 세계에 즉각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자연스럽게 원형적으로 만들어 보여주는데 그러면서 이것이 되게 자연스럽게 보이지만, 돌아가면 아까 <Be Devil>에서 아름다운 호주를 보면 호주로 놀러 가보고 싶잖아요. 굉장히 그런 아름다운 이미지로 환상을 주는데. 잘 보면 어때요 그 안에서도 호수에서 요트를 모는 사람들 모두 백인 중산층이죠. 기호학자들도 이론가도 그렇지만 대중문화 안에 깔려있는 이데올로기를 파해치 것또한 예술가의 일이기도 하죠.

     


    디코르시아 <삶의 이야기>

     

    그러면서 90년대에는 진짜 가족과 연관된 이미지들이 많이 있어요, 모팻도 그렇고 또 모팻이 굉장히 자전적인 작가라고 많이 이야기하는데 그 자전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인종차별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기보다, 생모가 있지만 보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기 위해 ‘postable’ 맡겨진 거죠. 아까 <Be Devil>에서 나온 어떤 아줌마가 굉장히 인조적인 고루한 모습에 막 진주목거리 화려한 치장으로 나오죠. 그런데 닉이 라는 아이를 기억한다고 이야기 하며 그 원주민 아이를 기억할 때 우리는 ‘이 아줌마가 착안 사람이가?’ 라고 생각하는데 그 영화가 굉장히 자전적이거든요. 결국 대분의 많은 원주민 아이 출신들이 자신들의 뿌리에 이중적일 수밖에 없죠.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원하면서도 동시에 현실적으로 고려하면 백인 중산층의 가정을 택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선택이라는 건 아니지만 그러한 배경들을 스스로 알고 자라온 세대라서 가정에 대한 이야기 작업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당시 디코르시아 DICORCIA 같은 사진작가들이 앞으로도 등장하는데 장르자체는 별거 아닌데 연출된 가족사진을 책을 만드는데 잘 보면 인종적인 측면은 있고 겉으로는 아주 멀쩡한 중산층 가정의 모습이 재현되어있습니다. 

     

    <scarred for life>의 사진 속 스토리에 거짓도 없지만 엄청난 드라마도 아니에요. 그리고 사진 속 인물들의 표정도 엄청난 슬픔의 연기도 아니고 진짜로 그런 표정을 지은 것도 아니어서 모호해요, 그런 모호함을 강조할 수 있도록 고화질이 아닌 그을린 듯 만들었죠. 이런 것들이 현대 다큐멘터리의 특징 중 하나인거죠. 그리고 아까 모팻이 말한 것처럼 사진 속 인물은 동네에서 보이는, 가정에서 부모와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에요. 그런데 모팻의 사진에 대한 제 생각은 소재들도 그렇지만 특히 화면에서 드라마틱한 순간이 뭔가 빠진 것 같아요. 오른쪽 <unuseless>를 보더라도 구직에 실패한 아이에게 부모가 ‘너 쓸모없구나’ 라고 이야기 했데요, 그 말을 듣고 난 뒤 그 아이에 대한 이미지에요. 근데 그 말하는 순간이 아닌 애매한 모호한 순간에 포착해 두었죠. 사건에 중심의 시간에서 조금 벗어난 타이밍에 대상을 포착하고 있으며, 그리고 이 소재들도 우리가 전통적으로 영화하고 다큐멘터리로 만들만큼 극적인 사연의 인물들도 아니에요, 원래 다큐멘터리 작가들도 비행청소년이라는 극적인 사연의 아이들을 찍었는데 점차 90년대로 가면서 아주 비행보다는 일상적인 삶속에서 퉁명스러운 사람들로 이야기하고 있죠.

     


    Heart attack  / 'Brith certificate'  

     

     출생에 관한 비밀을 이야기하는 사진인데요. 부모가 아이에게 출생증명서를 던진 거예요. 그러면서 아빠가 사실은 아이의 생부가 아니라고 밝히는 이야기죠. 물론 이야기는 비극적이에요 근데, 조그마한 크기로 글씨가 써 있는 게 참 재밌어요. 너무 길게 적지도 안고 딱 간단히 설명만 해주는 것이 처음에는 잘 모르겠죠. 그니깐 슬픈 것은 알겠는데 엄청나게 슬퍼 보이지는 안는 거죠. 그리고 출생증명서도 잘 보이지도 안구요, 그 증명서를 던지는 장면도 아닌 살짝 비껴난 순간을 보여주죠. 뭐 그렇게 되면서 우리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도 있지만요. ‘백인이 아닌 가난한 가계에 혼외자의 자식...’ 이런 식으로 말이죠. 


     <up in the sky>도 마찬가지에요. 소재 자체가 호주 사회망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에요. 근데 어때요. 아까 모팻이 말하는걸 보면 하늘이야기 밖에 안하죠. 웃기죠. 이런 곳에 가서 사진을 찍는데 하늘얘기만 하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하늘에서 봤다’라는 것도 굉장히 이중적인 말이에요. 하늘에서 보면 다 아름답죠. 또 실제로 사진도 아름답구요, 이런 것이 이중적인 의미를 갖게 하는 거죠. 그렇다고 전통적인 다큐멘터리랑 완전히 다르지는 안지만 그래도 전통 다큐멘터리는 훨씬 충실해요. 전통 다큐멘터리는 그 사람들이 자신들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과정에 장기간 그들 곁에 머물고 취재하며 그런 경험들과 교감을 바탕으로 찍는 건데, 모팻은 다른 방식을 보이고 있죠. 그리고 제목이 <하늘에서 보다>인데 거리를 둔다는 의미에요. 그들의 삶속에 들어가지 안죠. 하늘에서 보았을 때는 모든 것들이 아름답잖아요. 굉장히 그런 거리두기가 모팻의 작업에서 많이 들어나요, 클로즈업할 때와 멀리서 바라볼 때, 클로즈업을 하면 굉장히 우리에게 어떤 사회의 이슈들이 다가오잖아요. 하지만 멀리서 볼 때는 이상한 것은 감지할 수 있지만 크게 다가오지는 안거든요. 우리가 실은 그걸 보고 지나칠 수 있다는 거에요. 우리가 감지하지만 무시하고 싶을 때 멀리 거리를 두잖아요, 다큐멘터리를 하는 사람들도 ‘멀리 거리를 두면서...’ 라는 말을 하는데 그런 태도가 이중적인 거에요. “내가 너 도와줄게”라는 불필요한 관여가 없다는 측면에서는 도덕적인 정당성을 가질 수 있기는 해요. 근데 한편으로 다큐멘터리 작가 혹은 사진작가가 빈민층이나 불우한 이들을 소재로 다루었을 때. ‘그들은 어떠한 사회적 의무를 다해야하는가’라는 전통적인 정의로 부터도 거리를 두고 있는 거죠. 

     

     

    ‘본격적인 아웃백에서‘ 

     

    이런 점이 신기해요. 아웃백에서 찍었는데 ‘거리를 둔다’는 것이 신기하죠. 왜냐면 영상은 자기가 만든다는 측면이 있는데 여튼 독특한 거리를 두고 있어요. 그리고 결국은 이 사람들이 굉장히 힘든 사람들이에요 원주민도 아닌 사람들인데 말이죠. 제가 상상하기로는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이탈한 사람들이 많거든요. 인종적으로 결합된 이런 사람들이 사는 극빈층의 거주구역이 아닐까 싶어요, 왜냐하면 호주 아웃백에 원주민들이 사는 곳은 굉장히 풍경이 아름다운데 어중간 하거든요.

     


    Fourth #2 / 3

    오래는 안하고 이 정도에서 슬슬 결말을 지을 것 같은데요. 오래전 올림픽의 사진이에요. 4등을 한 선수를 담은 사진인데요. 재밌는 것이 여러 가지 있는데요. 우선 TV 중계를 하다가 중계가 끝나면 TV는 더 이상 보여주지 않죠. 그 이후는 그저 메달을 딴 선수들만 하루 종일 보여주지 아닌 사람들은 보여주지 않잖아요, 그래서 모팻은 그 선수가 경기가 끝나고 뭘 하고 있는지 궁금했대요. 이런 점이 계속 되는 소재이죠. 정확히 말해서 인종차별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지만 모팻은 원주민의 피를 받았지만 그 계층은 아니에요. 중산층 백인의 집에서 살고 있고 고등교육도 받고 여행도 맘껏 다녀요. 그러나 부모님은 생모가 아니고 후견인인 인물이기에 뭐라 말 할 수 없는 계층에 있는 거죠. 제 생각에는 작가 본인도 그런 배경이 있어서인가 정확히 분류할 수 없는 미묘한 부분과 사람들을 잡아내고 만들어내는 것에 예민한 감각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모팻이 사진, 회화, 연극을 좋아해서 평면적인 특징이 있는데요, 

     


    ‘4등’ 

     

    모팻이 4등을 궁금해 했다했잖아요, 하지만 중계가 끝나면 4등은 나오지가 않죠. 그래서 너무 힘들었다는데, 모팻이 4등을 고른 이유가 뭐냐면 “대부분 그들의 표현은 표현이 없습니다. 그것은 일종의 인간의 얼굴을 가로지르는 주어진 표현인데 (‘유형화 할 수 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그런 표정이 ‘오, 제게’라는 마스크를 파악하는 것이 대단하고 아름답지 않은가.” 라 했는데요. 그러한 표정이 뭐냐면 ‘오, 제게’인데 ‘’정신이 없어서 화도 못냈다‘ 라는 거예요. 그 몽롱한 순간이 모팻에게는 흥미로웠다는 거죠. 멍하지만 그냥 멍한 것이 아니라 올림픽을 위해 되게 열심히 했지만 4등밖에 못해서 되게 짜증이 나는데 근데 화를 내고 표현할 만큼 기운이 없는, 되게 묘한 그 순간이 자기는 흥미로웠고 아름다웠다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모팻에 대해서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지만 소재적인 측면 미학적 태도가 결국에는 사람에 대해서 바라보는 또 삶에 대해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것 인 것 같습니다.  .

     


    1. 작가는 과연 전적으로 캐릭터, 캐리터의 포즈와 장소의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내는가? 아니면 차용하는가? 

     

    이게 되게 묘한 분위기가 있어요. 여러분 보다 보면 특히 두 번째 단편은 다 차용으로 만들었는데요. 앞에 장편 <신들리다 Be Devil>에서 보면 프리다 칼로가 나왔거든요. 근데 갑자기 이상한 스토리로 전개되는걸 보면 되게 웃기게 캐릭터를 설정한 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거죠. 그러나 핵심적인 것은 동시에 묘한 감정을 잘 잡아낸다 생각합니다. 

     


    2. 어떻게 극적인 순간을 보여주는지 않으면서도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가? 인데요.

     

     잘 보면 치고 박고하는 장면은 안 나오지만 그 분위기는 잘 표현하고 있죠. 모팻이 ‘늪’을 잘 사용하는데요. 늪의 특징이 뭐냐면 정체와 깊이를 알 수 없는 거예요. 그리고 늪이 왜 추리소설에서 많이 사용 되냐면 쑥쑥 빠지는 거죠. 그러한 속성이 무의식에 세계, 모르는 세계와 같아 굉장히 우회적으로 여러 번 사용하죠. 그리고 폐쇄공포증을 말했지만 평면적이기 때문에 뭔가 똑같은 하늘인데도 그 하늘이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듯 엄습하는 느낌을 주죠, 그리고 이것이 사진에서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카메라 안에서 이야기되는 이미지만큼 이나 그 프레임 밖의 스토리도 중요해요. 그래서 우리가 모팻의 주제를 인종, 여성에 대해서 다루지만 그것들로 결정적인 순간들이 일어나지는 안아요. 왜냐면 여자들이 자립적 독립적인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죠. 즉 페미니즘의 이슈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안아요. 그래서 언제나 중요한 주제, 장면은 놓치고 있는 듯하고 외부의 이야기가 다시 내부의 이야기를 암시 하는 듯하죠. 모든 영화감독들이 그렇지만 캐릭터적인 측면에서는 워낙 어렵고 실험적이다 보니 여러 영화들을 같이 보면서 이해되는 부분이 있어요. 


     사진의 역사에서도 전통적인 사진처럼 드라마틱한 순간을 클로즈업 하는 것이 아니라 극단적인 사람의 상황을 일상적인 삶에서 소위 모자라는 사람을 표현하는데요. 어떻게 보면 좋은 점은 이거죠 장엄하게 인종차별 폐지라고 하면 무슨 주제인지는 정확히 알겠지만 동시에 거부감이 들죠. 그러면서 동시에 내 자리와 상대방의 자리를 구분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저 사람 불쌍해’ ‘저 영화는 그렇구나’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모호한 전략을 사용하고 그리고 시각적으로 아름답고 작가가 그러한 발언에 회피하면 뭔가 빠져드는 측면이 생겨요. 정확히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겠는데 여러 가지 차원들을 동시에 들어 갈 수 있어요. 접근성이 편하고 좋은 거죠, 이런 것들이 요새 흘러가는 다큐멘터리사진과 사진 트렌드에 절대 가를 수 없는 모팻의 특징입니다. 

     


    저는 소리가 유머러스함을 주는 것이 좋았어요. 왜냐하면 음악이 좋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거슬리잖아요, 멋있지만 과도한 것 같아요. 클래식하거나 코믹한 음악이 나오든 과한 것 같거든요. 그러면서 유머러스함을 유발하는 점이 신기했는데요. 뭔가 영화 속에서 특이함을 느끼신 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관객: 선생님의 음악 말씀이나 설명처럼 장면들이 극적이지 않고 인위적이었는데, 음악은 반대된다 싶었어요. 장편의 경우를 고려하면 단편은 음악의 효과가 과한 것 같은데 그러한 부분에서 모팻의 작업 배경이나 자전적 스토리에서 비로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제 생각에는 모팻의 음악적 테크닉이 미숙해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굉장히 차용을 했잖아요. 굉장히 유형화된 기존의 있던 것들로 작업을 하죠. 제 생각에는 물론 영화팬 이지만 유형화된 사운드만 사용해서 그렇지 않았나 싶구요. 그리고 원래 사운드가 굉장히 중요해요. 영화이론에서 여성주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시각을 장악하는 남성의 세계’라는 말이 있어요.뭐냐면 시각은 기득권의 세계이고 그 기득권의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백인 중산층의 세계라는 건데요. 이 굉장히 단순화된 영화이론의 반대로 ‘소리만이 굉장히 묘한 영역이다’라는 이론이 발전해요. <또 오해영>에서도 나오지만 에릭이 왜 멋있어 보이냐면 원래 소리는 매우 예민한 영역이에요. 근데 에릭은 경제적, 정치적, 권력, 힘을 지배하려는 남성의 세계에서 무의식적이고 섬세한 세계를 장악하고 있으니 멋있어 보이죠. 영화에서도 소리는 무의식의 영역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무의식적 감정과 연관된 장면에서 소리에 의지하죠. 그래서 누군가 ‘뭔가 몽환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예산이 없다’라고 말하면 소리를 활용하라고 조언해주고 시각으로 다룰 수 없는 것에서 음악은 굉장히 효과적이죠. 

     


    관객: 별다른 질문은 없는데 저는 트레이시 모팻의 영화를 처음 봤는데 ‘파운드 푸티지’를 많이 사용했더라구요. 솔직히 인상적이지는 않았지만 모팻만의 특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어요. 일단 컨셉은 모팻인데 제작은 다른 사람인 굉장히 이상하죠. 그건 분배의 문제인데요. ‘남의 것으로 만들어냈다는 점’이게 아마추어일 때는 상관없는데 유명해지면 문제가 되요.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위대한 차원도 있지만 시기적인 운도 있었던 것 같아요. 왜냐면 미학적 측면에 있어서 이전 다른 작가들의 푸티지 작품에 비하면 잘 만들었어요. 아까 소리를 이야기했지만 굉장히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이구요. 그리고 푸티지라는 것이 갤러리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영화의 역사를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있어요. 우리가 푸티지 작품이라고 다 카피작품일 뿐이야라고 할 수는 없어요. 이미 ’나는 푸티지 작품으로 할 거야’라고 시작을 했으니까요. 그 다음에 이런 장면이 아이러니 한가 캐릭터의 관계 이런 것이 영화에서도 굉장히 중요해요. 어느 배우가 이번영화에 이런 캐릭터로 나왔다가 다음영화에서는 저런 캐릭터로 나왔더라.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고다르 트뤼포의 영화를 보면 이런 것들을 볼 수 있죠. 예를 들어 <쉘부르의 우산>에서 나온 여배우 까뜨린느 드뇌브있잖아요. 그 영화를 본 60년대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드뇌브가 숭고한 여성의 이미지였다는데요. 트뤼포는 그 배우를 데리고 플레이걸 캐릭터를 만들죠. 그런 묘미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말하고 싶은 건 파운드 푸티지 영상들에는 그런 차원들이 분명히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과연 어떤 영화들로 편집 하느냐도 중요해요. 이런 것들이 왜 중요하냐면, 요즘에 수많은 영화감독들이 푸티지를 사용하다보니 그 미묘함을 감지했을 때 느껴지는 묘한 쾌감도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팻은 미리 정교하게 했기 때문에 유명하기도하죠. 유명한 작가라는 건 미리 그 자리를 선점하면 되는 문제니까요. 그래서 스스로도 영상에서 예술에 대한 조크를 날리죠. 현대미술에서 절대적인 유명함과 위대한은 제 생각에는 없는 것 같아요.

     


    김장연호 집행위원장: 저는 트레이시 모팻만의 독특한 영화적 장치, 미장센, 장면들이 좋았는데요. 사진의 느낌들을 무빙이미지로 만드는 느낌 그리고 허구적인 느낌도 있으면서 스튜디오 작업을 통한 사실적인 느낌도 있었던 것 같아요. 네러티브의 경우는 자신을 기반한 사적인 히스토리이지만 이걸 그냥 현실의 지형지물을 통해 만들었으면 묘한 느낌이 없었을 텐데 인공적 세트를 통해 촬영해서 묘한 느낌이 형성된 것 같아요. 그런 모팻만의 독특한 영화적 장치가 있는데, 왜 한편의 장편만을 만들었을까 싶은 개인적인 아쉬움도 있구요. 사실 단편은 보여주기 어려운 환경에서 단 한편의 장편만을 제작해서 영화인들에게 많이 소개되지 못했나 싶어서 그래서 영화를 계속 만들지 사진 쪽은 어떻게 생각할지지 궁금합니다. 

     

     제가 모팻의 생각은 모르겠지만 상상한다면 간단한 이야기일 것아요. 핵심은 이거죠. 모팻이 장편 영화을 만든다면 물론 힘든 점도 있을 거에요. 프로덕션이나 투자 등등에서 말이죠. 일단 모팻은 순수 예술가이기 때문에 결단을 해야 할 거에요. 그리고 작업 과정이나 협업하는 사람들의 영역에서도 어려운 점은 있겠지만, 가장 큰 고민은 현실적인 측면에 있을 거에요. 사진은 모팻이 작가로서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분명히 도움이 될 거에요. 아주 크게는 아니더라두요. 처음부터 기반이 없었다면 모를텐데 만일 화랑을 통해 영화를 한다면, 뉴욕의 화랑들은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적극적으로 컨트롤 하는 관여하기 때문에 힘들기도 할 거에요. 제 생각에는 그런 여러 가지 상황에 맞물려있어서 모팻이 결단을 내리기 전에는 현실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이런 문제는 모팻만의 문제가 아니구요. 그리고 이런 것들이 경계의 허물기의 장점이지만, 작가들이 그 선택을 통해 감수해야 할 것들을 생각해 본다면 그들에게는 쉬운 결정은 아지죠.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2~30년이 되었음에도 아직까지 쉽게 해결되지 안는 문제에요 왜냐면 미술이라는 분야가 항상 자본이 흐르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철저히 상업적 영화 산업에서 들어가야 하고 그쪽의 네트워크가 없는 상황에서 선택을 하기는 그녀만의 힘든 점이 아닐 것 같습니니다. 

     


     오늘 강연해주신 선생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좀 더 모팻을 보실 기회는 남았구요. 모팻이 장편을 하길 바라는 건 제 팬으로서의 욕심입니다. (웃음)  모팻의 파운드 푸티지 작품들은 지금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에 비해 10년 정도 앞선 것 같아요. 모팻의 푸티지 작업이 남성작가들에 비해 좋았던 점은 탈식민주의적으로 읽을 수 있는 맥락들이 많아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다른 푸티지 작업보다도 재밌고 좋은 작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08.10

     

    진행 | 김장연호 집행위원장
    강의 | 고동연 미술평론가
    기록 | 최상규 루키
     사진 | 손지은 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