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강과 아버지>의 류오 리 감독과 함께 하는 마스터 클래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마스터 클래스는 <아버지의 기억, 추상과 시의 멜로디>라는 주제를 가지고 김영우 님의 진행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영화 <강과 아버지>는 류오 리 감독의 아버지와 감독 자신의 어린 시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인데요, 아버지의 기억을 다큐적 요소와 픽션적 요소로 기억을 재창조하고자 하는 의도로 만들어졌습니다. 특별히 이번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초창기 단편과 다른 장편작 일부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독님의 작품 활동을 주욱 훑어볼 수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영화에 대한 관심으로 영화를 공부하기 시작한 류오 리 감독님은 실험영화만의 방법과 표현기술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초기 단편작 <Ornithology>에서 실험 영화적 특색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재즈 음악이 흐르면서 영화가 시작되는 데요 재즈 리듬이 흐르듯, 새들의 움직임이 음악이 되어 표현된 영상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리 감독 역시 이미지를 악기와 같이 사용해 음악이 없는 부분에서도 음악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씀했습니다. 이 점이 관객에게는 매끄럽지 못하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자신으로서는 최선의 표현이었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 다음으로 <I went to the Zoo the Other Day>라는 리 감독의 첫 장편의 앞부분을 함께 관람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동물원 뱀의 롱쇼트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이어 두 친구가 통화를 하고 이 두 친구가 동물원에서 겪는 일이 벌어집니다. 별다른 플롯 없이, 극적인 요소 없이 진행되는 영화는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가 모호한 작품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적 요소와 픽션적 요소가 공존하는 작품 구성은 <강과 아버지>에서 더욱 두드러집니다. 아버지의 어린시절에 대한 이 영화는 아버지로부터의 진술과 진술을 바탕으로 한 재연이 교차되는 데요, 재연 장면에서는 감독의 큐사인도 함께 삽입해 감독이 연출한 부분임을 알게 합니다.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 감독의 연출에서 다큐멘터리적 요소는 예측불가능하고, 원하는 결과를 위해 인내하는 과정이 우리의 인생과 닮은 점을 찾을 수 있다는 데 큰 장점을 가집니다. 그와 동시에 픽션으로만 구성된 영화보다 진정성과 사실성을 전달합니다. 이번 영화제 상영작 <강과 아버지>에서는 기억을 재창조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처럼 다큐적 요소와 픽션적 요소가 더욱 혼재합니다. 서로 상반되는 다큐와 픽션의 경계를 허물기 위한 노력 역시 요구되었는데요, 자유로운 대본과 지인을 배우로 기용해 그로부터 만들어 낸 캐릭터, 그리고 배우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거리감을 유지한 촬영이 그 노력이었다고 합니다.
이 밖에 류오 리 감독의 영화들은 모노톤을 가지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통제가 된 상황에서 촬영하기보다는 살아있는 현장에서 촬영하다보니 이와 같은 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시키고자한 감독의 의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 흑백의 컬러 톤이 고전영화의 아름다움을 연상하게 하고 과거의 기억을 주제로 한 영화에 적합하다는 생각에서 모노톤을 고집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번 마스터 클래스에 임하면서 리 감독은 쑥스럽기도 하고 당황스럽기까지하다는 첫 멘트와는 달리 그만의 명확한 주제의식과 정성스런 설명으로 채워졌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영화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류오 리 감독. 감독님의 다음 작품도 네마프에서 다시 만나길 바랍니다. 류오 리 감독의 <강과 아버지>는 오는 24일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글, 사진 뉴미디어루키 오수미
10월 18일 미디어극장 아이공에서는 네마프2013의 공식포스터와 트레일러를 제작해주시며
남다른 애정과 기대를 가져 주신 쑨쉰 작가의 특별전이 있었습니다.
단편1과2의 상영은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동양적인 수묵과 목판화의 느낌이 강한 영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단편2의 <인민공화동물원>은 혁명의 알레고리적 상징으로 동물을 차용하여 약육강식의 생존과 경쟁의 살벌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1그램>은 바니타스적인 도상들로 세속적인 세상의 덧없음을 보여주면서 사물들 간의 공간을 유령처럼 떠도는 것만 같은 영혼의 무게를 암시하는 것으로 보여지네요. 영국인을 상징하는 길다란 모자가 인민공화동물원에 이어서도 계속 등장하고 마지막 신의 바다 앞의 남자가 슬프게 우는 모습이 가슴이 아픕니다.
<광대의 혁명>은 마이크 앞에서 연설하는 사람들을 목판화로 표현한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이슈가 되는 정치인들이 나오고 싸움을 하는 등의 언행이 예상되는 영상에서 커다란 고래의 죽음으로 이어지는 사운드가 인상적입니다
<-주의를 넘어서>는 중국의 수묵담채화의 풍경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찾고자하는 메시지가 보입니다. 중국의 가옥이 유럽화되고, 산업화되어지는 도상들로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혁명에서 아직 정의된 적이 없는 어떤 행동>은 거친 목판화로 구성된 에니메이션으로 한 남자가 침대에서 일어나서의 일과 같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쩔 수 없는 듯한 표정으로 설교를 듣고 거울을 보다가 입에서 나온 벌레를 먹고 가면을 덮어쓴 얼굴로 바뀌는 복잡한 현실, 꼭두각시 같은 사람들과 수술대의 메스, 지구본으로 혁명의 잔재들을 암시합니다.
<흑색단어>는 5위안짜리 인민폐를 보여주며 시작됩니다.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 영상이 막막함을 더해주는 작품입니다.
쑨쉰 작가의 특별전일정을 확인하시고 홍대의 아이공으로 오세요!
글 뉴미디어루키 김문영
* 쑨쉰 <21그램>의 스틸컷

우현애 큐레이터에게 이번 전시는 그녀의 일상적 고민의 연장선상에 서있는 것이다. 작품이 걸어오는 말이 평소 그녀가 고민해왔고 답하려했던 물음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을 읽어내고, 물음을 끌어내는 작업이 그녀이기에 보다 적절했던 이번 전시에서 그녀의 물음은 무엇이고 작품의 대답은 무엇일까?
Q 뉴미디어루키 최한나
A 전시제 큐레이터 우현애
Q 뉴미디어아트전시제의 최종 12작품은 어떻게 선정됐나요?
A 이번 글로컬 구애전 전시부문에는 약 200편의 작품이 출품됐습니다. 신보슬, 이수현 선생님께서 예심을 진행하셨고, 총 12작품이 최종 구애작으로 선정됐습니다. 먼저 심사는 공모신청서에 작성된 작가의도와 작품이 얼마나 일치하는지에 많은 관심을 두고 이뤄졌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작품에 잘 녹여진 만큼 관객에게 감동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작품과 의도의 합이 아쉬운 경우는 작품이 너무 은유적이거나 함축적인 경우에요. 작가의도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죠. 그리고 미디어장비 사용미숙으로, 작가의 표현력이 감해진 작품들도 있었어요. 의도는 충분히 전달되지만요. 반대로 영상과 의도는 좋지만, 영상과 의도가 하나인 느낌이 덜한 작품들이 있어요. 둘의 거리가 먼 듯한 그런 느낌말이죠. 그러니까 둘의 일치성이 높은 작품들을 찾으려 했습니다.
Q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신지요?
A 서교예술센터의 전시작 중 백정기 작가의 <효창공원앞역>이요. 어떤 기준을 더해도 그냥 딱! 좋은 작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대상의 인식 과정이 감각을 거쳐 지식이 되는 것이듯, 이 작품은 시·청각을 이용해 대상을 인식하도록 합니다. 단순히 시각만이 아니라 청각과 더불어 대상을 볼 때, 대상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죠. 원래 ‘효창공원’의 이미지가 음악을 통해 재-이미지화 되는 것입니다. ‘효창공원’의 이미지는 눈으로 볼 때와 눈과 귀로 볼 때가 서로 달라요. ‘효창공원’이 아닌 대상을 바라보는 관객이 바뀐 것이죠. 바로 이 지점에서 중요한 문제를 발견하게 됩니다. ‘세상의 변화는 ‘나’의 변화가 선행할 때 가능하다‘라는 외침이지요. 백정기 작가님께서 미디어아트의 매력을 잘 활용하여 재밌는 이야기를 풀어내셨어요.
Q 맘에 드시는 작품으로, 위고 아르시에르의 <Nostalgia for Nature>를 꼽으셨어요.
A 원래 기본적인 성향이라고 해야 할까요. 원론적인 질문에 이끌리는 거요.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며 이런 성향이 더욱 구체화된 것 같아요. 저는 학부시절에 동양화를 전공했는데, 작업을 할 때 전통재료를 고집했어요. 먹과 분채를 사용하면서 항상 스스로에게 물었지요. ‘내가 이 재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리고 나중에는 이것이 ‘예술이 뭘까?’라는 물음으로까지 이어졌어요. 지금 공부를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하죠. 위고 아르시에르의 작품이 그래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지요. 인간의 원초적 출발인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담고 있는데, 이러한 근본에 대한 물음은 개인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기에 많이 와 닿았어요. 작가의 고민이 짙게 묻어나고 있어 그게 좋기도 하구요.
더불어, 알렉산더 위테커의 <겨울 아침에 빠져들다>도 한 번 감상해보시길 바라요. 이 작품 또한 관객에게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어요. 일상의 모습을 담은 평범한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이 속에 감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죠. 감성은 호(好)와 불호(不好)가 아닌, 이것이 ‘왜’ 좋고 싫은지를 이야기해야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알렉산더의 작품이 바로 이러한 물음의 시발점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일상적인 것에서 ‘나’의 흔적을 찾게끔 하죠. 작품에 다소 건조한 내레이션도 나와요. ‘왜’에 대한 물음을 사색할 수 있는 분위기를 내래이션이 잘 형성해주고 있지요. ‘내가 왜 이걸 좋아했지?’
Q 전시 과정 중 생긴 에피소드를 듣고 싶어요.
A 이 몸이 첨단기기를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있어요.(웃음)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저는 원초적인 것에 끌리는 몸인지라... 그런 제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기기를 사용하는데, 요즘 기술력이 좀 대단해야지요. 기기사용을 익히는데 조금 힘이 들었어요. 한 번은 작가 분께서 작품을 다 세팅해 놓으셔서 TV전원만 켜고 끄면 됐는데, 갑자기 모니터가 작동하지 않는거에요. 어쩔 도리가 없어, 개막식 때 작가님을 만나 뵙고 문제를 말씀드렸어요. 다행히도 오늘 아침, 작가님께서 고쳐주셔서 잘 복구됐습니다.
Q 마지막으로, NeMaf 전시를 통해 기대하시는 점이 있으시다면요?
A 미디어작업은 다른 작업에 비해 작가의‘생각의 과정’을 가까이서 전합니다. 관객은 개연성으로 이어진 장면을 따라 사유에 빠지게 되죠. 작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개인적으로는) 사유와 고민의 시간을 갖게 하는 작품들이 많아 좋습니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지요. 작품을 통해 혹시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에게 한 번쯤 물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시간에 쫓기는 삶과 시간을 끄는 삶은 차이가 크잖아요? 이번 전시가 관객들이 가진 기존의 생각에 작은 균열을 내는 변화의 시작이 되길 바라봅니다.
글, 사진 뉴미디어루키 최한나

뉴미디어아트전시제의 첫 막이 올랐습니다. 약 200편의 공모작 중 엄선된 12작품이 ‘갤러리 숲’,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10일간 전시될 예정입니다. 무료관람이오니 많은 관객 분들의 참여 바랍니다.
갤러리 숲에서는 5편의 구애작이 전시 중에 있습니다.
마르코 쉬펠바인 <나는 할 수 있다. 너도 할 수 있다.>
긴 소파에 단정한 머리의 여자가 앉아서 독백을 이어나간다. 움직임은 거의 없다. 그녀는 인간의 감정을 물질로 평가하는 자본주의 흐름에 예민하다. 또한 그녀는 자신과 세상을 구분 지으며, 세상이 아닌 자신의 선택으로 삶을 가꾸고 싶다. 그리고 ‘너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의 지지가 이상적인 이유다. 독백의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자막은 넣지 않았다.
프로젝프 커뮤니티 찌찌뽕의 <세멜레>
<세멜레>는 바글대는 사람들을 첫 장면으로 한다. 이 많은 사람들 중 ‘세멜레’는 있을 것이고 또 없을 것이다. ‘세멜레’는 영화배우같은 외모에 서울에 아파트가 두 채 있고 스포츠카를 타고 다닌다. 그 외 ‘세멜레’에 관한 것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세밀레’에 관한 인터뷰가 거듭될수록 세멜레에 ‘관한’ 것은 ‘세멜레’와 멀어진다. ‘세멜레’라는 이름도 그/그녀에 ‘관한’ 것인데, 때문에 우리는 ‘세밀레’는 누구일까라는 물음으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위고 아르시에르 <자연에 대한 그리움>
나무와의 추억이 있는지를 묻고 싶다. 벌레에 대한 감정은 갈수록 혐오스러워진다. 자연은 인간에게 어렴풋한 것임과 동시에 불결한 것으로 남겨지는 중이다. 위고가 표현한 자연은 인간이 꿈꾸는 사실보다 더 사실적이다. 때문에 관객은 께름칙함을 느낀다. 달리 말해, 이것은 인간이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잃었다는 반증일 것이다. 지구가 돌고, 꽃이 피는 거대한 소리를 인간은 잊은 지 오래다.
매튜 반타이크 <더 이상 없다: 혁명에 대한 이야기>
전쟁을 끝내기 위한 두 사람의 서로 다른 투쟁을 다르고 있다. 32살의 반역자와 24살의 저널리스트의 경험이 바로 그것이다. 24살의 저널리스트가 높은 구두를 벗고 전장에 뛰어든 모습을 통해, 전쟁의 비극이 전해진다.
이지선 <QnA 릴레이>
예술은 무의식이자 가능성이다. 하지만 그 불확실성과 다르게, 예술의 의미를 ‘숨’이라고 명료하게 답한 것은, ‘숨’의 이면에 예술의 불명료한 가능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숨’은 살아 있음에 대한 무의식이자 삶의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예술은 왜 ‘숨’에 자리하는가. ‘살아있음의 증명’인 예술이 그 답이 될 것이다.
글 뉴미디어루키 최한나
왼쪽 상단부터 <나는 할 수 있다. 너도 할 수 있다.>, <세멜레>, <자연에 대한 그리움>
오른쪽 상단부터 <더 이상 없다: 혁명에 대한 이야기>, <QnA 릴레이>

10월 17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글로컬구애전 단편1> 상영과 상영작 중 <인공정원>의 감독, 입육유 씨와의 GT가 진행되었습니다. <글로컬구애전 단편1>에서는 총 5작품이 상영되었습니다.
전소영, < 달이 기울면 >
지반침하로 점점 기울어져가는 동네에 홀로 남은 재아의 불안감을 극도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성폭행의 뉴스소리, 식칼을 들고 자해라도 할 듯한 기세에서 깎인 감자를 보여준다. 깨진 달걀로 이어지며 상처의 도상들은 집안 곳곳에 있는 듯하다. 걸레질을 하며 집안일을 하던 중 낯선 소리와 소음에 온몸으로 공포에 휩싸이며 저항하듯 식칼을 든다. 하지만 그것은 부엌 쪽문으로 들어오는 오빠로 환기된다. 고장 난 선풍기도 수평을 맞춰야 돌아가고, 집안 곳곳이 수평이 안 맞아 모든 가구의 네 발 중에 한두 군데는 책을 끼어 넣어야 수평이 맞는다. 제사상을 차리는 재아는 다시 식칼로 마늘을 다듬고, 집 안을 둘러보는 오빠는 뜯어진 문짝에 못을 박으며 더욱 상처를 각인시킨다. 쓰레기더미에 지은 집이어서 더욱 균형이 안 맞아 살기 힘든 집, 발 디딜 곳조차 없는 불안정한 곳, 제사음식을 차리며 도저히 못 참는 듯 바닥을 뚫어 내려간 오빠를 재아는 쫓아간다. 남매의 어린 시절과 오버랩 되며 동굴 속에서 제사를 지낸다. 그 곳은 수평이 잘 맞는다. 제사상의 초의 불빛은 마지막 희망인 듯 보여 더욱 밝게 느껴진다. 거친 문두드림에 지진이 나듯 집전체가 흔들리고 불안은 고조된다. 파괴와 휩쓸림, 나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가구들에 의해 무너진 오빠를 보며 환각에서 깨어나듯 현실로 돌아온다. 오빠의 유품이라며 들고 온 제복을 입은 두 남자로부터 받은 건 의족. 영상은 외부의 철거직전의 집들을 보여주며 다시 동굴로 돌아오며 엔딩 한다. 자신만의 동굴을 갖지 못한 자들, 언젠가는 갖았었을 기억너머의 동굴로 결핍적인 현실을 확대경으로 보듯 적나라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오민욱, < 상 >
도시의 소음, 네온사인의 불빛들, 조각상들의 부분인양 형체를 알 수 없는 파편들을 보여주며 시작된다. 나도 모르게 일부러 형체를 추리해보기도 한다. 입술인 듯, 코인 듯, 손인 듯, 그 무엇인 듯. 장소적인 영상과 텍스트의 혼합으로 과거를 회상하게끔 뇌에게 지시를 한다.
-이제까지 일본인 아래서 땀을 흘리며 일해 온 공장은 우리자신들의 것이다. -우리 대통령각하의 만수무강을 위해 건배합시다. -더욱 굳건한 총화단결 -반공 -광복특사 -굴비처럼 엮어 꿇어 앉혔고, 계속 구타하자 합세했고 난자당했다. -살육 -주로 누가 얼마나 처먹었느냐? -제5공화국 -하나님이 보내주신 은인 -마음씨 좋은 샘아저씨 -쉿, 군사기밀 -들쥐는 대장이 가는대로 따라간다. -북괴노선 동조, 좌경 불순분자 -불꽃이 빨간색, 따라서 불 지른 놈들이 빨갱이 -우정은 좋지만 간섭은 싫다. 양키여 침묵하라. -1982년 3월 18일
부산근대역사관은 한 장소에서의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과 공존하는 역사를 보여준다. 영상은 다시 조각들의 파편들, 기억의 조각들의 잔재로 흩어진다.
문소현, < 텅 >
젯더미 속에서 불에 탄 듯한 사람 손이 움직이고 몸체 저편으로 숨소리가 난다.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 사람형체는 작은 돌멩이들의 위협을 받으며 일어났다가도 쓰러진다. 살아보려는 움직임 속에서 먹고 먹히는 관계, 혀와 이를 확대해 보여준다. 토사물과 같은 혀. 그 혀는 고깃덩이가 되고 침샘으로 서로 고깃덩이를 뱉고, 그것들이 토사물이 되고 구워지고 다시 재가 되어 쌓인다. 구강 안의 혀와 이로 고기를 먹는다. 씹는 소리, 짓이겨지는 살들, 살육, 본능얼음으로 식혔다가 담배를 피워댄다. 환풍기의 안과 밖을 한 화면으로 보며주며 다시 재가 되고 그 재마저도 같이 씹어 먹는다. 과감한 영상의 구성력은 계속되는 악순환을 뫼뵈우스의 띠와도 같은 스토리로 극대화시키며 관객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알리스 텔렌구트, < 하늘의 아버지, 텡그리 >
카오스적인 혼돈의 풍경을 거친 터치 감의 소용돌이 속에 사람은 사라지고 시신이 떨어진 곳이 안식처가 된다. 그 곳에 나무가 자라고 나뭇잎의 색으로 계절이 바뀌는 것을 알린다. 나무숲의 온화함과 바람소리가 섞이며 안락함을 선사하고, 그 나무들은 사람이 되어 풀 밭에 눕는다. 회오리속에서 잠이 들다가 다시 수레에 타고 사라진다. 하늘의 별들이 영혼인 듯 다시 우주적 공간으로 돌아간다. 유목민적인 현대인의 삶을 비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입육유, < 인공정원 >
울타리 안의 안락함과 밖의 불안함을 황사와 같은 연기로 표현한 풍경으로 시작된다. 정지된 풍경에 연기와 나비 두 마리만이 움직인다. 미국의 국기와 열려있는 중상층의 주택은 외롭고도 이기적인 공간으로 그려져있다. 정지되어 있는 여자와 남자는 각자 다른 시선으로 TV만을 응시하고 텅 빈 가구와 낭만파의 그림들이 고급스러운 액자에 걸려있다.울타리 밖의 노란 스쿨버스와 안의 아이와 놀아주는 정원의 그네가 대조적으로 위치해 있다. 어느새 울타리 안에도 연기가 점령하려들고 있다. 정지되어있는 화면에 움직이는 환풍기와 햇살 속에 몬드리안의 그림들이 걸려져 있는 실내풍경으로 이어진다. 설계도와 같은 네모들의 평면은 서로 조응하며 수많은 동선들을 예상케 한다. 블랙박스 상영관 안에 스크린이 검어지며 'Duck and hide'노래만이 들린다. 음악이 끝나자 울타리 밖의 자동차는 불이 나있고 얼굴이 없는 여자와 남자가 유령처럼 집안과 밖에 정지되어 있다. 신체의 일부가 다른 곳에 놓여져 있으면서 달리의 꿈에서나 볼법한 풍경으로 그려진다. 잔디밭에 분수처럼 뿜어 나오는 물, 떨어진 액자와 시계는 불안감을 더한다. 마지막 신에 보이는 그림자에 비취는 얼굴과 움직이는 나비로 앤딩. 제도권에 맞춰 자신의 얼굴을 잃어간 채 맹목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보는 것만 같다.
< 입육유 작가와의 GT >
Q: 비디오 게임을 차용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게임을 2시간씩 하면서 세상에 대한 관점을 사이버세상의 관점으로 가져오게 되면 생기는 다른 관점의 관심으로 차용하게 되었습니다.
Q:메이슨이란 캐릭터에게 특별한 의미를 둔 것이 있으신지요?
A:의미를 둔 것보다는 캐릭터일 뿐이고, 각자의 캐릭터 화된 사람으로 가득 찬 세상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Q: 미국의 재앙 시에 갖는 느낌이 있는데요, 내용에서 정치적인 접근방식을 비주얼 적으로 어떻게 표현하시려고 하셨나요?
A:헐리우드게임, 핵전쟁시의 상황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북한이 핵과 관련해서 남한을 위협하는 내용의 뉴스를 접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어요. 핵의 어두움을 악몽적으로 표현하려 했으나, 사실 현실적으로는 대두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악몽적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Q:왜 어린아이는 등장하지 않는지요?
A:비디오게임에 어린아이의 캐릭터가 없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웃음)
Q:핵이라는 이미지는 나오지 않는데 어떻게 핵이라고 알 수 있나요?
A:‘Duck and hide’노래가 핵 위험시 어떻게 반응해야하는지와 관련되었고 그것으로 전달을 하려고 했습니다.
Q:첫 번째와 두 번째 시리즈의 차이는 무엇인지요?
A:첫 번째는 홍콩과 관련된 것이고 두 번째는 비주얼 다큐멘터리적인 기록입니다.
Q:정지된 화면과 움직이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인지요? 얼굴이 있고 없고의 의미가 있는지요?
A: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았습니다. 핵피해를 받으면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 중의 목 아래로 얼굴을 숨기라는 노래를 듣고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Q:마지막 신에서 그림자에는 얼굴이 있는데요, 그림자가 상징하는 것이 있는지요?
A:그림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했습니다. 핵폭격이후의 안 좋은 징후들에 중점을 두고자 삽입된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이미지를 콜라주로 표현하되 게임에서의 총은 빼는 것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평일 오후시간에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과 박수)
글, 사진 뉴미디어루키 김문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