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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름 | Korea | 2020 | 35min | mixed | Essay Film, Found Footage
지도상 넓은 녹지로 표기된 용산 미군 기지는 민간인들에게 금단의 구역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들리는 소음으로부터 그곳이 이질적인 공간임을 지레짐작할 뿐이다.
사실 미군 기지는 전쟁이라는 실체 없는 위험을 믿고 이를 대비하는 걸 목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다. 영화는 우리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미군 기지를 증강 현실 게임 ‘포켓몬 고’를 통해 들여다본다.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는 것 같았던 이곳은 실은 미군들이 게임을 하기 위해 등록한 포켓스톱을 통해 정보를 그대로 유출하고 있었다. 이를 발견한 감독은 게임 속 시야를 통해 가상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봉합한 채 미군 기지를 탐험한다.
남성적, 영웅적 모습만을 강조하는 미국의 표상을 경계하는 <그라이아이 : 주둔하는 신>은 다양한 푸티지 영상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이때 영화는 2021년까지 평택 기지로 이전할 계획을 가진 용산 미군 기지에 대한 반대 시위 영상과 이에 상반되는 골프장 영상을 연결한다. 이로써 미군 기지를 유지하고자 훼손되어 가는 한국의 모습을 고발한다.
이처럼 <그라이아이 : 주둔하는 신>은 가상 세계의 시선을 빌려, 군사 기지라는 베일에 가려졌던 공간을 응시한다. 이는 여러 개의 시선 중 하나를 빌려 다른 대상을 자각하는 그라이아이의 신화적 접근을 이용한 것으로,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로워진 영화적 체험을 제공한다.
글 임현지 홍보팀 ALT 루키
편집 문아영 홍보초청 코디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