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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vol 6. [인터뷰] 김승현 작가 2부
NeMaf 조회수:111
2021-08-24 21:12:34

-제의를 하는 과정을 위에서 바라보는 장면에선 관객인 내가 신이 된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거울 앞에서 춤을>에서 관객을 관찰자 위치에 둔 이유가 있나요?

 

김승현 게으른 연출자로서, 한 번도 신이 되었다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신선한 질문인 거 같아요. 사전에 질문 주신 것들 중에서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어서 흥미롭게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제가 특별히 시점에 대해서 고민하지 못한 이유는 원래 저의 전공이 2D 영화 전공이었고, VR을 이번에 찍게 되어서인 거 같습니다. VR이라는 매체 특성상 연출자가 원하는 관점만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고 보통 영화 같은 경우는 구분 지어서 인물의 표정만 보여줄 수도 있고 인물의 전체적인 풀샷을 보여줄 수도 있는데 VR은 360도 카메라라는 일종의 장점이자 제한이 걸려 있어서 고민 못해 본거 같습니다. 시점을 통일해야 되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단편이다 보니까 시점을 여러 개 가져갈 수는 없었어요. 앞서 말씀 주신 것 중에 신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는 건 제 카메라 레벨에 따라 그렇게 된 결과지 제가 의도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이 재미있다고 느껴졌어요. 1인칭 시점도 생각을 했었는데 제작적인 측면, 현실적인 측면에서 부딪히는 게 많았고 좀 더 간편하고 쉬운 선택을 한 거 같습니다. 이 질문을 받고 생각난 건 오프닝 장면이 사실 이 영화에서 제일 하고 싶었던 장면 중 하나인데 원래는 그걸 슬로우 모션으로 찍었거든요. 근데 실제 전시장에 가서 보니 기어적 한계 때문에 그렇게 잘 구현이 안되더라고요. VR이 기어보다 카메라의 기술적인 완성도가 좀 더 빠른 것 같았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그래서 일반적으로 아시는 슬로우 모션으로 표현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게 좀 아쉽네요. 미디어 아티스트 중에 빌 비올라 작가님이 계신데 제가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분 작품 중에 여러 사람을 관상용 물건처럼 놔두고 그들에게 물을 끼얹었을 때 인물의 표정, 주름 하나하나를 슬로우 모션으로 찍어서 관객한테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있거든요. 일반적인 동영상 속도에서는 구현하기 힘든 개별 이미지 컷들이 관객들한테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저도 이 작품에서 그런 느낌을 좀 주고 싶었어요 중간에 느껴지는 인물의 불안감이나 그런 분위기 자체를 느린 느낌으로 360도에서 보면 특색 있겠다 싶었는데 잘 안됐네요. 그러다 보니 시점들은 통일시켜야 되니까 아마 루키님께서 보신 그런 느낌이 난 거 같기도 해요.

 

 

-VR작품으로 만드셔서 조금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들어볼 수 있을까요?

 

김승현   굳이 이 작품을 VR로 만든 이유는 단순히 제작적인 측면에서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VR에서만 표현 가능하다거나 혹은 VR에서 표현했을 때 더 매력적인 것들로만 만들려고 했습니다.

 

-제의가 끝나고 현실의 공간으로 오는 결말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김승현   시나리오를 쓸 때 마지막 부분은 거울처럼 약간 모호한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거울을 볼 때 저게 진짜 이미지인가 아니면 결국 저것도 반사된 이미지인가에 대한 고민들을 했습니다. 거울에 비친 것들은 왜곡되거나 소실된 이미지라고 생각해서 진짜라고 생각을 못하겠더라고요. 요즘 과학에도 관심이 있어서 양자역학을 배우는데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상한테는 영향을 준다더라고요 그럼 제가 보고 있는 것도 진짜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마지막이 오히려 허상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이 위치해 있는 곳에서는 반사된 댄서들의 모습만 보이잖아요 그것도 말이 안 되는 허상의 이미지인 거 같고, 어쨌든 저도 뚜렷한 결론은 없고 제가 하고 싶었던 건 VR의 체험적인 측면, 그것들에 대한 효과를 실험해본 작품이었습니다.

 

 

-2년째 지속되는 코로나에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며 종교나 무속 신앙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요.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코로나 상황에서 제의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김승현   이 작품 같은 경우는 코로나 직전에 만들었던 작품이라 코로나 상황을 생각 안 해본 작품이긴 한데 코로나 상황 속 제의라는 게 어떤 의미냐고 물어보셨을 때 떠오르는 노래가 있어요. 옛날에 JK 김동욱도 불렀고 한영애 가수의 조율이라는 노래였는데 잠자는 한 울림이며 이제는 뭘 들어달라는 일어나서 들어달라는. 뭐 그런 노랫말이었거든요. 사람들이 제 생각에는 코로나로 인해 복잡한 세상 속에서 불안한 마음을 어딘가에 기대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큰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가장 가깝게는 종교나 신앙 의식이라던지 혹은 제의라던지 무속 신앙이라던지 같은 것들에 기대어 불안을 좀 해소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기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음 작품 구상하고 계신 게 있으시면 살짝 들어볼 수 있을까요 

 

김승현   제가 대학원에서 전공이 스크린 라이팅이라고 해서 시나리오 쓰는 법을 배우고 있거든요. 지금도 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20년에 저와 대학원 동기이자 예전부터 친구였던 임승현 감독과 홈리스라는 작품을 찍어서 전주영화제도 갔었거든요. 그분과 계속 시나리오를 함께 쓰고 있고 작가로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10월에 영진위에서 제작지원금 받은 것으로 독립영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승현 작가의 <거울 앞에서 춤을>은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27일까지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글   김지나 홍보팀 ALT루키

인터뷰어   이승영 전시팀 ALT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