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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vol 8. [인터뷰& 리뷰] 최소린 작가님 <우리의 색깔 Our colors> 리뷰 및 인터뷰
NeMaf 조회수:997 추천수:0
2021-08-25 13:28:46

장장 네시간동안 진행된 최소린의 <우리의 색깔> 설치 퍼포먼스는 작가 최소린이 직접 버려진 옷가지들을 한장씩 빨고 락스에 표백하여 빨랫줄에 널어간다. 색별로 분류되어 있는 형형색색의 아동복들은 고유의 색깔로 성별을 드러낸다. 젠더와 색, 사회적 관념으로 소비되어온 색상들은 작가의 손빨래에 의해 하얗게 표백된다. 빨랫줄에 널려있는 하얀 옷들은 우리 사회의 성 관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 안녕하세요. 먼저 작가님과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하우스메이트>와 <우리의 색깔>을 작업한 작가 최소린입니다. 주로 버려진 물건이나 버려진 장소를 가서 작업을 많이 하고 영상과 움직임을 구현해 스토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하우스메이트>도 이탈리아에 방치되어있는 폐가에서 허물어지기 전에 추모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했던 작업이고, <우리의 색깔>은 옥상에서 하루동안 진행되는 과정을 관객들이 왔다갔다하면서 편안하게 보셨으면 했기 때문에, 때마침 비도 오고 영상으로 보셔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아서 (기획과는 다르게) 작업했습니다. <우리의 색깔>은 30kg의 수거된 아동복을 손빨래하고 탈색, 표백시켜서 걸어놓는 작업이었어요.

 

- <우리의 색깔 Our colors> 퍼포먼스는 아동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아동복’을 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 성인 의복은 유니폼같은 특수 의상이 아니면 취향, 선택의 문제인데 아동복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 아닌 부모나 타인에 의해 옷을 받기 때문에 강요되고 자연스럽게 사회적 관념을 따르게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아이들 옷을 선택했습니다. 또 아동복은 소비가 빨라서 더 많이 버려지기때문에 구하기도 쉽고 아동복을 모아놓았을때의 모습이 의미가 있을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무려 4시간동안 진행되었습니다. 긴 시간인 만큼 작가님께도 큰 의미가 있는 퍼포먼스라고 생각됩니다. <우리의 색깔 Our colors>가 작가님께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 모든 작업에는 그 이상의 시간과 노동이 들어가기 때문에 단순히 시간의 문제는 아닌것 같아요. 이 작품은 다른 전작들에 이어지는 작품이에요. 타지를 돌아다니면서 살면서 정착, 집에대한 애착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집에 대한 주제로 작품을 많이 진행하는데, 예전에 폐가에서 전시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낡고 쓰러져가는 폐가를 어떻게 하면 생기있게 할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청소하는 작업을 했어요. 로봇 청소기에 인형집을 끼워서 집이 집을 청소하는 작업이었는데, 저는 청소라는 것이 집을 생기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 작업에 이어서 다음으로 했던 작업이 색색깔 천으로 인형집 모델을 땄는데, 끝을 탈색하여 성관념적인 것을 탈피하자는 작업이었습니다. 이 작업을 진행하면서 탈색하는 과정을 보여주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했다가 이번에 기회가 되어 그 과정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 이 퍼포먼스가 관객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에게 전하는 메시지, 의미는 무엇인가요?

- 사회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고자 한 것은 아니고 사회의 한 이면을 보여주고 그 안에서 저 나름의 작은 시도를 한 것 같아요. 제 첫 의도는 표백을 해서 색깔을 완전히 없애면 성 고정관념이 없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진행하다보니 진한 염료의 색들은 완벽하게 탈색이 안돼요. 근데 제가 재밌는 현상을 발견을 한 것이, 기존의 색과는 전혀 다른 색으로 변화가 되더라고요. 남색 같은 경우에는 하늘색이 될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연한 분홍이 되기도 하고 핫핑크색은 베이지색이 되기도 하고... 변화하는 걸 보면서 과정을 통해 저도 많이 배웠어요. 성 관념적인 것을을 없애려는 행위보다 변화를 주려는 게 중요한게 아닐까하고 역으로 저도 느끼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 직접 손빨래를 한다는 점에서 이번 네마프의 주제인 ‘예술과 노동’과의 접점도 찾아볼 수가 있었습니다. 예술과 노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모든 예술엔 어떤 형태로든 노동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의 작업들은 노동집약적입니다. 가내수공업이 많고 손바늘질, 다림질, 풀 먹이는 작업 등 가사노동과 유사한 작업을 해왔어요. 이번 작업도 자연스러운 현상 중 하나였고, 저는 가사노동 자체를 성차별적인 불리한 제도라고 생각하진 않고, 애정 어린 손길로 집을 관리하는 따뜻하고 위대한 행위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화약품을 씼어야 하기 때문에 계속 씻어야하는 작업을 하면서 작업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가사노동도 손길이 끊기면 집이 죽는 것 같아서 그럴때면 집이 홈이 아니고 하우스, 그냥 공간이 되는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최소린의 작품은 움직임을 통해 이루어져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주입하는 것이 아닌 기억하게 한다. 나와 너의 몸을 주제로 한 제 21회 네마프 뉴미디어시어터전은 홍대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8월27일까지 열린다.

 

 

본 인터뷰 영상은 네마프 유튜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 인터뷰어    장시연 홍보팀 ALT 루키

사진     이지윤 현장기록팀  ALT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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