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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0. [인터뷰] 관객위원 이혜미
NeMaf 조회수:115
2021-08-27 13:36:43

어느덧 제21회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페스티벌, 네마프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영상 리뷰와 관객선정상 심사에 도움을 주시는 이혜미 관객 위원 대표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올해 네마프 관객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 이혜미입니다. 독립영화와 단편 영화에 대한 관심이 대안 영상에까지 뻗게 되어서 올해 네마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올해 네마프에서 어떤 작품들을 관람하셨고, 어떻게 보셨는지 소감 부탁드리겠습니다.

- 개막전 포함한 주제전 4편, 한국신작전 30편, 글로컬신작전과 아시아 대안 영상을 한 섹션 보았고, 전시도 봤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개막식 전에, 그러니까 저에게 첫날 첫 섹션 첫 작품이었던 정현석 <안에 있는 자, 밖에 있는 자>였는데요. 추락하는 사람이 화자이면서 대상으로도 그려지고 그걸 바라보는 관객을 방관자로 만들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전시에서 김승현 <거울 앞에서 춤을>이라는 VR작품을 인상 깊게 봤는데요. 거울을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자기가 타인 같고 무섭잖아요. 사방이 거울인 공간에서 춤을 추는데, 형상과 사운드가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VR인만큼 그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몇 번이나 고글을 벗을까 말까 고민했습니다. 그만큼 가장 감정의 동요를 크게 불러일으킨 작품이었습니다. 타자라는 것이 내 안에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서, 나를 이해하는 게 타자를 이해하는 것과 교집합 될 수 있고, 타자를 이해하는 게 나를 이해하는 것과 교집합 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 작품을 관람하실 때, 중점을 두고 보셨던 부분이 있나요?

- 작품을 볼 때 상념에 자주 빠지곤 하는데, 이번엔 한국신작전 서른 편을 단 한번씩밖에 볼 수가 없어서 영상 언어를 읽어내고 기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한 타자, 젠더감수성을 바탕으로 관람하면서 대안 영상이 갖는 동시대성의 매력도 느꼈습니다. 주류건 대안이건 동시대성이 중요하겠지만, 상업이나 주류의 영상은 과거의 성격을 답습하는 경향이 있다면 대안영화는 관습을 탈피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느꼈습니다. 과거와 다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동시대성과 탈 동시대성을 함께 느끼며 관람했습니다.

 

- 이번 네마프는 ‘예술과 노동’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예술과 노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 흔히 예술은 고차원적이라고 생각되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크레딧에 드러나지 않는 노동자들에게 열악한 것 같아요. 개막작 <햇빛 속의 모과나무>에서 화가가 9월부터 12월까지 모과나무를 그리는데, 결국 원하는 그림을 얻지 못해요. 하지만 나무와 한 계절 넘게 친밀하게 보내면서 고찰하고 열매가 떨어져 썩으면 거름이 되듯 화가에게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간의 노력이나 노동이 결실을 못 맺는다고 해서 노동의 의미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느꼈어요. 주제전 <이삭줍는 사람들과 나>에서 감독 아녜스바르다는 먹고 살기 위한 채집과 예술을 위한 채집이 다르지 않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구분해서 생각하거나 오히려 신성시하기도 해서 예술을 위한 일은 희생해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왔던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네마프가 노동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 네마프에서 관객위원으로 활동하시면서 변화된 점이 있으신가요?

- 네마프에서 모든 사람을 뉴미디어로 놀이하는 예술가라고 말하는 것처럼, 저도 평소에는 관객으로서의 입장을 즐기는 한편,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는데요. 관객위원 활동을 하면서 얻은 감상들이 훗날 어떻게 발현이 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리뷰작 분배와 관객선정상 심사를 위해 내일 비대면 회의를 하는데 대표를 맡게 되어 회의 진행과 의견 취합,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의견을 어떻게 모을지, 최대 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어서 앞으로 어떤 집단에서 대화를 나누더라도, 집단의 목표와 개인의 만족을 생각하는 태도를 장기적으로 가져가고 싶은 바람입니다.

 

- 마지막으로 올해 네마프가 선보인 작품 중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길 바랍니다.

- 앞서 말씀드린 <햇빛 속의 모과나무> 추천드리고요. 네마프 작품과 함께 <파이널 포트레이트>라는 작품도 소개 드리고 싶어요. 18일간의 조각 작업 과정을 담은 영화인데, 거기에서도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해요. 예술을 하는 노동의 과정을 시간과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신작전 류형석 <코리도라스>도 추천드리는데요. 등장인물 시선을 체험하게 만들어주는데, 보통 우리는 평등, 수평을 지향하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의 등장인물은 지체 장애가 있어서 그의 시선은 수평선이 기울어져 있어요. 휠체어를 탄 발치에서 땅과 가까이 촬영된다든지 카메라를 올려다본다든지 하는 다양한 시선을 제시해요. 그것이 바로 그의 시선인 것이죠. 그 작품과 함께 <달팽이의 별>에서는 시청각 장애가 있는 시인과 척추 장애가 있는 부인이 등장합니다. 그들의 시선과 세상을 조금이나마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네마프 추천작과 더불어 공유하는 마음이나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작품을 말씀드려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인터뷰어 장시연 홍보팀 ALT루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