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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레드마리아2> GT 현장
NeMaf 조회수:2265 추천수:2
2016-08-08 12:17:53

 

 8월 7일 일요일 오후 1시 경순 감독의 <레드마리아2>가 종로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되었다. 작품은 이번 영화제에서 경쟁부문 [글로컬 구애전_장편]에 출품되었다. <레드마리아2>는 위안부, 매춘부와 같이 역사가 외면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날의 GT는 권은예 모더레이터가 진행했다. 이하는 GT내용을 기록한 것 이다. 

 

 


작품은 한국뿐만 아니라 여라 나라에서 매춘혐오인식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노동자들의 인권침해’ 그리고 ‘위안부’, ‘어머님’에 대한 3가지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가부장적인 폭력, 매춘혐오를 하나의 뿌리로 집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질문으로, 작품을 보는데 구조가 3가지 이야기를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해서 고발하는 형태였는데요, 그래도 초기 기획단계에서 3가지 이야기 중 강조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의 제작 동기도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영화는 사실 <레드마리아1>을 찍을 때부터 생각하고 있었구요. 여성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전작을 안보신분들이 있어 길게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자본주의적 임금노동 그리고 가부장적 사회 구조의 틀 안에서만 이야기되고 있어 여성의 노동에 대해선 놓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치만 이걸 단순히 시간과 돈의 관계로 접근하면 안 되겠다 생각했어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것으로 보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촬영을 하면서 동시대에 일본 필리핀 등 다른 나라의 여성들을 만나는 중, 갑자기 역사적 관점에서의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역사적 관점에서도 놓치고 있다 느꼈구요. 그중에서 ’여성의 몸‘ 특히 매춘에 대한 문제가 여성의 역사에 많이 빠져있다 생각했어요. 제가 비록 이론가는 아니지만, 저한테 그것들은 제 경험과 주변 환경을 통해 굉장히 살아있는 이야기거든요. 살아있는 이야기들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금기시 되고 천대받고 몸에 대한 낙인이 심해지면서 굉장히 많이 빈번히 일어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숨겨지고 여전히 말하기 힘든 이야기로 남은 것이 바로 여성의 몸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몸에 대한 이야기들 중 가장 치명적으로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매춘이나 성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문제가 사회와 분리되는 것이 희안했죠.  왜 ’성노동자만의 위안부만의 성매매여성들만의 문제’로 분리되는가가 저의 고민이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3가지의 이야기가 제 머리 속에서 엮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영화의 러닝타임이 최초에는 120분 이였는데 100분 버전으로 추가 편집된 후 첫 상영입니다. 이번 작품이 아직까지는 미개봉작이고 네마프를 비롯해 몇 개의 영화제에서만 상영되었습니다. 아직 까지 많이 회자되지는 안지만 영화 제작 전부터 주변에서 굉장히 많은 만류가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위해 시작한 영화가 오히려 해야만 하는 것으로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공개적인 후원만 있고 조용히 작업했어요. 그래도 작년에 120분 버전으로 완정을 해서 지난 DMZ영화제에서 상영했어요. 그치만 매번 영화를 상영 할 때마다 여러 곳에서 삭제요청을 받았죠. 이러면서 이번 행사가 다가왔을 때  ‘그래 이참에 과감히 더 편집하자’ 해서 스스로 영화맥락은 유지하되 과감히 삭제해서 100분 버전으로 완성했습니다. 

 


저는 120분 버전도 봤기 때문에 20분이 삭제된 버전이라고 들었을 때 어떡하나 걱정을 좀 했었어요. 그래도 원래 등장하신 분 중에 전부 편집되신 분은 없겠죠?

 

아뇨 있어요. 성노동자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왜 그렇게 일본에서는 이야기가 안 되는지 말씀해주신 후지메 유키 선생님은 전부 편집했어요.

 


그럼 그 분을 제외하고는 다른 분들은 중간 중간 편집만 된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에게 편집 동기를 준건 가와다 후미코 선생님이었는데요. 가와다 후미코 선생님과 이케다 에리코 선생님은 한국의 위안부 운동을 많은 지원을 해주시고 일본에서도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 들 이에요. <레드마리아>에서 일본인 매춘부 위안부에 대해서 인터뷰해주신 세 분은 정말 일본사회에서 열심히 여성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 들이에요, 그분들이 얘기해주신 것은 한국의 위안부를 비판한 것 이아니라 얘기 되지 않은 일본인 매춘부의 얘기를 하는 건데 그 이야기가 한국에서는 굉장히 불편한 거죠. 그래서 이 영화가 나온 소식을 듣고 한국에서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그 선생님들에게 많은 압박을 한 것 같아요. 그분들은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지는 안지만. ‘왜 저 영화에 출현 했습니까’ ‘선생님의 말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까지 그래서 가와다 선생님이 많이 힘드셨던 것 같고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는데 가와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면서 ‘위안부 문제가 너무 복잡하고 가난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되어야하는데 운동을 하면서 그런 기록들이 많이 사라진다’ 하셨는데 저도 그 이야기에 많이 공감을 했죠. 그 말은 단지 운동하시는 분들에게 하는 비판이 아니라 우리가 놓치고 있는 많은 자료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건데 그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르게 들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가와다 선생님이 삭제를 요청 하시더라구요. 뭐 이유를 말씀드리면 제가 편집을 안했을지도 모르지만 선생님께서 암수술도 하시고 몸이 많이 안 좋으세요.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까지 꼭 그렇게 압력을 넣어야 했을까?’싶죠. 영화 전체를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인데 그래도 그분들이 힘들어 하시니깐 삭제를 하고 영화 전체를 다시 한 번 편집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관객: 일본에서도 촬영을 하셨는데요. 젊은 일본인 여성 두 명이 나오시고 우리나라 여성도 나오는 장면을 있었는데, 그 장면에서 일본 여성에게 질문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 한국측의 입장이 어떤가’의 대답이 삭제 됐는데 어떤 답변이었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저는 거기서 저의 입장을 말하지 않았었어요. 왜냐하면 성노동자들 조차도 위안부 문제를 불편해해요. 특히 일본의 경우 매스컴에서 위안부 이유가 있을 때마다 인터뷰요청을 하는가 봐요. 그래서 이 사람들도 굉장히 불편한거죠. 그 이야기에서 카나메씨가 하는 얘기 중 삭제한 부분이 있는데요. 이 사람들은 ‘사회가 우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데 이런 이슈가 있을 때만 우리에게 와서 질문을 던지냐’ ‘결국 너희가 반사회적이고 실재 사회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부끄러움으로 피해자로 이야기 해주길 바라는 의도 아니냐’ 생각하면서 굉장히 불편해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인터뷰를 찍을 때, ‘성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매춘부 출신의 위안부 문제도 다루고 싶다’ 얘기 했죠, 그래도 처음에는 불편해 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꼭 해야 할 이야기가 있는데 나에게서는 연관이 되지만 너희가 불편하면 너희의 얘기와 연관 짓지는 않겠다’ 라고 얘기를 했죠. 카나메씨가 가오린의 질문을 받았을 때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구요. 저의 질문이 아니라 가오린이 궁금해서 한 거라 애기는 시작됐지만, 카나메가 ‘영화는 공식적인 건데 어쨓든 영화가 완성 되서 보여지면 이 인터뷰가 우리들의 공식적 발언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불편하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생각했죠. 이 사람들은 이미 그런 일들을 여러 번 겪었기 때문에 더 이상 연관되기 싫어한다는 걸. 그래도 영화를 완성해서 보여줬을 때 카나메씨도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우리도 이 모든 상황을 다 이해할 수 없고 또 우리도 고민하지 않았던 부분들까지도 같이 이야기된 것 같다’라고 그런 말을 들으니 영화를 만든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관객: 영화 정말 몰입도가 좋았습니다. 질문은 두 가지 인데요. 첫 번째로 궁금한 것은 영화에서도 봤는데 헌법 탄원서 제출을 했습니다. 그 후 성노동자에 대해서 무언가 변한 것이 있는지 궁금하구요. 두 번째로는 감독님이 주로 ‘여성의 삶과 노동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시는데요, 그래서 ‘미군 기지촌 여성들은 이야기 하고 싶지 않으실까?’ 싶은데 향후 <레드마리아3>가 나온다면 이야기 해보고 싶지 않으신지 궁금합니다. 

 

 우선 두 번째 질문부터 답변 드리면 기지촌 여성을 다룬 영화는 이미 여러 작품이 있죠. <아메리칸앨리> <호스트 네이션> <부엉이와 나> 등등 좋은 영화들이 있죠, 그래서 일단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도 잘 할 수 있지만 (웃음) 저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음으로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 크게 변한건 없어요. 변화는 없는데 제가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게 뭐냐면, 성매매를 반대하시는 분들이나 찬성하시는 분들이나 사실 제 생각에는 극단적으로 대립되지만 안으면 서로 고민하는 내용 중에 비슷한 것들이 되게 많아요, 지금은 너무 쟁점화 돼서 의견을 같이 할 수 있는데도 갈라져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자면 성매매를 반대하더라도 업소에서 환경적으로 성착취를 당하는 여성들은 우리 모두가 보호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찬반을 넘어서서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그렇게 하면되죠. 그래서 우리 사회는 찬반으로만 나뉘고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래도 이번 작업을 하면서 ‘나와 같은 식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구나’ 느꼈고 반대를 한들 성매매 여성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같이 행동할 것을 모색하시는 분들도 있었구요. 그리고 이번 헌법 소원에서 결과적으로는 현행법 유지가 됐지만 재판관들 안에서도 의견이 갈라졌죠. 이것도 정말 큰 변화인거에요. 예전에는 어찌해볼 수 없는 거였다면 지금은 팽팽히 의견이 나뉘고 있죠.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지만 그 안에서는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성노동자’라고 말하는 순간 의식이 바뀌는 거예요. 예전에 노동자들도 그랬어요. 87년에 전국적으로 노동자대투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노조가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노조를 만들면서 노동자들 스스로 내가 노동자이구나 하고 의식을 했죠. 그런 변화가 중요한 거예요. 그냥 성매매여성 매춘부라 하면 주체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스스로를 변호할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사회가 같이 고민해야한다고 봐요, 왜냐하면 저는 이 문제를 인권문제라고 생각해요.  인권의 문제로 접근해야하는데 단지 예를 들면 한 영화제에서 관객이 이런 질문을 하더라구요. ‘감독님이 성노동자에 대해서 지지한다 하셨는데 그러면 제 남편이 업소에 가는 걸 저는 지지해야합니까?’ 라고요. 그런 건 개인의 문제죠. 말하자면 항상 한국 사회의 가치는 가족과 가부장적인 틀에만 있는데 이런 생각이 한 사람의 인생은 보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한국사회에서 개인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주의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에요, 개인을 존중하면 타인을 존중하게 되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소수를 희생하더라도 집단을 지키려 하잖아요. 이러는 와중에 수많은 여성의 문제가 묻혀있거든요. 그래서 놓치는 문제들도 많죠, 저는 영화인으로서 ‘그런 이야기들을 제대로 기록이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관객: 지난 <레드마리아1>도 잘 보았지만 이번 <레드마리아2>에서는 1편과 다른 감정의 울림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질문으로 이 영화를 해외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해외상영에서 상영된 적은 없어요. 이번에 100분 버전을 준비하면서 생각은 해보았지만 아직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단지 말씀드리면 영화를 준비하면서 ‘글로벌하게 영화를 촬영하기위해 다니지만, 정보는 글로벌하지 않고 지협적인 틀 안에서만 존재하는 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기록이 단순화 되어있구나 싶으면서 차후 근현대의 역사가 어떻게 이야기될지 걱정이 되죠. 그래서 해외관객들을 만나보고 싶죠. 그분들은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구요. 국내에서 해외관객의 관람이 있었지만 일반화를 하기에는 힘들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과 이번 영화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마 개봉은 내년정도로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이번 네마프에서 한 번 더 상영이 있는데 지난 여성영화제때 매번 상영 할 때마다 매진이었거든요. 아마 사람들이 소식을 몰라서 그런 것 같아서 주변 지인들에게 소개해주시면 좋겠고 혹시 영화가 개봉된다면 다시 한 번 만나봤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08.07

 

진행 | 권은예
기록 | 최상규 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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