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T Inter-view
홈 > 대안영상예술 웹진 > ALT INTER-VIEW X TITLE 인터-뷰 X 타이틀

ALT INTER-VIEW X TITLE 인터-뷰 X 타이틀

[프롤로그] 김장연호 집행위원장 및 예술총감독 인터뷰
NeMaf 조회수:2704 추천수:6
2016-08-03 10:39:08

 200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6회째를 맞은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네마프). 젊은 감독, 신진작가들의 참신한 작품을 발굴해 상영, 전시 기회를 제공하며 현재까지 약 1800여 편의 국내외 작품을 발굴하고, 약 1000여 명의 뉴미디어 대안영화와 미디어아트 작가들이 대중들에게 작품을 소개해왔다. 그 중심에는 바로 김장연호 집행위원장이 있었다. 네마프가 시작되기 일주일 전, 푹푹찌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유쾌한 웃음으로 자리한 김장연호 집행위원장을 만나 네마프의 취지와 의미를 물었다. 

 

 

벌써 16회를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비슷한 질문을 여러 번 받으셨을 것 같은데 그래도 네마프가 1년 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네마프는 2000년도에 시작되었어요. 그 즈음이 디지털과 인터넷이 대중화 되고 비디오 문화가 흥하기 시작했던 때죠. 그 땐 자발적으로 생겨난 문화를 많이 겪어보지 않았을 때였기에 한국의 영화사나 비디오 아트론을 위한 자료가 많지 않았어요. 하지만 한국의 비디오로 만들어진 좋은 작업들은 많이 제작 되고 있었고 ‘한국에 비디오 문화를 만들어봐야 되겠다’라는 마음으로 1회를 시작했어요. 1,2년이 지나면 비디오 문화가 만들어지는 줄 알고… (웃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계속 물을 붓다 보니까 어느새 17년이 되었네요. 올해로 네마프가 16회째를 맞이하며 거의 20년이 되어갑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은 비디오 문화가 조금씩 형성이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만드는 문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국가 주도로 만들어지는 문화가 아닌 민간인들이 직접 주도하는 예술 말이예요. 그 안에 자발적인 예술의 형식이나 내용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다른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그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네마프는 17년간 작품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온 영상예술축제이고, 동시대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담아내려고 노력했던 작업들을 매년 소개해왔습니다.

 

 

이번 네마프 슬로건 ‘가상의 정치’ 선정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이 제 4차 산업혁명이라고 얘기들을 해요. 제 3차 산업혁명에서 디지털과 개인 컴퓨터 등이 산업을 이끌어 갔었다면 제 4차 산업혁명은 사물 인터넷,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이 주를 이루죠. 물질계가 아닌 가상계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는 거예요. 이런 흐름에 따라 SNS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공간이 되고 이제 스마트폰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게 된 것처럼 전에는 오프라인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온라인으로 많이 옮겨왔죠. 또 가상의 세계는 육체적 한계를 가지지 않고 불평등했던 것을 평등하게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어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 영향으로 가상과 실재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는 이 시대에 ‘예술적 실천 가능성은 무엇인가?’ 제안해 보기 위해서 “가상의 정치”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올해 네마프의 섹션에 대한 소개와 특징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먼저 [글로컬 구애전]은 저희가 가장 오래 해온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작품들이 공모를 통해 소개된답니다. 경쟁 부문을 저희는 구애라고 표현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공모를 하기 때문에 디지털과 뉴미디어를 활용한 많은 작가 분들의 작품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글로컬 파노라마]는 디지털과 뉴미디어로 만들어진 동시대 작품들의 최신 흐름을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가상의 정치는 아까 말씀을 드렸고, 다음으로 [대안장르]네요. 아직 정리가 안 된 한국의 영화나 영상예술 장르를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매년 대안장르를 하나씩 소개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영상을 볼 때 스토리만 따라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어서 우리가 영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들이 묻히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대안장르: 천천히-오브제로 읽기]에 대해 소개 드리고 싶어요. 관객 분들이 이야기 구조가 아닌 오브제를 따라 작품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리우 지아인 작가의 <607>과 라야 작가의 <발췌된 풍경>을 통해 기존 상업영화와는 다른 느낌을 받으실 거라고 기대합니다. 다음으로 [트레이시 모팻 회고전]이 열립니다.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사진작가예요. 호주 원주민 여성이지만 백인 어머니한테 입양되어 자랐어요. 그런 환경의 영향을 받아 여성, 인종 그리고 식민지에 대한 입장들을 자신의 작품에 상당히 흥미롭게 녹여내는 작가예요. 한국에서 회고전을 통해 트레이시 모팻 작가의 모든 작품을 소개하는 건 저희가 최초이기 때문에 정말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둘도 없는 기회니까요. 이제 아트 전시제에서의 [글로컬 구애전]은 총 11분의 작업이 구애가 되어서 미디어극장 아이공, 갤러리메이, 아트스페이스오에서 전시될 예정이고,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도 ‘가상의 정치’라는 슬로건 하에 많은 작가 분들의 작품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네마프와 아이공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가요?


 그냥 영상예술이 아닌 대안영상 예술을 계속 지향하고 그 가치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대안이란 동시대에서 주류에 의해 다뤄지지 않았던 내용과 형식을 가진 작업들을 계속해서 소개하는 활동이자 운동입니다. 작업으로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가면서 대안영상 예술이 한국에 자리잡길 저는 마음 깊이 기원합니다.

 

 

16번째 네마프를 찾아주실 관객 분들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제가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영화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영화제만, 미술 쪽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전시회만 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사실 영화제와 전시회는 작품이 소개되는 방식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많은 분들이 두루두루 다 관람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전시회만 보셨던 분들은 영화제에도 가시고, 영화제만 보셨던 분들은 어떤 작품들이 전시가 됐는지 보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가만히 앉아서 보는 영화와 달리 전시회 쪽엔 자신이 참여해야 작품이 완성되는 인터렉티브 아트부터 VR 작업, 미디어 설치작업까지 상당히 다양한 포맷이 소개되고 있어서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는 대안영상예술 후원을 많이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민간에서 17년간 진행해온 것이 쉽진 않았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이 꼭 필요해요. 후원! 후원해주셔야 합니다(웃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대안영상예술은 낯선 장르일 것이다. 하지만 올해로 벌써 16회째를 맞으며 사회 한 켠에서 묵묵히 자리잡아가는 네마프를 통해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대안영상예술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앞서 소개된 다양한 전시와 상영은 8월 4일부터 12일까지 9일간 열리는 네마프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16.07.26

취재 | 정솔지 최상규 루키
기사작성 | 정솔지 루키
사진 | 강보람 루키

SNS 공유 Line 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