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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호] [네마프 심포지엄] 가상의정치-매체/신체/정치
    NeMAF 조회수:3912 추천수:8
    2016-08-08

     

    8월 7일 오후 1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가상의 정치-매체/신체/정치’의 주제로 네마프 심포지엄이 진행되었다. 남수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김현주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김지훈 영화미디어학자, 이선영 미술평론가, 이택광 문화평론가가 참가하여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이선영: 안녕하세요. 오늘 발표는 발표 내용의 예증이 될 만한 도판을 중심으로 얘기하겠습니다. 오늘의 주제가 가상의 정치인데 정치가 지배와 피지배가 중심이 되는 담론이라고 한다면 그 지배의 구체적인 대상이 되는 것은 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권력이 몸에 작용하는 방식은 고문 등 몸에 직접 작용하는 방식에서 지금은 지배적인 상징체계에 맞는 몸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돈을 투자해서 스스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변화했습니다. 이렇게 권력이 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결론이 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몸을 단지 하나의 물질이 아니라 권력과 관계있는 담론으로 보는 측면도 있고, 반면에 몸을 담론으로 환원될 수 없는 자연의 실제적인 존재로 보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이분법적으로 나눌 것이 아니라 중용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담론에 얽혀있지만 또 지배 권력에 대해 저항할 수 있는 것도 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몸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뒤러의 ‘아담과 이브’ 작품을 보시면 그 당시 아름답게 여겨졌던 아름다운 몸을 가진 여성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시대 몸에 대한 가치관이 투사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을 통해서도 인간의 몸이 우주의 질서와 형이상학적인 틀에 맞게 재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6세기 미켈란젤로 카시나 전투를 위한 드로잉’는 전투 씬을 그린 그림입니다. 그 당시의 규범에 맞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재현된 몸을 볼 수 있습니다. 전투를 중점으로 그린 그림이라기보다는 남성 누드의 여러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육체를 지배하기 위해서는 육체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렘브란트의 해부학강의(1632)를 보시면 해부대 위의 몸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때의 몸에 대한 지식들은 지금 보면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골상학을 보면 알 수 있죠. 어떤 형태의 몸이 가장 좋은 것인지에 대한 기준, 사실 옳다고 할 수 없는 기준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생학도 마찬가지로 어떤 민족이 가장 우월한지에 대한 생각이나 기준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단테 가브리엘 로제티의 ‘수태고지’는 식욕과 성을 거부한 여자가 수동적인 자세로 앉아 있는 모습을 통해 욕망을 절제해야 아름다운 여성일 수 있다는 빅토리아 시대의 성 이데올로기가 반영된 작품입니다. 지금도 날씬한 몸매를 얻기 위해 식욕을 절제하는 현대 여성들의 모습과도 닮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남성의 몸은 육중하게 표현되는데요, 특히 올림픽의 포스터들에서는 고전주의적인 남성상이 부각됩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포스터는 인종주의적인 색채가 많이 포함된 포스터입니다. 몸에 대한 시대적 시각이 포스터에도 표현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권경엽의 ‘백자 같은 피부를 가진 여자’, 위영일의 ‘짬뽕맨’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몸에 대한 상반된 정치적 시각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몸의 형태에 따라 차별을 겪기도 합니다. ‘코디 최’의 모습을 담은 이 그림은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겪은 차별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심정을 이러한 포즈로 나타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몸과 정치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이 사진은 미래라이프대학 사태 중 학생들이 김활란 동상에 페인트를 뿌린 모습입니다. 미래라이프대학 사태를 통해 미래의 라이프를 상징하는 산업이 웰빙이나 패션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몸을 지배하는 것 중 기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 사진은 포드자동차의 컨베이어 시스템입니다. 맨 처음에 푸줏간에서 고기를 잘 분류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컨베이어 산업이 자동차 산업과 결합되어 이 기계에 맞춰 육체노동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제러미 벤담의 ‘판옵티콘’은 구조에 의해 몸이 제한을 받음으로써 규율이 내면화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사진은 전시장 전체가 저울인 홍기원의 작품을 담은 사진입니다. 관객이 올라가면 바로 몸무게가 나옵니다. 자신 스스로 몸을 계속 관리해야하는 시대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고문을 줄 때도 기계가 쓰입니다. 중세의 이단 심문제도가 그 예입니다. ‘프리츠 랑 영화 메트로폴리스’라는 영화 등 기계에 대한 두려움이 투사된 작품들도 존재합니다. 마지막으로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을 통해서는 몸이 시스템에 의해 고통 받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그러면서도 회화처럼 몸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들이 있죠. 그런 역설적인 측면을 발견할 수 있고, 지금까지 살펴본 예들을 통해서 예술이 대안의 정치학의 하나의 흐름일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며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김현주: 네, 발표 잘 들었습니다. 몸에 관련된 담론들을 근대와 현재까지의 다양한 작품들을 예시로 활용해 잘 설명해주신 것 같습니다. 이어서 김지훈 선생님이 <실험 다큐멘터리에서 가상의 정치:하룬 파로키와 히토 슈타이엘>발표를 해주시겠습니다.

     

     

    김지훈: 저는 영화뿐 아니라 현대미술, 무빙 이미지 쪽에서 잘 알려진 작가들이 가상의 정치와 어떻게 연관이 되어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발표를 하겠습니다.

     

    Changing Horison Of The Virtual


     가상이라는 것은 디지털의 고유한 특성은 아닙니다. 가상공간이 작동되는 방식을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이미지 공간이 갖고 있는 환영성이고 두 번째는 가상과 현실 사이의 차이를 일시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첫 번째 방식으로는 가상현실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아트가 있고, 두 번째 방식으로는 텔레마틱 또는 텔레프레즌스가 있습니다. 두 번째 방식은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적으로 겹쳐서 현실이 구성되는 방식입니다. 이 두 방식이 미디어아트에서 가상공간을 실험한 방식이었습니다. 말하자면 기존의 이 두 방식은 우리의 삶의 영역과 분리되어 있었던 특정한 행위자들의 네트워크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후의 가상은 어떤 경험 속에서 어떤 공간과 미디어들과 연결되는가, 즉 가상이 우리의 삶 속에 놓이는 지점들이 달라지게 됩니다. 2000년대 이후 가상이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감시 카메라나 IOT, 다양한 센서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디지털이 실제 생활의 모든 지점들과 중첩이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의 예로 요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포켓몬go 게임을 들 수 있는데요, 이렇게 가상과 실재가 서로 영향을 받고 중첩이 되는 이러한 때에는 가상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접근을 해야 합니다. 디지털이미지는 무한하게 연동이 가능하고 많은 곳에 퍼져있기 때문에 더 이상 hard한 이미지가 아니며 soft하고 cool한 존재론적인 상태로 옮겨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soft virtuality에 개입을 한 하룬 파로키와 히토 슈타이엘의 작품들을 오늘 이 발표에서 다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Farocki


    soft virtuality로서의 이행과 관련된 파로키의 키워드는 파로키가 사용한 ‘작용적 이미지’라는 단어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작용적 이미지라는 것은 뭔가를 재현하는 이미지라기보다는 감시 카메라나 의학에서의 내시경과 같이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 이미지를 뜻합니다. 이 작용적 이미지는 디지털 시대의 고유한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모든 것들이 자동화된 이 시대에 있어서는 점점 더 지배적이 되고 있습니다. Serious games 3;Immersion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쟁에 참여한 후 전쟁 증후군을 겪는 군인들을 가상적으로 다시 그 상황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증후군을 치료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가상임에도 불구하고 환영의 차원을 넘어서 신체적 또는 뇌 적인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과거의 경험이 가상을 통해 재구성되는 것이죠. VR이 가지고 있는 구성적인 힘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Steyerl


    히토 슈타이엘이 제안한 가장 유명한 제안은 poor images, 즉 빈곤한 이미지입니다. 빈곤한 이미지라는 것은 데이터가 무한하게 순환되고 버려지는 네트워크 속에서 디지털이 생산하게 되는 잔여적인 이미지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미지들이 소비되고 전유되어서 원래의 가치들이 사라지는 흔적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빈곤한 이미지의 범위 안에는 단순히 해상도가 낮은 이미지들을 넘어서 여러 사용의도가 긴밀히 얽혀있고 침범 받는 상황들도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빈곤한 이미지라는 것이 기존의 모든 종류의 이미지들을 통합하고 아카이브하는 측면을 갖고 있고 그런 통합과정에 의해 이미지가 구성하는 공간 자체가 유동화 되며, 이미지와 사운드들이 신체와 메시지를 통해 혼합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빈곤한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흔적들이 생산과 순환 속에서 드러나게 되는 물질적이고 감각적인 측면들을 드러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공된 이미지들이 갖고 있는 생산과 순환의 흔적들, 정치경제학적인 의미들에 대해서 개입할 수 있는 실마리도 제공합니다. 그래서 슈타이엘에 따르면 이런 식의 이미지에 참여한다는 것은 결국 그 이미지가 갖고 있는 모든 생산과 순환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슈타이엘의 최근 작업들은 자신이 표현하는 가상적인 것의 네트워크, 가상적 이미지의 정체성들 그리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이미지의 깨끗함과 빈곤함 등의 차원들을 에세이적인 표현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how not to be seen. a fucking dibactic educational.mov’라는 작품인데요, 잠깐 보여드리겠습니다. 

     

     

    Conclusion


    파로키와 슈타이엘은 디지털 네트워크, 디지털 기술의 확산, 스마트 미디어의 등장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가상의 지평의 변화, 예를 들어 하드에서 소프트로의 이행 과정 등의 변화를 통해 이미지가 갖게 된 위상에 개입을 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미지에 대한 비평의 전통이 있죠. 이미지를 보는 방식, 이미지와 신체의 관계를 다른 각도에서 보거나 다른 관점을 통해 보는 식의 비평예술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들의 작품 속에서는 하나의 가상이미지와 다른 가상 이미지, 또는 디지털 이미지와 그 전사적인 이미지, 이미지와 삶 사이의 관계들을 연쇄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파로키와 슈타이엘과 관련해서 가상의 정치에 대한 제 생각을 전달하는 것으로 제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남수영: 네, 김지훈 선생님 발표 잘 들었습니다. 가상의 정치 심포지엄의 3가지 키워드가 신체, 매체, 정치입니다. 이선영 선생님이 신체에 대해 말씀해 주셨고, 김지훈 선생님이 매체에 관해 설명을 해주셨는데 사실 이 3개의 키워드 순서는 중요한 것이 아니고 완전히 구분되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발제하시면서 겹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는데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택광 선생님의 <정치적 공간은 무엇인가?: 재현을 비껴가는 정치>발표를 듣겠습니다.

     

     

    이택광: 앞서 미시적인 관점에서 이야기 해주셨다면 저는 포괄적인 큰 관점 얘기해볼까 합니다. 미학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존 밀튼이 스페이스라는 말을 처음으로 만들었는데 스페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천국과 지상이라는 기독교적 상상력입니다. 그 중간에 존재하는 것을 우주(space)라고 불렀습니다. 르네상스에서부터 시작되었던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저는 그런 관점에서 전체 공간이라는 개념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전체 공간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재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공간이라 불리는 것은 감각의 문제입니다. 여기에 대해 최초로 파악한 철학자는 칸트입니다. 제가 부제를 재현을 비껴가는 정치라고 했는데 비껴간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0년대의 반미학들 테제는 반재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재현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었죠. 예술은 계몽적 측면이 강한데 서구가 계몽이고 서구를 쫓아가는 것이 한국의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시아 국가들은 서구를 쫓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는데 서구를 쫓아가는 계몽, 또는 그 계몽에 대한 비판적 테제로서 제출되는 것이 계몽 반재현성입니다. 

     

     이 발표의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반재현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재현을 비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정치라는 개념은 아주 복잡한 개념인데 제가 여기서 쓰는 정치라는 개념은 본연적 개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을 정치적 동물이라고 했을 때 사용하는 그 정치의 개념이죠. 인간의 존재론적 본성으로서의 정치. 여기서 본성이라는 것은 자연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정치는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권력으로 위협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신체적으로 훨씬 위협적인 네안데르탈인은 사피언스에게 집니다. 왜? 네안데르탈인은 네트워킹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피언스는 돌에 그림을 그려서 정보를 전달했죠. 그러한 네러티브를 만들 수 있는, 상징화를 시킬 수 있는 것이 정치라는 겁니다. 

     

     이 그림은 피터 불기엘이 그린 베를렘 인구조사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배경인데 이상한 점이 많습니다. 베를렘은 중동이어서 눈이 오지 않는데 눈을 그렸습니다. 또 마리아와 요셉을 크게 부각시켜 그리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마리아보다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에 시선이 가겠죠. 중세의 영향을 받은 그림이지만 중세와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북유럽 르네상스의 테제라고 할 수 있죠. 북유럽 르네상스에 영향을 준 것은 바로크 예술이고 바로크 예술의 핵심 테제는 성서로 돌아가자는 것이며 세속적인 것을 통해 종교적인 것을 표현했습니다. 다음 그림은 놀이하는 사람들을 그린 그림입니다. 잘 보시면 놀이하는 사람들은 모두 어른입니다. 이 그림의 의미를 영어로 표현하자면 industrial입니다. industrial은 부지런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을 바로 Circle of Life라고 불렀습니다. 그림 중간에 수레바퀴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이 Circle of Life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신이 사람들에게 지시를 하는 것이 아니고 이 많은 사람들이 각자 알아서 살아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죠. 즉 산업사회의 핵심은 민주주의가 전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이 그림은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leviathan)’의 표지입니다. 필립 3세가 그려져 있는데 몸통이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로 국가를 뜻하는 것입니다.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이 전하는 핵심 개념은 인민들이 국가를 필요로 하여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리바이어던이라는 것은 필요악입니다. 국가라는 악을 사람들이 지지하고 의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홉스는 people이라고 불렀습니다. 홉스는 사람들을 국가로 수렴시켜서 인민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이 근대적 테제이고 철학적으로는 자유주의라고 표현될 수 있습니다. 군중에서 인민으로 바뀌는 것이 핵심인데 여기서 인민이란 국가와 안전 혹은 안보의 계약을 맺은 사람들입니다. 홉스는 군중을 방치하면 서로 싸워서 죽고 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교육이 필요하다는 현대인들의 생각과 비슷합니다.


     판옵티콘은 흔히 독재의 상징이라고 여겨지는데 판옵티콘은 역설적으로 민주주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명만 고생하면 되기 때문이죠. 이게 공리주의입니다. 죄가 나쁜 것이지 죄를 지은 사람이 나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반영되어 교화의 기능을 수행하는 감옥이었습니다. 판옵티콘을 근대의 모델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우리들 각자의 자리로 옮겨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민주화였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절대 쾌락 원칙에 위배되는 행동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쾌락 원칙은 규범적 판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서 아름다움을 식별합니다. 아름다움을 식별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편리함이죠. 판옵티콘도 그 시스템이 잘 돌아갈 때 편안한 사회, 아름다운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판옵티콘에서 간수가 죄수들을 감시한다고 볼 수 있는 반면에 죄수들이 간수를 필요로 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근대성의 핵심이자 미디어의 원리입니다. 

     

     이 그림의 윗부분이 무의식을 나타내고 아래는 상징계라고 불립니다. 즉, 아래가 발화의 부분이고 위는 말해지진 않지만 말을 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가상현실이라는 것은 이 두 부분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상성이라는 것이 정치를 만들어 가지만 정치를 수렴해가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 오늘 발표의 핵심이고 그랬을 때 우리는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인지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김현주: 네, 발표 잘 들었습니다. 세 분의 발표를 통해 가상의 정치라는 주제 하에 키워드 별로 심도 있는 토론을 나눠보았습니다.

     

    남수영: 오랜 시간동안 발표해주신 세 분의 패널 선생님들께 박수 부탁드리고, 쉬는 시간 없이 진행했는데 끝까지 경청해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사회 | 남수영 김현주
    패널 | 김지훈 이선영 이택광
    기록 | 정솔지 루키
    사진 | 강보람 루키

  • [5호] <부동산의 발라드2> GT 현장
    NeMAF 조회수:2550 추천수:9
    2016-08-08

     

     8월 7일 일요일 오후 6시 인디스페이스에서 그룹 파트타임스위트의 <부동산의 발라드2>가 상영되었다. 그룹 파트타임스위트는 작가들이 처한 현실적 상황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기반으로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번 작품 <부동산의 발라드2>는 다이나믹한 구성의 도시 풍경적 음악을 기반으로 포털 사이트의 스트릿 뷰 속에서 수집된 불발된 인천 경제 자유구역의 풍경변화 그리고 잔뜩 허물어진 현장 공간에서의 퍼포먼스가 교차한다. 이날의 GT는 파트타임스위트의 이미연 작가와 박재영 작가가 참석했고 권은예 모더레이터가 진행헀다. 이하는 GT현장의 기록이다. 

     

     

    작가님들의 소개와 작품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이미연: 안녕하세요 파트타임스위트에 이미연입니다. 
     박재영: 안녕하세요 파트타임스위트에 박재영입니다. 저희는 미술을 기반으로 하는 작가이구요. 2009년부터 결성해서 작업해오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질문을 준비하는데, 영상도 좋았지만 음악만 들어도 좋았어요. 영화 전반부 논밭과 송전탑이 보이는 부분에서는 소리와 함께 묘한 느낌도 주고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극장에서 볼 때는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요. 질문으로 첫 상영이 문래 예술 공장에서 있었던 [XXX-싱크로나이즈드 멀티스크린 뮤직비디오 상영회](:이하 XXX프로젝트)였습니다. 그때의 상영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이미연: 당시 프로젝트는 저희가 기획을 한 거였어요. 저희들이 작업을 하면서 함께 작업하고 싶은 동료 작가들을 섭외해서 같이했죠. 그리고 개개인의 신작을 선보이기보다는 하나의 계기를 마련해서 다같이 하는 작업을 하기로 했어요, 그 계기가 음악이었구요, 그래서 50분 길이의 사운드를 먼저 만들고 그 음악을 작가 분들에게 드리면서 ‘음악에 맞춰서 영상을 만들어주세요’ 부탁을 했고 흔쾌히 함께해주셨죠. 그래서 상영회 때 음악은 틀어 놓은 채로 5개의 스크린을 설치해서 모든 영상들을 한 번에 상영하는 프로젝트였어요. 그런 방식이 하나의 작품을 온전히 바라보기도 어렵고 이번 상영에도 보셨지만 중간에 나오는 블랙의 화면이 있는데 그 타이밍이 작가마다 다르거든요. 그러다 보니 전반적으로 환경이 산만해지는데 그런 부분이 저희가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재밌게 여긴 부분이에요. 왜냐하면 그런 산만한 상황이 다른 작가들이 자기의 작품을 침범하는 것에 관대하게 허용할 수 있는 상황으로 만든다고 생각했구요. 그러다보니 작가들과 의사소통하는 시간과 공이 많이 들었고 동시에 재미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파트타임스위트의 작품만 보았는데 저도 그런 산만함을 느껴보고 싶네요. 

     

     이미연: 저희도 그런 기회를 다시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웃음) 그리고 한 가지 더 이야기 하고 싶은 건 XXX프로젝트에서 다섯 개의 영상이 동시에 보이는 형태였지만 각각의 작업은 모두 독립적이다 작업임을 인지하고 했어요. 우리가 원래 익숙하게 보던 방식이 아니라 중간에 블랙이 길게 나오고 음악만 나오는데, 그런 부분이 ‘다른 작품을 의식해서 만들었다’ 하기 보다는 이 작품은 이 작품대로 하나의 독립적인 완성이라는 거죠. 

     

     

    관객1 : 영상 마지막 부분에서 돌탑을 쌓거나 X모양으로 스프레이를 칠하고 또 한 여자가 등장해서 앉고 하는 퍼포먼스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급합니다.

     

     이미연: 돌의 이미지는 저희가 퍼포먼스를 할 때는 집약적이고 다의적인 형태로 하는 것 같아요, 마지막에 음악을 유심히 들으셨다면 굉장히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님 같은 목소리를 가진 [있다]라는 저희가 굉장히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어요. 그분의 노래 가사 중에 [돌아] [미처 날뛰어] [꿈꿔] 같은 말들이 있어요. 그 중에서 [돌아] 같은 말이 ‘돌아’, ‘돌들아’같은 느낌을 주더라구요. 의도한건 아니지만요. (웃음) 그리고 돌무더기에도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저희가 간 곳이 인천자유경제구역이란 곳인데, 재개발의 규모가 인천 같은 경우 굉장히 크거든요. 그런 상태에서 가보면 돌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저희가 보통 돌은 자연물이라고 생각하지만요. 또 한편으로는 저희가 저런 장소에 관심을 많이 가져왔는데요. 처음에는 공간자체의 주목이 하다보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로 관심으로 바뀌어 가더라구요. 그러면서 뭔가 저항하는 짱돌 같은 의미를 내포했습니다. 그리고 돌무더기 나오기 직전의 공사현장으로 쌓인 수천 톤의 돌무더기 이미지를 보았는데 그것에서 힌트를 얻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영상 속의 여자분은 XXX프로젝트를 같이 한 문세린 작가님이고 이번 작업 촬영을 도와주셨어요. 저희가 작업을 할 때 미리 정한 스크립트로 촬영하지는 안고 현장에서 결정하는 즉흥적인 작업들이 많거든요. 그 장면도 사실은 카메라 테스트를 위한 것이었죠. 그리고 저희가 촬영지에 가기 전 포털 사이트의 스트릿뷰 지도를 보는데 재밌는게 그 장소마다의 변화한 모습을 포털에서 아카이브로 저장해두었더라구요. 그래서 그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구요. 그것을 통해서 인천의 변화를 볼 수 있었죠. 그걸 살펴보는데 지금은 없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는데 초상권의 문제이긴 하겠지만 ‘블러blur’ 처리가 되어 있어요, 그런 식으로 사람을 보여주는 이미지가 인천이라는 곳의 재개발을 둘러싼 논리의 핵심이라 생각했어요. 마치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지우는 것 같아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왔죠. 저희가 작품에서 모자이크를 사용한건 그것들에 대한 조롱의 의미이기도해요, 하지만 모자이크 장면이 포털속 스트릿뷰와는 다르게 사람들이 움직이죠. 미세한 차이이지만 인터넷 속 정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그곳에서 살고 있다’는 동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공사현장에 보면 돌무더기에 ‘X’표시가 많이 되어있어요. ‘X'표시는 ’금지‘의 의미도 있지나 ’좌표‘를 알리는 의미도 있는 것 같아 그곳에 앉아 쉬는 이미지를 찍고 싶었죠. 촬영도중에 그 분이 카메라 테스트를 위한 건데 진짜로 쉬시더라구요. 그때 촬영한 이미지가 저도 마음에 들어서 영상에 포함했습니다. 

     

     

     관객: 영화 잘 봤습니다. 영화 중간에 사탕 같은 것들을 큰 솥에 끓이고 돌무더기와 같이 쌓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에 대한 제 생각은 경제계발의 긍정적 희망을 비꼬았다 생각했는데 작가님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작업하신건지 궁금합니다.

     

    박재영 작가 : 너무 잘 읽어주셨어요. 저희가 작업 전부터 세계과자를 소재로 촬영한 적도 있고 ‘그것이 말하는 세계경제에 대한 함의가 있다’라는 생각도해요. 최근에 도시에서 보면 정말 싸게 팔리는 수입과자가 굉장히 많아졌잖아요. 단순히 저렴한 과자로 볼 수도 있지만 사실은 FTA같은 경제협정으로 일어난 현상인데, 단순히 보이는 것 이면의 맥락을 보여 주기위해 사용한 것도 있구요, 돌과 함께 쌓은 퍼포먼스의 경우, 인천자유경제도시 재개발은 굉장히 큰 규모의 재개발 사업인데요. 그 사업이 가지는 경제개발의 달콤한 측면과 반대로 토착민들을 내쫓는 양가적 측면이 공존하죠. 그런 현상들을 ‘사람들의 혀를 위로하고 한편으로는 고통스럽게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 돌과 사탕을 접합하는 퍼포먼스를 보였습니다. 

     

    이미연: 박재영 작가님이 먼저 설명을 잘 해주셨는데 덧붙여 설명 드리면, 영화 속 공간이 정말 텅 비고 공허한 벌판인데 저희는 그 안에 엄청난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엄청나게 달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엄청나게 저렴해진 세계과자와 그곳에 쌓인 돌무더기들을 사용해서 눈으로 보이지 않는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퍼포먼스를 연출했습니다. 

     

     

    관객: 영화 전반부에서 나레이션 두 개가 중첩됐는데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미연: 음악에 대한 질문이 없어서 아쉽네요. (웃음) 음악에 엄청난 공을 들였거든요. 일단, 질문에 답변 드리면, 목소리 부분은 음악적으로 하나의 톤 하나의 성별로 보여주기 보다는 여러 목소리가 섞였으면 좋겠어서 편집을 해서 사용했습니다. 또한 음악적으로 좋은 소리를 선보이기 위해 고민한 결과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미연: 최초 프로젝트부터 저희가 음악을 잘은 못하지만 관심이 있고 영상도 같이하는데, 음악이 영상의 보조적인 역할에만 국한 된 것 같아 영상과 독립된 고유의 자리를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권은예님이 음악만 감상하셨다는데 저희가 바랬던 감상법의 하나였구요. 작품에 굉장히 많은 방식으로 음악작업을 했어요. 그래서 소리만으로도 영상작업 만큼의 위치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인천같이 수백조의 도시 재개발 프로젝트는 우리가 흔히 아는 금융권의 담보 없이 재정적 기획만을 가지고 하는 거예요. 기획안을 제시하고 현금이 얼마나 필요한가로 투자를 받을 수 있는데요. 그래서 유튜브를 통해서도 그런 홍보영상들을 굉장히 쉽게 볼 수 있어요. 그 사운드들을 많이 참고했고 그리고 도시 안에서 여러 공간들이 사라지고 탄생하는데 그런 공간적 레이어들을 청각적으로 구축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공사현장 경마장 불꽃놀이 같은 사운드들을 채집하고 겹쳐서 우리가 사는 도시의 청각적 풍경을 구축해보고 싶었습니다.

     

     박재영: 아까 포털사이트의 스트릿뷰 아카이브 성격을 이미연 작가가 말씀해주셨는데, 이 작업에서 주목한것은 미디어적 측면도 있거든요. 스트릿 뷰가 보여주는 장면들이 현실과 격리된 주제 없는 무수한 공간이라 생각했는데 그 공간에서 사람들을 찾고 하면서 그 스트릿뷰가 가진 잠재성을 현실로 끌어오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가상현실 미디어를 사용한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홍보차원이지만 올해 미디어시티 서울에 선보이기위해 준비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웃음)

     

     

     2016.08.07

     

    진행 | 권은예 
    기록 | 최상규 루키

  • [5호] <글로컬 파노라마3> GT 현장
    NeMAF 조회수:2751 추천수:7
    2016-08-08

     

    8월 7일 오후 5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글로컬 파노라마3>이 상영되었다. 이번 <글로컬 파노라마3>는 노영미 감독의 <보이지 않는 잠자는 여인, 뒤집힌 배 그리고 나비>, 한주예슬 감독의 <샐러드데이즈>, 킴 노체 감독의 <삼색제비꽃>으로 구성되었다. 상영이 끝나고 임창재 감독의 진행으로 한주예슬 감독이 관객과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작품을 작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라는 극에서 마이 샐러드데이즈라는 단락을 봤었어요. 샐러드데이즈라는 뜻이 파릇파릇한 실수가 많은 시기라는 뜻인데요. 꼭 사춘기만이 아니고 엄마로서 실수하는 부분도 있고 살면서 어떤 입장에서 실수하는 것들 모두 샐러드데이즈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 작품을 만들게 되었어요. 상징성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제일 극화되어있는 곳이 고등학교라고 생각해서 배경을 고등학교로 정했고요, 학생이지만 누가 남자고 누가 여자인지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남녀 구분 없는 그런 느낌을 지향했습니다. 

     

     

    작품 속 자막들이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와 클레오파으타’ 작품에서 나오는 글이죠?

     

     네, 맞아요.

     

     

    관객: 영화 속에서 태경의 한 손이 초록색으로 나오고 맨 처음에 셰프님 혹은 선생님의 손도 빨간색으로 표현되었는데 그 색들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가요?

     

     붉은 색인데 사실 갈색이에요. 나뭇잎이 처음엔 초록색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단풍이 들면 갈색으로 변하잖아요? 초록색이 미숙함을 많이 상징하는 반면 갈색은 도태되고 좀 퇴폐적인 느낌을 상징하도록 했어요. 태경이가 엄마를 밀쳐낼 때는 초록색 손으로 밀치는데 태경과 도현이가 스킨쉽을 하는 장면에서는 초록색으로 안 보여요. 그건 그 아이(도현)의 눈에서는 전혀 태경이가 이질적이지 않고 자기와 같은 모습인 것처럼 보이는 거죠.

     

     

    관객: 장면 속 요소요소들이 많은데 즉흥적으로 넣으신 건지 혹은 계획적으로 넣으신 건지 궁금합니다.

     

     영화 속에 이미지가 종종 나오는데 그것들은 12월 촬영들어가기 전인 9월 달부터 공모를 했어요. 미술 작품이 영화 속에서 많이 나오길 바랬고 단편에서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보고 싶어서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작가 분들의 이미지나 설치 미술품을 출현시키게 됐어요. 그리고 조그만 소품들이 나오는데 그것도 작품들이에요. 약간 요정 같은, 수호신 같은 느낌을 내고 싶었죠. 미술 감상할 때 느끼는 여러 가지 느낌들을 영화를 보면서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관객: 셰익스피어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에서 글을 갖고 왔다고 하셨는데 영화에 쓰일 글들을 정할 때 어떤 기준으로 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일단 책을 완독하기 전에 샐러드데이즈라는 단어 자체에서 영감을 많이 받은 상태였고, 안토니오 클레오파트라 극 자체의 형식도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왜냐하면 대부분 무대를 표현할 때 배경이 이집트면 완전 이집트 분위기로 꾸민 다음에 주연들이 나와서 연극을 하는 반면에 안토니오 클레오파트라는 완전 흰색의 공간에서 “아, 여기는 이집트다.”라고 배우 분이 얘기를 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이집트로 상상하게끔 만들었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영화에 흰색 공간에서 연극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런 느낌과 텍스트와의 조합을 만들어내려고 했어요.

     

     

    영화 속에 미술 작품들과 소품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에 얽힌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중간에 화환이 나오는데 그 화환의 경우엔 길에서 가지고 온 것이어서 들고 지하철을 타는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기도 하셨어요.(웃음) 그리고 마지막에 태경이가 피아노를 떨어뜨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진짜 피아노가 아니고 일일이 냉장고 박스 같은 거로 만든 거예요. 그걸 계속 가지고 있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이 정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와서 폐기 처분했는데 속상해요. 

     

     

    앞으로의 작업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금 설치작업을 하면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요, 이 작품에서도 이불이 굉장히 많이 나왔는데 이불을 가지고 선인장을 만드는 작업을 시리즈물을 하고 있습니다. 또 영주에 판타시온이라고 폐장 되었다가 다시 개장 준비가 되고 있는 테마파크가 있어요. 판타시온이 폐장되었을 때 저희가 가서 찍은 영상이 있거든요. 우리나라 테마파크 콘텐츠에 관련된, 버려진 테마파크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6.08.07


    진행 | 임창재 감독
    기록 | 정솔지 루키
    사진 | 강보람 루키

  • [5호] <레드마리아2> GT 현장
    NeMAF 조회수:2603 추천수:7
    2016-08-08

     

     8월 7일 일요일 오후 1시 경순 감독의 <레드마리아2>가 종로 인디스페이스에서 상영되었다. 작품은 이번 영화제에서 경쟁부문 [글로컬 구애전_장편]에 출품되었다. <레드마리아2>는 위안부, 매춘부와 같이 역사가 외면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날의 GT는 권은예 모더레이터가 진행했다. 이하는 GT내용을 기록한 것 이다. 

     

     


    작품은 한국뿐만 아니라 여라 나라에서 매춘혐오인식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성노동자들의 인권침해’ 그리고 ‘위안부’, ‘어머님’에 대한 3가지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가부장적인 폭력, 매춘혐오를 하나의 뿌리로 집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질문으로, 작품을 보는데 구조가 3가지 이야기를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해서 고발하는 형태였는데요, 그래도 초기 기획단계에서 3가지 이야기 중 강조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의 제작 동기도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영화는 사실 <레드마리아1>을 찍을 때부터 생각하고 있었구요. 여성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전작을 안보신분들이 있어 길게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노동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자본주의적 임금노동 그리고 가부장적 사회 구조의 틀 안에서만 이야기되고 있어 여성의 노동에 대해선 놓치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치만 이걸 단순히 시간과 돈의 관계로 접근하면 안 되겠다 생각했어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것으로 보아야한다는 생각으로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촬영을 하면서 동시대에 일본 필리핀 등 다른 나라의 여성들을 만나는 중, 갑자기 역사적 관점에서의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역사적 관점에서도 놓치고 있다 느꼈구요. 그중에서 ’여성의 몸‘ 특히 매춘에 대한 문제가 여성의 역사에 많이 빠져있다 생각했어요. 제가 비록 이론가는 아니지만, 저한테 그것들은 제 경험과 주변 환경을 통해 굉장히 살아있는 이야기거든요. 살아있는 이야기들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금기시 되고 천대받고 몸에 대한 낙인이 심해지면서 굉장히 많이 빈번히 일어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숨겨지고 여전히 말하기 힘든 이야기로 남은 것이 바로 여성의 몸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몸에 대한 이야기들 중 가장 치명적으로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매춘이나 성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문제가 사회와 분리되는 것이 희안했죠.  왜 ’성노동자만의 위안부만의 성매매여성들만의 문제’로 분리되는가가 저의 고민이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3가지의 이야기가 제 머리 속에서 엮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영화의 러닝타임이 최초에는 120분 이였는데 100분 버전으로 추가 편집된 후 첫 상영입니다. 이번 작품이 아직까지는 미개봉작이고 네마프를 비롯해 몇 개의 영화제에서만 상영되었습니다. 아직 까지 많이 회자되지는 안지만 영화 제작 전부터 주변에서 굉장히 많은 만류가 있었어요. 그러다보니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위해 시작한 영화가 오히려 해야만 하는 것으로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공개적인 후원만 있고 조용히 작업했어요. 그래도 작년에 120분 버전으로 완정을 해서 지난 DMZ영화제에서 상영했어요. 그치만 매번 영화를 상영 할 때마다 여러 곳에서 삭제요청을 받았죠. 이러면서 이번 행사가 다가왔을 때  ‘그래 이참에 과감히 더 편집하자’ 해서 스스로 영화맥락은 유지하되 과감히 삭제해서 100분 버전으로 완성했습니다. 

     


    저는 120분 버전도 봤기 때문에 20분이 삭제된 버전이라고 들었을 때 어떡하나 걱정을 좀 했었어요. 그래도 원래 등장하신 분 중에 전부 편집되신 분은 없겠죠?

     

    아뇨 있어요. 성노동자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왜 그렇게 일본에서는 이야기가 안 되는지 말씀해주신 후지메 유키 선생님은 전부 편집했어요.

     


    그럼 그 분을 제외하고는 다른 분들은 중간 중간 편집만 된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에게 편집 동기를 준건 가와다 후미코 선생님이었는데요. 가와다 후미코 선생님과 이케다 에리코 선생님은 한국의 위안부 운동을 많은 지원을 해주시고 일본에서도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 들 이에요. <레드마리아>에서 일본인 매춘부 위안부에 대해서 인터뷰해주신 세 분은 정말 일본사회에서 열심히 여성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 들이에요, 그분들이 얘기해주신 것은 한국의 위안부를 비판한 것 이아니라 얘기 되지 않은 일본인 매춘부의 얘기를 하는 건데 그 이야기가 한국에서는 굉장히 불편한 거죠. 그래서 이 영화가 나온 소식을 듣고 한국에서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그 선생님들에게 많은 압박을 한 것 같아요. 그분들은 그런 이야기를 해주시지는 안지만. ‘왜 저 영화에 출현 했습니까’ ‘선생님의 말이 왜곡될 수 있습니다’까지 그래서 가와다 선생님이 많이 힘드셨던 것 같고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는데 가와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면서 ‘위안부 문제가 너무 복잡하고 가난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되어야하는데 운동을 하면서 그런 기록들이 많이 사라진다’ 하셨는데 저도 그 이야기에 많이 공감을 했죠. 그 말은 단지 운동하시는 분들에게 하는 비판이 아니라 우리가 놓치고 있는 많은 자료에 대해 이야기 하는 건데 그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르게 들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가와다 선생님이 삭제를 요청 하시더라구요. 뭐 이유를 말씀드리면 제가 편집을 안했을지도 모르지만 선생님께서 암수술도 하시고 몸이 많이 안 좋으세요.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까지 꼭 그렇게 압력을 넣어야 했을까?’싶죠. 영화 전체를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인데 그래도 그분들이 힘들어 하시니깐 삭제를 하고 영화 전체를 다시 한 번 편집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관객: 일본에서도 촬영을 하셨는데요. 젊은 일본인 여성 두 명이 나오시고 우리나라 여성도 나오는 장면을 있었는데, 그 장면에서 일본 여성에게 질문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서 한국측의 입장이 어떤가’의 대답이 삭제 됐는데 어떤 답변이었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저는 거기서 저의 입장을 말하지 않았었어요. 왜냐하면 성노동자들 조차도 위안부 문제를 불편해해요. 특히 일본의 경우 매스컴에서 위안부 이유가 있을 때마다 인터뷰요청을 하는가 봐요. 그래서 이 사람들도 굉장히 불편한거죠. 그 이야기에서 카나메씨가 하는 얘기 중 삭제한 부분이 있는데요. 이 사람들은 ‘사회가 우리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데 이런 이슈가 있을 때만 우리에게 와서 질문을 던지냐’ ‘결국 너희가 반사회적이고 실재 사회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부끄러움으로 피해자로 이야기 해주길 바라는 의도 아니냐’ 생각하면서 굉장히 불편해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인터뷰를 찍을 때, ‘성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매춘부 출신의 위안부 문제도 다루고 싶다’ 얘기 했죠, 그래도 처음에는 불편해 하더군요. 그래서 ‘내가 꼭 해야 할 이야기가 있는데 나에게서는 연관이 되지만 너희가 불편하면 너희의 얘기와 연관 짓지는 않겠다’ 라고 얘기를 했죠. 카나메씨가 가오린의 질문을 받았을 때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구요. 저의 질문이 아니라 가오린이 궁금해서 한 거라 애기는 시작됐지만, 카나메가 ‘영화는 공식적인 건데 어쨓든 영화가 완성 되서 보여지면 이 인터뷰가 우리들의 공식적 발언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불편하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생각했죠. 이 사람들은 이미 그런 일들을 여러 번 겪었기 때문에 더 이상 연관되기 싫어한다는 걸. 그래도 영화를 완성해서 보여줬을 때 카나메씨도 굉장히 좋아하더라구요.  ‘우리도 이 모든 상황을 다 이해할 수 없고 또 우리도 고민하지 않았던 부분들까지도 같이 이야기된 것 같다’라고 그런 말을 들으니 영화를 만든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관객: 영화 정말 몰입도가 좋았습니다. 질문은 두 가지 인데요. 첫 번째로 궁금한 것은 영화에서도 봤는데 헌법 탄원서 제출을 했습니다. 그 후 성노동자에 대해서 무언가 변한 것이 있는지 궁금하구요. 두 번째로는 감독님이 주로 ‘여성의 삶과 노동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시는데요, 그래서 ‘미군 기지촌 여성들은 이야기 하고 싶지 않으실까?’ 싶은데 향후 <레드마리아3>가 나온다면 이야기 해보고 싶지 않으신지 궁금합니다. 

     

     우선 두 번째 질문부터 답변 드리면 기지촌 여성을 다룬 영화는 이미 여러 작품이 있죠. <아메리칸앨리> <호스트 네이션> <부엉이와 나> 등등 좋은 영화들이 있죠, 그래서 일단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도 잘 할 수 있지만 (웃음) 저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음으로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 크게 변한건 없어요. 변화는 없는데 제가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게 뭐냐면, 성매매를 반대하시는 분들이나 찬성하시는 분들이나 사실 제 생각에는 극단적으로 대립되지만 안으면 서로 고민하는 내용 중에 비슷한 것들이 되게 많아요, 지금은 너무 쟁점화 돼서 의견을 같이 할 수 있는데도 갈라져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자면 성매매를 반대하더라도 업소에서 환경적으로 성착취를 당하는 여성들은 우리 모두가 보호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찬반을 넘어서서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그렇게 하면되죠. 그래서 우리 사회는 찬반으로만 나뉘고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도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그래도 이번 작업을 하면서 ‘나와 같은 식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구나’ 느꼈고 반대를 한들 성매매 여성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같이 행동할 것을 모색하시는 분들도 있었구요. 그리고 이번 헌법 소원에서 결과적으로는 현행법 유지가 됐지만 재판관들 안에서도 의견이 갈라졌죠. 이것도 정말 큰 변화인거에요. 예전에는 어찌해볼 수 없는 거였다면 지금은 팽팽히 의견이 나뉘고 있죠.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지만 그 안에서는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성노동자’라고 말하는 순간 의식이 바뀌는 거예요. 예전에 노동자들도 그랬어요. 87년에 전국적으로 노동자대투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노조가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노조를 만들면서 노동자들 스스로 내가 노동자이구나 하고 의식을 했죠. 그런 변화가 중요한 거예요. 그냥 성매매여성 매춘부라 하면 주체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스스로를 변호할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사회가 같이 고민해야한다고 봐요, 왜냐하면 저는 이 문제를 인권문제라고 생각해요.  인권의 문제로 접근해야하는데 단지 예를 들면 한 영화제에서 관객이 이런 질문을 하더라구요. ‘감독님이 성노동자에 대해서 지지한다 하셨는데 그러면 제 남편이 업소에 가는 걸 저는 지지해야합니까?’ 라고요. 그런 건 개인의 문제죠. 말하자면 항상 한국 사회의 가치는 가족과 가부장적인 틀에만 있는데 이런 생각이 한 사람의 인생은 보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한국사회에서 개인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주의는 이기적인 것이 아니에요, 개인을 존중하면 타인을 존중하게 되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소수를 희생하더라도 집단을 지키려 하잖아요. 이러는 와중에 수많은 여성의 문제가 묻혀있거든요. 그래서 놓치는 문제들도 많죠, 저는 영화인으로서 ‘그런 이야기들을 제대로 기록이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관객: 지난 <레드마리아1>도 잘 보았지만 이번 <레드마리아2>에서는 1편과 다른 감정의 울림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질문으로 이 영화를 해외에서는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해외상영에서 상영된 적은 없어요. 이번에 100분 버전을 준비하면서 생각은 해보았지만 아직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단지 말씀드리면 영화를 준비하면서 ‘글로벌하게 영화를 촬영하기위해 다니지만, 정보는 글로벌하지 않고 지협적인 틀 안에서만 존재하는 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기록이 단순화 되어있구나 싶으면서 차후 근현대의 역사가 어떻게 이야기될지 걱정이 되죠. 그래서 해외관객들을 만나보고 싶죠. 그분들은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구요. 국내에서 해외관객의 관람이 있었지만 일반화를 하기에는 힘들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과 이번 영화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마 개봉은 내년정도로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이번 네마프에서 한 번 더 상영이 있는데 지난 여성영화제때 매번 상영 할 때마다 매진이었거든요. 아마 사람들이 소식을 몰라서 그런 것 같아서 주변 지인들에게 소개해주시면 좋겠고 혹시 영화가 개봉된다면 다시 한 번 만나봤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08.07

     

    진행 | 권은예
    기록 | 최상규 루키

  • [4호] 유비호 작가 인터뷰
    NeMAF 조회수:3563 추천수:10
    2016-08-07


     유비호 작가는 2000년부터 개인전 그룹전 프로젝트전 등을 통해 뉴미디어 아티스트로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작가의 작업은 주로 개인과 그 주변 환경(사회, 정치, 자연환경)의 관계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작품 [이너뷰 Inner View] (2015)는 국내 대참사의 당사자 및 가족 8명의 인터뷰로 제작되었다.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시대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물었다.

     

     
    [이너뷰]를 작업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작품을 제작하게 된 계기로는 저의 내적인 것도 있고 외적인 분위기도 있었어요. 그 두 가지가 같이 묘하게 맞아 떨어진 시기는 작년, 2015년 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적으로는 우울증이 심했어요. 우울증이 개인적인 것도 있겠지만, 작가로서의 것도 있거든요. 작가로서의 우울증이라는 게 개인적인 우울증의 차원을 넘어서는데, 작가로서의 우울증이라면 미술적 활동에 대한 회의감도 있을 수 있겠고.. 시대적인 상황에 대한 고민일 수 도 있겠고. 그런 여러 가지 것들이 반영된 거죠. 그리고 외적인 상황이라고 한다면 아직 사회적으로 뭔가 치유되지 못한, 여러 가지 마음속에 묻어둔 아픔들이 있잖아요? 큰 사건들도 많았었고? 이런 시대적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반영된 된 외부적인 어떤 여건상황..  이런 것들이 제 개인적인 것과 맞물리면서 작년에 제작했던 작업이에요. 그러다 이번 네마프에 다시 발표가 된 거죠. 원래는 공간에 풀어 놓은 래퍼런스가 많았어요. 그것들이 서로 많이 상호작용을 하죠. 그런데 그 중에 하나만 딱 잘라서 왔기 때문에 모든 것들을 다 전달하기엔 개인적으로 좀 많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작업 내용이 국내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가족이나 당사자 분들에 대한 인터뷰라 오히려 저의 목소리보다 이 분들이 이 사회에 하고 싶은 말들을 들려주고 보여주는 하나의 자리가 마련이 돼서 저는 이것도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을 해요.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재난에 마주해야 하는 자세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작가도 삶을 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언론과는 다른 거리감을 가지고 있어요.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해야 한다’라는 능동적인 차원은 아니에요. 물론 그런 것들을 사회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당연한 거지만요. 작가로서 발언을 해야 될 점들은 사건상황에서 거리를 두고 거기서 좀 더 면밀히 관찰하면서 이 사회가 놓치고 가는 부분들이 과연 무엇인가 라는 것에 고민하고 다른 관점을 얘기를 해줘야 한다고 봐요.
      재난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항상 똑같이 볼 수가 없잖아요. 중요한 건 이런 상황들을 맞이했을 때 문제를 해결해가는 사회 커뮤니티의 성숙도라고 봐요. 성숙도라고 한다면 우선, 인본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서로의 차이는 있지만 다름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서로 아픔을 보듬어 안아 가는 방식에 대해 고민을 하려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사회 자체가 소속된 집단의 이익이나 요구에 조금만 어긋나면 배척하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을 주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저는 재난을 맞이했을 때의 방식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인본정신이고 ‘문제를 다 같이 풀어보자’ 하는 열린 마음과 생명존중을 바탕에 두고 풀어나가자 하는 대화, 그리고 그걸 실천시키는 행동력. 이게 중요하다고 봐요. 어쩌면 지금 상황에서는 이상적인 방식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현실에서 그게 이뤄지지 않으니까 이상적인 말이겠죠. 그치만 먼 얘기는 아닐 것 같아요. 그냥 기본적인 상식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풀 수 있는 부분이잖아요. 그렇지 못한 사회의 한계이지 않나 싶어요. 우선은 인본적인 생각 그 다음에 서로 대화로 풀고 그걸 실행하는 실행력 그런 요소들이 중요한 것 같아요.

     


    덧붙여 그들을 애도하는 방안에 대해 말씀 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제가 인터뷰를 해보니까 한 가지 중요하다 생각한 게 있어요. 오랫동안 서로 싸워왔던 동료들이 어느 누군가의 힘에 의해, 전향을 유도하는 요소들이 있죠. 예를 들면 ‘돈을 얼마 줄 테니까...’ 같은. 그런 유혹으로 함께 하다가 떨어져 나갈 때 느낀 외로움이 힘든 것 같아요. 내부적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외부의 어떤 조작과 같은 것들이죠. 그런 것들이 싸우는 데에 있어서 힘들고 외롭게 하더라구요. 또, 평범한 사람이 운동가처럼 되는 현실이 문제가 있는 거죠. 사회가 해결해주지 못하니 평범한 주부가 분노에 차서 발언을 하는 건데 운동가처럼 활동을 하고 있어요. 지금의 사회 자체가 불행한 거 에요. 주부는 주부로서 다시 되돌아가고 사회가 그걸 해결해주어야 하는데. 그래서 그 분들이 상처가 깊어요. 불신감이 굉장히 심하고 분노도 많고요. 자신의 딸이 죽고 자기 피붙이가 죽었는데 그걸 사회가 해결하지 못하니까 원한이 굉장히 많더라구요. 그걸 당장 사회가 해결해주면 좋지만 그러지 못하니 주변사람들이 잘 귀 기울여주고 마음을 헤아려주어서 이 분들의 정상적인 삶을, 분노를 해결할 수 있게 길을 찾아야하고. 면밀한 관찰과 관심을 가지지고 힘들어도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네마프 올해의 슬로건이 가상의 정치입니다. ‘가상의 정치’와 [이너뷰]의 연결 고리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그건 이제 기획자 선생님의 의도인 것 같은데(웃음) 아마 프로그램 기획자 분이 제 작업과 슬로건에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고.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가상의 정치니까 보이지 않는 정치죠. 보이지 않다‘는 명명백백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고 뭔가 숨겨지고 가려져있는 거죠. 재난이 발생하면 거의 다 인재거든요, 사회의 어떤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아 일어난 사고니까요. 그걸 해결하지 못한 사회에 가지고 있는 분노? 그걸 은폐하거나 전향을 시키려고 유도하거나 이런 것들이 어쩌면 보이지 않는 어떤 힘들이지 않을까. 이런 속성들이 어쩌면 ’가상의 정치성‘과 연관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좀 드네요. 그래서 연락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을 통해 네마프 관객들이 어떤 것을 느꼈으면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 내용이 굉장히 슬퍼요. 마음이 굉장히 아프거든요. 그냥 그 자체로 듣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끼는 바가 있을 거예요. 아주 큰 비극이잖아요. 당사자들의 삶이기도하고. 그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이나 감정을 듣고 추적하다 보면 사람인지라 자연스럽게 동화되고 인간적인 연민이나 이 사회가 포용하지 못하는 어떤 한계라던가 자연스럽게 느낄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요즘 사람들도 언론이라든지 매체를 통해서 알테구요. 그래서 그걸 꼭 ‘공감해야 된다’라고 강요적으로 하면 오히려 더 역효과가 날거라 생각해요. 그냥 한 인간으로서 당사자들이 하고 싶은 말들에 경청해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봐요. 이념적인 거나 능동적인 어떤 으쌰으쌰하는 힘을 가지고 큰 여론의 관점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말하는 당사자 개개인의 비극적인 삶의 아픈 이야기를 듣는.. 듣는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걸 듣고 으쌰으쌰 해야 된다고 생각은 안 해요. 그렇게 할 수도 없고.

     


    앞으로의 작업 계획이 있으시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주 커서 어떡하지? 엄청 큰 얘긴데.. 쉽게 설명하면 실존적 소설과 리얼리티와 그 다음에 약간의 마술적 사실주의와 남미문학이 가지고 있는? 그런 요소들을 가지고 좀 영화적 언어, 영상적 언어로 작업을 좀 더 할 것 같아요. 아주 서사적으로. 큼직하게.

     


     대형 참사들의 인터뷰를 작품으로 만든 유비호 작가는 인터뷰 내내 으스댐 없이 차분히 생각을 전했다. 작가는 사회적 재난의 고통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아픔이라 말했다.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작가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길 제안하고 있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라는 말이 있듯이 작가는 듣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함께 멀리 나아가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번 네마프기간 동안 유비호 작가님의 매세지가 보다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희망한다.

     

     

    2016.07.26

     

    취재 │ 정솔지 최상규 루키
    기사작성 │ 정솔지 루키
    사진 │ 강보람 루키